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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당연심리와 당연한 것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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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250)

레바논과의 러시아월드컵 축구예선전을 보았다. 3:0이라는 큰 차이로 승리하였다. 하지만 그 이전에 승리하였던 라오스와의 경기에서 8:0으로 승리하였던 까닭에 대승하였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예전과 비교하는 비교심리 때문이다. 그런데 라오스에게 대승을 했던 당일과 다음날 신문, 인터넷, SNS에도 8:0이라는 대승의 업적에 대한 글이 보이지 않았다. 검색어 순위에도 없었고 일부러 검색하여 찾아야만 발견할 수 있었다. 이것은 비교심리가 아니라 당연심리에서 비롯되었다. 모두가 라오스에게는 당연히 이길 것이라는 심리가 작용하였고 따라서 승리가 이벤트화 되지 않은 원인이었다. 하지만 반대로 라오스에게 패배했다면 엄청난 기사거리가 되었을 것이다. 이벤트로서 충분한 조건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이 같이 당연심리는 우리 주변에서도 흔하게 발견되는 심리적 현상이다. 예를 들어 항상 100점을 맡는 공부 잘하는 아이가 하나를 틀려서 97점 받으면 그냥 당연한 일로 생각하고 지나친다. 부모님에게 받는 사랑이나 가족 간에 받아온 사랑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다보니 고마움을 표시하지 않게 된다. 그러나 우리들의 삶을 돌아보면 평범하고 당연한 일 뒤에는 항상 누군가의 수고가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우리는 평소에 그 가치를 잊고 지내다가 어떤 계기로 특수한 상황이 되면 그때서야 후회를 하거나 소중하였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게 된다. 그런 면에서 식사하기 전에 감사기도를 하시는 분들을 보면 필자 또한 감사한 마음이 든다. 식사 한끼에 대한 감사기도는 결국 가장 당연한 것에 대한 가치 부여이며, 인식의 차원이 보이지 않는 수고스러움까지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리적으로 행동을 한다거나 말을 하는 것은 무의식적으로 자기암시적인 효과가 있다. 신앙적인 기적현상을 제외하더라도 종교인들의 기도가 자기 암시에 의한 자기 통제에 강한 효과를 보이는 것은 일반화된 사실이다. 하지만 필자는 이런 과학적이거나 심리학적인 분석보다는 누군가에게 감사한 마음을 지니고 전달하고 보여줄 수 있다는 것에 고마움을 느낀다.  가끔 “식사 기도하는데 가식인 경우가 있지 않습니까?”라고 누군가가 질문을 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처음에는 가식일 수 있지만 반복된 행동은 생각과 인식을 바꾸기 때문에 결국 최종적으로 진실된 마음으로 변하게 된다. 한 예로서 서양 사람들은 “I love you”라는 표현을 자주한다.


반면에 우리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인색한 편이다. 물론 요즘 젊은 세대들은 “사랑해”라는 표현을 잘 사용하지만 아직도 필자세대에서는 쉽지 않은 표현이다. 그러나 “사랑해”라고 말로 표현하는 데에는 3가지 효과가 있다. 첫째는 내가 사랑한다는 자기암시가 되는 효과가 있어서 그런 행동을 하게 된다. 두 번째는 말을 들은 사람이 사랑받는 감정을 느끼며 상대에 대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인식하는 것이다. 셋째는 당연하다고 생각한 것에 대한 새로운 가치 인식과 확인 효과이다. 따라서 이런 표현을 하는 행동은 의식을 바꾸게 된다. 부모는 당연히 사랑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말하거나 행동하지만 자식은 그와 다르게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는 미워한다는 생각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러면서 대화중단이라는 사태마저 발생한다. 그런 경우에 특정한 목적을 지니지 않고 사랑한다는 표현을 수시로 사용하면 아이에게서 심리나 정서적으로 변화가 오고 그것은 최종적으로 행동에 변화를 유도하게 된다.


우리는 당연한 것을 무심코 받아들이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그러다보니 그 당연함의 소중한 가치를 종종 망각한다. 하지만 당연한 것에 대한 가치의 재발견과 그에 따른 감사하는 마음이 생긴다면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질 것이다. 항상 당연하게 느꼈던 것들에 대한 새로운 발견과 감사는 삶을 새롭게 바꾸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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