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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92%의 슬픈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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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256)

이제 졸업한 새내기 치과의사의 92%가 미래가 암울하다고 답변했다는 기사가 보인다. 지난해 우리나라 4년제 대학 졸업자의 취업률은 겨우 50% 정도였다.


요즘 청년들 사이에는 금수저(흙수저) 빙고게임이 있다. 게임은 빙고용지에 25개의 내용이 적혀있다. 그리고 그것 중에서 자신에게 맞는 것이 연결되면 빙고이다. 내용은 대략 ‘집에 욕조가 없다’, ‘세뱃돈이 10만원이 못 넘음’, ‘TV가 30인치 이하’, ‘부모님이 정기 건강검진 안받음’, ‘1년에 신발 한 두개로 번갈아 신음’, ‘집에 비데 없음’, ‘집에 숫자로 기록 가능한 재산이 없음’, ‘집에 차가 없거나 7년이 지났다’, ‘가계부채가 있다’, ‘월세나 1억 이하 전세에 산다’, ‘부모님이 취미생활이 없다’, ‘고기 요리할 때 물을 넣는 요리가 많다’ 등등의 25개 내용이다. 이 중에서 하나도 해당이 안 되면 금수저이고, 한 개이면 은수저, 두 개면 동수저, 3개 이상이면 흙수저, 전부면 똥수저라고 한다.


필자는 처음 빙고 내용을 보면서 소름이 돋았다. 그 25개 내용의 깊이가 너무 많은 것을 내포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돈만을 측정하는 것이 아니고 생활 문화와 품위까지 들어 있기 때문이다. ‘식탁유리 아래 식탁보가 비닐이다’와 ‘옷장에 유행이 지난 옷들이 꾸역꾸역 많다, 특히 두꺼운 옷’, ‘냉장실에 비닐봉지에든 무엇인가가 많다’는 은연중에 문화생활을 빗대고 있다. 그중에 부모에 대한 것이 6개가 있는데 눈에 띄는 것이 ‘부모님이 자식교육에 집착함’이 보인다. 진정한 금수저는 자식에 집착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그 내용 하나하나에 해학과 웃음이 들어있지만 읽고 있다 보면 아픔과 극복하기 어려운 상실감이 밀려온다. 부모의 이혼, 음식남기지 말라는 잔소리, 에어컨을 잘 안 튼다 등은 자신들의 문제가 아닌 극복하기 어려운 부모의 문제이다. 또 ‘집에 장판이 뜨거나 뜯긴 곳이 있음’, ‘집에 곰팡이 핀 곳이 있음’ 등은 현실 생활에 힘들어서 위생과 생활문화적인 부분이 무시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 빙고 게임으로 상실감을 느낀 아이들이 요즘 헬조선이라는 말을 만들고 헬조선 지도도 만들었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쉽게 찾을 수 있다. 헬조선을 검색하여 읽으려면 주의와 경고의 문구가 뜬다. 빙고게임에서 금수저나 취포(취업 완전포기)가 아니면 더 절망에 빠지니 읽지 말라는 경고이다. 내용에는 젊은 세대가 보는 우리나라의 모든 모습이 들어있다. 신분제도 들어있다. 금은동흙똥수저+맨손 등으로 여섯 신분제도도 있다. 내용을 읽다보면 가슴이 먹먹해져온다. 그런데 가장 가슴 아픈 부분은 “전생에 죄를 많이 지으면 지옥에 가지만 너무 큰 죄를 지으면 헬조선에 환생한다”라는 정의였다. 요즘 젊은 세대가 아픔을 넘어 현실 부정으로 가고 있다. 또 헬조선=지옥불바다=개한민국=망한민국이라는 용어를 같이 사용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요즘 젊은 세대의 우리 사회에 대한 인식을 한 번에 알 수 있게 하는 부분이다.


베이비부머인 50~60대가 20대에는 독재가 없는 민주주의를 후손에게 물려주려는 목표로 열심이었다. 독재가 사라지고 민주주의가 오면 행복할 줄 알았다. 그런데 후손인 지금의 20대는 이 나라를 떠나고 싶어 한다. 미래의 행복을 꿈꾸며 세차게 살아온 베이비부머가 20대에 꿈꾸었던 후손들에게 물려주고 싶었던 미래는 이런 모습이 아니었다. 그런데 흙수저 빙고게임을 하는 젊은 세대에게 필자도 해줄 말이 없다는 현실의 벽이 너무 마음을 아프게 한다. 과거 베이비붐시대에는 모두가 똥수저이거나 맨손이었다. 그리고 그 시대에는 자신의 노력으로 얼마든지 변할 수 있을 만큼 사회의 벽이 높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의 현실은 넘을 수 없는 벽이 너무도 많다. 그런 절벽에 지금 우리의 아이들이 놓여있다.


새내기 치과의사들은 지옥에서 빠져나온 0.001%의 생존자들이다. 그런데 그들 앞에 놓은 현실은 또 다시 헬치과계의 새로운 시작으로 보일 수 있다. 그것이 92%의 의미이다. 이제 우리의 아이들의 미래를 위하여 집단이기심과 혼자만 살겠다는 생각을 놓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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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에이션 지표로 본 S&P500, 역사적 고평가 구간에 들어서다

최근 미국 증시는 역사상 유례없는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보이고 있다. AI 관련 빅테크 기업들이 주요 지수의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으며, 각종 지표들이 과거 어느 시기보다 과열된 수준에 도달했는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특히 금리 인하 사이클이 막바지에 이르고 연준의 통화정책이 완화 국면에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이러한 고평가 국면이 지속된다면 자산배분 투자자의 리밸런싱 전략 수립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할 것이다. S&P500의 밸류에이션을 판단할 때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네 가지 주요 지표는 PSR(주가매출비율), PBR(주가순자산비율), PER(주가수익비율), 그리고 연간 배당수익률이다. 각 지표는 시장의 기대 수준, 기업의 실적, 그리고 주식의 내재가치를 서로 다른 시각에서 보여준다. 이 네 가지 지표를 종합해보면, 현재 미국 증시는 2000년 IT 버블이나 2021년 팬데믹 당시의 고점보다도 더 과열된 상태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먼저 PSR은 기업의 시가총액을 매출액으로 나눈 값으로, 주식이 실제 매출 규모에 비해 얼마나 비싸게 거래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최근 PSR은 역사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IT 버블 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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