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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전우치의 부적과 스마트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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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235)

지난 연휴 기간 동안 10년 된 모임을 따라 중국 장가계를 다녀왔다. 수억만 년 전에 바다가 융기하여 산이 되고 그 산이 바람과 물에 깎여서 거대한 골짜기를 만들었다 한다. 미국의 유명한 영화 아바타를 촬영한 장소에 가보니 천애 절벽 끝에 소나무가 자라고 풀이 자란다. 캐나다의 로키산맥과는 사뭇 다르다. 북반구 위쪽에 위치한 로키 산에는 생명력이 없었다. 그저 엄청나게 큰 돌이라는 생각이었다면 장가계는 로키보다는 작지만 곳곳에 생명이 있다. 그래서인가 어떤 신령스러움마저 느꼈다. 마치 손오공이 근두운을 부르고 전우치가 도술을 부리는 그런 장소가 생각났었다.


구름을 헤치며 돌아오는 비행기 속에서 6일 간의 여행을 돌아보았다. 좋았던 것은 경치며 음식이며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그 중에 가장 좋은 것은 뉴스와 인터넷이 끊긴 생활을 하였다는 것이었다. 뉴스와 인터넷을 끊으니 부정적인 생각이 사라졌다. 사회에 대한 불만도 사라지면서 마음의 평화가 오고 자연의 위대함에 공감할 수 있었다. 우리들은 가까운 앞집에 누가 사는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는 모르지만 경남도지사가 무엇을 하고 사는가를 알고, 총리가 언제 검찰에 출두하는지를 안다. 연로하신 어머니께서 감기로 언제 병원에 갔는지는 모르면서 대통령이 감기몸살인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런 슬픈 사회 속에서 살고 있다. 뉴스를 보고 있으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추악한 범죄의 소굴이고 모든 사람이 사기꾼이고 악한이다. 드라마를 보아도 항상 악인이 득세한다. 필자가 뉴스를 못 듣는 동안 한국에서는 불효자 폐륜사건이 한번 지나간 모양이었다. 필자가 뉴스를 못들은 덕분에 또 한 번의 마음의 상처를 피할 수 있었다.


병원에 출근하고 만보기를 보니 500보 정도였다. 집과 병원이 20리나 떨어져 있는데 1,000보도 걷지 않고 도착하였다. 문득 축지법이란 생각이 든다. 현대인이 자동차라는 문명의 이기를 사용하여서 걷지 않고 온 것이지만 옛날 사람이 본다면 이는 축지법이다. 전우치는 부적을 들면 도술을 행할 수 있었다. 멀리 있는 것을 보고 알 수 있었다. 손오공은 주문을 외면 근두운이 오고 구름을 타고 하늘을 날 수 있었다. 요즘 사람들은 스마트폰 하나면 지구 반대편하고도 통화가 되고 세상의 모든 일을 알 수 있다. 비행기 티켓 한 장이면 구름 위를 날 수도 있다. 지금 우리는 모두가 전우치나 손오공처럼 도술을 사용하는 사람들이다. 하늘 위를 날 수도 있고 지구 반대편과 대화할 수도 있고 실시간으로 경포대 앞바다의 파도치는 것과 집안에 두고 온 강아지의 모습을 볼 수도 있다.


그럼 초능력을 쓰는 전우치와 손오공이 행복하였을까. 불교의 목련존자가 천안통이 트이고 지옥을 보니 어머니가 지옥에서 고통받는 것을 보고 괴로워하다가 결국엔 지옥으로 어머니를 구출하러 간다고 하였다. 초능력이 증가하면 그만큼 고통도 증가한다. 전우치의 부적을 대신한 현대문명의 이기는 시간을 단축시키는 초능력을 증가시킨 것뿐이다. 시간이 단축되면 일이 적어지는 것이 아니라 일이 더욱 늘어난다. 따라서 문명화는 스트레스를 더욱 가중시키게 된다. 물론 경제적으로는 조금 더 풍요해질 수는 있겠으나 행복과는 거리가 멀다. 인간은 자동차가 없어서 불행한 것이 아니라 앞집 자동차가 나보다 좋아서 불행하기 때문이다. 중국무협지를 보면 전음술이라는 도술이 있다. 말을 하지 않고 의사를 전달하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모든 사람들이 카카오톡이라는 전음술의 도술을 쓴다. 스마트폰이라는 부적을 통하여 세상사에 모르는 것이 없고 모든 것이 가능해 지다보니 가장 가까워야할 가족이나 이웃 간의 소통이 불필요해졌다. 그런데 그럴수록 사람은 더욱 허전해진다.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이 생각은 만족해줄 수 있으나 동물적인 따스함과 포근함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이 비가 올 예보도 해주고 비오는 모습도 보여주지만 정작 우산처럼 비를 가려주지 못하고 아랫목의 따스함을 주지 못한다. 진정한 행복과 평화는 문명발달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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