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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성숙한 사회로의 심리적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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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257)

얼마 전 한 레스토랑에서 합당하지 않고 부당한 요구를 하는 손님은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내건 것이 사회적인 이슈가 되고 공감대를 형성하였다. 사실 이런 행동은 미국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의 창립멤버인 허브 켈러허 회장의 생각으로, 진상(black consumer)고객에게 일일이 전화하여 직원의 정당성과 직원 뒤에 회사가 있음을 이야기한 일화는 유명하다. 고객이 왕이라고 외치던 당시의 풍토에서 변호사 출신이었던 그는 고객이 항상 옳다고 볼 수 없다며 직원과 고객 모두에게 “자신이 대우를 받고 싶은 것처럼 상대방을 대우하라”고 주문하였다. 그 후 항공사는 가장 불만이 적은 항공사가 되었고 허브 회장은 세상을 바꾼 리더십의 반열에 올랐다. 그와 같은 생각을 지닌 레스토랑에서 고객을 최고로 대우하겠으나 상식에 벗어나는 경우에는 거부하겠다는 문구를 문 앞에 걸어놓았다. 이것은 단순히 사장의 생각이라기보다는 우리 사회도 이제 성숙한 사회로 진입하기 시작했다고 해석이 된다.


우리나라는 후진국에서 개도국을 지나 신흥국으로 너무 급격하게 바뀌면서 사회나 개인 모두가 심리와 정서적인 혼란을 겪었다. 그 중에 나타난 여러 가지 부작용의 하나가 갑질과 진상이었다. 특권의식과 선민사상에서 갑질이 나왔고, 졸부심리와 이차이득심리에서 진상이 나왔다. 결국 성숙하지 못한 사회의 단편적인 모습이었다. 그런데 한 레스토랑에서의 진상 고객 거부 선언은 이제 우리사회가 스스로 자정작용을 시작한 것을 의미한다. 돈이면 다 된다는 생각에 첫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을 의미한다. 돈에도 품위가 있는 돈과 격이 떨어지는 돈이 있음을 알게 된 것을 의미한다. 달리 이야기하면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쓴다’는 속담이 ‘개처럼 벌면 개처럼 쓴다’ 혹은 ‘개처럼 벌면 정승처럼 써도 개다’라는 인식으로 바뀔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 땅에 자본주의가 급격하게 들어오면서 물질만능주의와 배금사상이 먼저 들어왔다. 반면에 자본주의의 균형추 역할을 하는 배려와 존중, 노블레스 오블리주와 같은 성숙한 의식은 배제되어 있었다. 따라서 우리사회는 사회적인 균형을 잃고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그러던 것이 이제 스스로 자정작용이 시작된 것이다. 생각이 없는 눈먼 돈보다도 배려와 존중이 있는 격이 있는 돈의 가치를 평가하기 시작하였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수많은 진상들로부터 몸살을 앓으면서 사회적인 공감대를 형성하였다. 이제는 누군가 큰소리치는 사람이 있다면 예전과 달리 쌍방의 문제이거나 진상의 가능성을 생각하게 한다. 한때 차사고가 나면 무조건 우기고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보험회사와 자동차 블랙박스가 보편화되면서 접촉사고가 발생하여도 서로 각자의 보험회사에 연락만하고 큰소리치는 일이 사라졌다. 큰소리의 불필요성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목소리가 크면 이득을 보던 사회에서 목소리가 크면 손해를 보는 사회로 전환되는 시점에 놓인 것이다. 이제 우리 사회도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문 앞에 도달한 듯하다.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사회의 성숙도가 중요하다. 물론 아직도 넘어설 길은 산 넘어 산이다. 지하철이나 음식점에서 마구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방치하는 엄마들, 차선을 마구 무시하는 난폭운전 등등 아직도 성숙한 사회와는 거리가 먼듯하지만 그래도 여름을 꿈꾸게 하는 한 마리의 제비를 보았다.


우리 사회에서 큰 목소리의 시작은 억압에 대한 반항에서 비롯되었다. 그때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기에 용납되었고 또한 그것이 타인에게 카타르시스의 작용을 하였다. 그러나 지금의 큰소리는 조건적 우위를 선점한 자의 파렴치한 행동이기 때문에 타인에게 동조를 얻기보다는 주변을 불편하게 한다. 이제 우리사회는 어떤 이유를 떠나서 큰 목소리를 수용하지 않는 성숙사회로 가고 있다. 이것이 진정한 부당함에 대한 반발이고 사회정의가 살아나고 실천되는 증거이다. 배려와 존중의 성숙된 사회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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