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2 (목)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논 단]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URL복사

기태석 논설위원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60을 갓 넘긴 친구끼리는 우리세대를 ‘낀 세대’라 한다. 위로는 부모님을 부양하는 마지막 세대가 될 것이고, 아래로 자식에게는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처음세대가 될 것이라 한다. 개원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40여 군데 선배명단 들고 인사 다니느라 발품 팔던 것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있지만, 지금은 옆에 들어온 후배들 얼굴을 모른다는 이들이 많다.


우리가 개원하던 시절은 주위시선이 무서워 속 태우면서도 광고를 할 수 없었다. 그 중에서 전단지라도 돌렸던 친구들은 윤리위원회에 불려가기도 했고, 동문선배들에게 심한 꾸중을 듣고, 사과문까지 내며, 한동안 동료들의 따가운 눈총까지 받았던 시절이었다.


세월이 흘러 6년 전쯤으로 기억되는데, 윤리위원회 위원으로 참가한 적이 있었다. 학교 로고가 새겨진 대형 현수막을 걸었다고 민원이 제기되어 불려온 갓 개원한 회원은 “동료들하고 같이 가야하는 것 아니냐?”는 선배 위원들의 지적에 잘생긴 외모만큼 능숙한 언변으로, “그것은 선배님들의 생각이지, 제 생각과는 다르니 처벌을 준다면 받겠습니다.


병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동료들의 시선 따위는 무시하겠습니다”라며 오히려 우리를 설득하려 할 때, 치과계에서도 어김없는 “낀 세대구나” 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최근 지방 소도시에서 개업하고 있는 선배의 얘기를 들어보니 정말 심각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방은 개원 환경이 좋다고 소문이 나면,  타 지역에서 치과의사들이 몰려오는데, 그들이 순식간에 지역 수가를 흔들어 놓는다고 한다. 임플란트를 70만 원대로 떨어뜨리면서, 브릿지 환자조차 없어지는 지경을 만들어 놓았다는 것이다. 보건 당국에 알려진다면 치협이 몇 년을 싸워가며 만들어 놓은 임플란트 보험 수가가 무너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 한 것이다. 모두를 공멸로 몰고 갈 이런 수가가 차이는 있겠지만 전국이 예외가 아니라고 한다.


60이란 나이는 “인생이 별거 아니더라, 왜 그리 급하게 살아 왔는지 후회 되더라, 쓰러져 있던 친구 일으켜주고 와도 됐는데, 어려운 이웃 조금 더 도와줄 걸”이란 말들을 가르쳐주는 나이라 한다. 장수의 최고 비결은 건강도, 돈도, 명예도 아닌 남아있는 친구(동료)의 수라는 말도 있다. 그런 친구들이 우리나이의 삶을 하루만이라도 먼저 살아 보고, 자신이 너무 조급하고 부질없는 짓을 하고 있는지를 빨리 깨달았으면 좋겠다.


지난주 모임이 있어 제주도에 다녀왔다. 돌아오는 길에 제주 시내에 있는 재래시장에 들러 기념선물로 게우 젓(전복 젓)을 사러 갔었다. 상점마다 부르는 가격이 제각각이라 어리둥절하던 차에, 적은 예산으로는 좌판에서 할머니가 담아주는 싼 젓갈이 적당하여 즐거운 마음으로 사왔다. 돌아와 생각해 보니, 환자 입장에서 보면 재래시장 좌판이랑 치과계가 다를 것이 없었다. 내려간 것은 임플란트 수가뿐 아니라 모든 치과의사의 자존심을 시장 좌판까지 끌어 내리고 그것도 부족해 동료를 어린 시절 골목을 돌아다니며 이를 빼주던 장돌뱅이 돌팔이로 내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동료와 함께하는 길에 대한 깊은 성찰을 해야만 한다.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영화 베테랑에서 마약비리 재벌2세에 맞선 말단형사 황정민이 한 대사다. 제주도에서 요즘 치과계 세태에 혀를 차면서 열변을 토하던 선배가 “그래도 치과의사의 마지막 자존심은 지켜야 하지 않겠나” 하면서 내뱉은 말이기도 하다.


쉽게 얘기해서 “배운 사람이 굶을지라도 쪽 팔리지는 말자”라는 선비정신을 강조한 것이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재테크

더보기

2025년 2분기 미국 장기 국채 TLT 자산배분 전략

필자는 연준의 기준금리 위치와 방향을 바탕으로 한 금리 사이클을 기준으로 주기적 자산배분 투자를 소개하고 있다. 특히 2021년 이후의 이번 금리 사이클에서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사이클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대응하는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 자산배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안전자산 중 하나가 미국 국채다. 자산배분 포트폴리오에서 미국 국채는 전통적으로 경기침체에 대비해 위험자산의 리스크를 헤지(hedge)하는 역할을 해왔다. 특히 미국 장기 국채 ETF 중 하나인 TLT(iShares 20+ Year Treasury Bond ETF)는 과거 금리 사이클에서 투자자들의 자산배분 헤지 전략에서 큰 역할을 했고, 개인투자자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ETF다. 이번 칼럼에서는 2025년 2분기 기준으로 미국 국채, 특히 TLT를 활용한 자산배분 전략을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금리 사이클과 자산배분 전략을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이다. 이 모형을 활용하면 기준금리의 상승과 하락 국면에서 어떤 자산군이 유리한지 판단할 수 있다. 2023년 7월 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마지막으로 인상한 이후, A → B → C 금리 인하 사이클이 진행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