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28 (월)

  • 맑음동두천 20.7℃
  • 구름조금강릉 17.2℃
  • 맑음서울 20.0℃
  • 맑음대전 21.5℃
  • 맑음대구 23.8℃
  • 맑음울산 23.8℃
  • 맑음광주 20.7℃
  • 맑음부산 21.2℃
  • 맑음고창 17.4℃
  • 맑음제주 18.1℃
  • 맑음강화 18.3℃
  • 맑음보은 20.3℃
  • 맑음금산 20.6℃
  • 맑음강진군 20.9℃
  • 맑음경주시 24.3℃
  • 맑음거제 19.3℃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논 단] 의료진과 환자가 모두 행복한 병원 만들기

URL복사

유창선 논설위원

의료현장에서 질병의 치료보다 환자와의 관계가 더 힘들다는 것을 느끼는 의사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적어도 필자는 그러하다. 갈수록 환자들의 의료지식 수준이 높아지고 병원의 문턱이 낮아지는 시점에서 의료기관 내에서 의료진과 환자들 사이의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가 빈번해졌다. 이에 의료현장에서는 환자의 만족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모든 환자와 의료인 사이의 불편한 관계가 발생하지 않을 수는 없다. 또한 이런 불편한 의료분쟁이 모두가 원활하게 해소되는 것 또한 아니다. 의료진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환자의 행동이 변하지 않고, 또한 환자를 불편하게 하는 의료진의 행동이 바뀌지 않으면 여전히 서로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며 갈등에 빠질 수도 있다.


환자와 의료진 중에 어느 한쪽만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갈등 해결은 진정한 갈등 해결이 아니다. 예전처럼 권위주의적 사고로 갈등을 해결하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즉, 환자와 의사, 모두가 행복한 병원을 만들기 위해서는 양자가 만족하는 갈등 해결이어야 하는 것이다. 미국의 임상심리학자 토머스 고든박사의 저서 ‘환자를 파트너로 만드는 법’의 일부분인 양자가 만족하는 갈등해결 방법을 소개해 보려한다.


첫째, 문제를 명확히 한다. 먼저 환자와 의료진은 어떤 사안이 불편한지, 또는 어떤 욕구가 충족되지 않았는지 문제가 되는 부분을 명확하게 한다. 이때 상대방의 행동을 비난하거나 비판하는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명확하게 문제가 제시되면 양자가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마음가짐이 돼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가능한 해결책을 낸다. 제시된 문제에 대한 환자와 의료진 모두 해결책을 제시하되 환자에게 먼저 해결책을 제시하도록 권장한다. 환자는 자신의 의견이나 아이디어가 존중되면 협력적인 태도를 보이기 때문에 반발이 줄어든다.


셋째, 해결책을 평가한다. 제시된 해결책 중에서 양자가 실행 가능성을 평가한다. 서로의 욕구를 충족시키는지 그렇지 않다면 어떤 이유인지 등을 충분히 이야기한다.


넷째, 최선의 해결책을 결정한다. 이전 단계에서 평가하고 검토한 해결책 중에서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선택한다. 환자와 의사,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해결책을 결정하면 그 해결책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있는지, 해결책이 서로의 욕구를 만족시키는지를 재차 확인하고 실행을 약속한다.


다섯째, 실행에 옮긴다. 해결책이 정해지면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내용을 결정하는데 누가, 무엇을, 언제 시행할지 결정한다. 이렇게 구체화하지 않으면 해결책이 시간경과에 따라 효과가 없어지거나, 실행하다 도중에 끝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여섯째, 결과를 평가한다. 해결책을 실행한 결과에 대해 환자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듣고, 의료인의 생각을 말하면서 각자의 욕구가 만족했는지 점검한다.


이렇게 여섯 단계를 거치면서 문제 해결방법을 고민하면 환자 또는 의료진 어느 한쪽만 편한 해결방법을 상대방에게 통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상호 문제해결에 대한 적극적 동참을 얻을 수 있으며, 협력에도 긍정적인 모습을 유도할 수 있다.


의료분쟁에서 자칫 잘못하여 감정적 대응으로 일관하게 된다면 의료인의 안정적인 진료환경의 조성에 큰 장애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의료인에게는 무엇보다도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춰야한다. 이런 능력은 환자로부터 신뢰감을 갖게 할 뿐만 아니라 긴밀한 관계유지를 가능하게 해 치료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편한 상황을 예방할 수도 있다.


의료현장은 기본적으로 아픈 사람이 병을 치료하러 가는 곳이다. 환자들에게 그 곳은 고마우면서도 동시에 병과 치료에 대한 두려움을 떠오르게 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 마음을 가진 환자들에게 건강을 찾는 과정을 행복하게 혹은 고통스럽게 느끼게 하는 최전방의 사람들이 바로 우리 의료진들이다. 그렇게 때문에 환자와의 원활한 인간관계는 의료진과 환자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화가 나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서로를 이해하고자 하는 꾸준한 노력이 이루어진다면 환자와 의사, 모두가 행복한 병원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같은 시간에 다른 시대를 살고 있다
외국에서 근무하는 딸이 오랜만에 집에 와 모처럼 대화가 이어졌다. 딸과는 따로 지낸지 오래다 보니 늘 공통의 화제가 적었고 생각의 차이도 컸다. 모처럼 가족이 모두 모인 식탁에서 최근 유행한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좋은 대화 소재가 되었다. 드라마의 인상적인 장면이 가족 모두 달랐다. 덕분에 각자의 생각이 다름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딸은 서울서 상처받고 제주 집에 돌아온 금명을 가족이 돌봐주는 장면을 말하였고, 필자는 관식이가 병원에서 마취에서 깨어나며 자신이 돌을 쌓으러 가지 않았어야 한다고 혼잣말을 하는 장면이 가장 생각난다고 했다. 딸은 외국생활을 하다가 집에 돌아왔을 때 자신의 모습을 금명을 통해서 본 듯했다. 필자는 아버지 관식이의 삶에 대한 생각을 말했다. 관식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에 막내아들 동명을 잃는 최악의 불행을 맞았다. 게다가 자신이 바다에 돌을 쌓으러 나가지 않았으면 죽지 않을 수도 있었다. 가장 행복한 순간에 가족에게 가장 큰 불행을 경험하게 되면, 삶에서 행복지수가 올라가는 순간이 오면 불안지수도 같이 올라가게 된다. 행복할수록 더 불안해지는 아이러니한 마음상태가 된다. 관식이 마음의 반은 평생 자신의 잘못으로 막

재테크

더보기

트럼프 관세전쟁과 자산시장 전망 | 미국채 금리와 달러 인덱스 중심 분석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 선포는 글로벌 경제에 큰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약 100년 만에 이뤄진 대규모 관세 정책으로, 자산시장은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며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특히 미국 증시는 기록적인 변동 폭을 나타내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오늘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이 글로벌 자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미국채(TLT) 금리와 달러 인덱스(DXY)를 중심으로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주기적 자산 배분 전략의 관점에서 향후 대응 전략을 제시해보겠다. 트럼프 행정부는 취임 직후부터 무역 불균형 해소를 목적으로 중국을 포함한 주요 교역국을 대상으로 강력한 관세 부과 조치를 단행했다. 이번 관세 조치는 단순히 무역적자 해소를 넘어 미국과 중국 간 패권 경쟁의 일환으로 해석되고 있으며, 이는 관세전쟁의 장기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시장은 이러한 불확실성 증가를 반영해 4월 2일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고, 시장참여자들은 지금이 긴 하락장의 초입인지, 이벤트로 인한 단기적 주가 조정에 그치는지 알 수 없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채 금리의 급격한 변화와 달러 인덱스의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