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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단] 마음속의 분노와 마주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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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윤 논설위원

분노(忿怒)는 자신의 욕구가 저지당하거나 어떤 일을 강요당했을 때 이에 저항하기 위해 생기는 부정적인 정서 상태라고 정의한다. 강압적인 군사정권 시대에는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분노를 사용했다면, 요즘은 자신의 욕구와 타인의 욕구가 충돌하여 쉽게 분노가 표출된다. 자신의 부정적인 정서 상태를 남에게 너무 쉽게 그리고 자주 내보이는 증세를 ‘분노조절장애’라고 하는데, 이것에도 역치가 있어 인간관계가 복잡해진 현대사회나 최근 경제적인 침체로 겪는 스트레스, 또한 가정에서 빚어지는 여러 갈등이 사소한 일이고,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에 사람을 분노하게 만든다.

 

근래 들어 뉴스를 보다보면 사소한 일에 일생을 망치고 범죄자가 되어버린 분노조절장애자를 자주 보게 된다. 도로에서 자기 차 앞에 끼어들었다고 위협운전을 하는 사람이나 삼단봉으로 상대방 차의 앞 유리를 깨는 사람, 주차장에서 시비 끝에 서로 주먹질이 오가고 쌍방폭행으로 경찰서 신세지는 일은 이제 뉴스가 아닌 우리 주변에 흔한 일이 되어버렸다. 심지어 흉기를 들고 나와 폭행하는 일도 종종 있다고 한다.

 

필자가 사는 아파트는 지하주차장이 없어 일렬주차가 허용되는 곳이다. 딱히 주차에 대한 규정은 없지만 주민들끼리 암묵적으로 앞쪽에 주차하는 경우는 다음 날 오전 10시까지 차를 쓸 일이 없다는 뜻이고, 주차된 차의 뒤에 다시 겹쳐 주차하는 경우는 오전 10시 이전에 차를 다른 구역에 주차해야 한다. 그래도 주차장이 협소하여 사소한 주차시비는 늘 있어왔다. 어느 날 급한 일이 있어 차를 타고 나가야 하는데 필자의 차 뒤로 겹쳐 주차한 차가 있었다. 경비원에게 연락하여 차를 빼달라고 부탁하였다. 급한 일이 있어 신속히 조치를 취해달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런데 10분이 지나고 20분이 다 되어도 감감무소식이었다. 차를 빼달라고 요청하는 경비원의 목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30분이 다되어 새집 지은 머리에 운동복 차림의 청년이 차 키를 들고 머리를 긁적이며 귀찮은 듯 천천히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화가 난 상태를 넘어 분노가 치밀었지만, 일단 일이 급하여 빠르게 운전하여 주차장을 벗어났다. 그리고 잊고 있었는데 며칠 뒤에 차창 앞에 쪽지가 놓여있었다. 새벽에 귀가하여 잠을 자느라고 인터폰 소리를 듣지 못해 늦게 나오게 되었다고, 급한 일은 잘 처리가 되었는지 경황이 없어 죄송하다는 말도 못 드렸다는 편지였다. 그 순간 나는 내 마음속의 분노를 마주보게 되었다.

 

그것이 얼마나 보잘 것 없고 초라하며 작고 형편없는 것인지, 그리고 얼마나 무섭고 겁이 많은지 반면에 얼마나 빠르게 열병처럼 온몸을 휘감아 돌리는지도 알게 되었다. 분노는 내 짧은 지식처럼 단세포적이고 즉흥적이며 앞뒤가 없는 것이었다. 왜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지 못했을까? 왜 난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어른스럽게 행동하지 못했을까 하는 부끄러움이 앞섰다.

 

이제 다시 생각하고 내 마음속의 분노와 당당히 마주보자. 내 앞으로 차가 끼어들면 말 못할 무언가 급한 일이 있는 것이 있어서 일 것이고, 주차장에 요상하게 자동차를 주차한 것은 그럴만한 사정이 있는 것이다. 내 앞에서 분노를 드러내는 환자는 무언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불편함이 있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나를 향해 분노를 드러낸다면 나는 더욱 냉철하고 이성적으로 그 상황을 뒤집어 생각하고 내 마음속의 분노를 잘 타일러야 한다. 그래야 나도 상대방을 타이를 수 있게 된다. 반대로 서로 분노를 드러내면 양쪽 모두 절대 행복해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일이 해결되지도 않는다. 모두가 패자가 되는 길이다. 한 걸음만 뒤로 물러나고 양보하면 서로가 달리보이고 타협이 가능하다. 미생인 서로의 처지가 상생으로 전환될 수 있다. 

 

바야흐로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찾아오고 있고 환절기다. 낮에는 가시거리가 좋지 않아 멀리 내다보기 힘들지만, 황사가 걷힌 밤하늘에는 언제나처럼 유난히 많은 별들이 빛을 내며 반짝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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