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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이는 상관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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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280)

한 어머니가 초등학교 6학년 여자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상담하러 왔다. “어머니, 어떤 일로 병원에 내원하셨는지요?”라는 질문에 “아이가 나처럼 턱이 나오면서 턱관절이 아플까 염려되어서 왔습니다”라고 어머니가 답변하였다. 어머니 얼굴을 보니 약간 역삼각형에 갸름하면서 턱 끝이 발달하였지만 완전한 주걱턱 얼굴은 아니었다. 몇 가지 질문에서 어머니는 오랫동안 턱관절 질환을 앓아왔으며, 그 원인이 주걱턱형의 턱 끝 모양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따라서 자신의 얼굴을 닮아가는 딸을 보니 나중에 본인처럼 턱관절로 고생을 할 것이 염려되어 내원을 하였다는 요지였다.


이에 필자가 얼굴형과 턱관절과 무관함을 피력하고 턱관절이 불편하면 치료를 받으라고 설명하자 무척이나 실망하는 눈치였다. 설명 후에 “어머니가 걱정하는 것은 지금 현재로는 기우이시니 전혀 걱정을 마시고 다른 것은 없으십니까?”라는 질문에 어머니는 “그러면 됐습니다!”라고 잘라서 답변하였다. “따님의 상하악 치아가 조금씩 틀어져 있는데도 괜찮습니까?”라고 필자가 의아함에 재차 반문하자 “이는 전혀 상관없습니다!”라는 단호한 대답을 들었다. 교정을 업으로 삼고 사는 필자에게 환자의 어머니가 치아배열은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는 말은 약간은 충격적이었다. 그럼 도대체 왜 필자를 찾아왔단 말인가.


요즘 뉴스 매체에서 치아교정의 부작용이 마구 올라온다. 내용을 들여다보니 소비자 보호원에 접수된 것 중에 450건 정도가 치아교정이었고 그중에 70%가 6개월 이내에 중도 포기였다는 내용이었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결국 내용의 핵심은 중도포기에 있는 듯하였다. 이것은 정작 교정치료술식과 무관하게 환자의 원하는 바가 치료와 달라서 발생하였을 가능성이 높다. 환자나 엄마가 원하는 것은 위 사례와 같이 전혀 다른 것에 있을 가능이 있다. 반면 치과의사는 치아에 국한되어있거나 환자를 유치해야한다는 마음에 환자의 생각이나 요구사항을 간과하거나 무시하였을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199 교정(교정비용 총 199만원)’도 한몫 했을 것이다. SNS를 통한 모집으로 한순간에 모여든 환자를 적절하게 해결하지 못한 199병원들의 책임도 있을 것이다. 이런 다양한 원인들이 결국 환자의 교정치료 중도포기율을 증가시킨 것으로 생각된다.


요즘 교정상담을 해보면 환자의 주소가 치아배열에 국한되는 경우는 30% 정도이다. 70% 정도가 외모의 변화를 원한다. 그중에 제일 많은 것이 안면비대칭이다. 그 다음이 얼굴 모양이 조금 마음에 안 든다는 것이다. 교정 환자 중에서 가장 치료하기 어려운 환자가 조금만 개선해 달라는 환자이다. 조그만 부분을 발견한 환자는 요구나 기대치는 높기 때문에 환자를 만족시키기가 일반 환자보다 2~3배는 어렵다. 이때 필자는 “교정치료는 재발이 잘되기 때문에 그 정도 양은 고쳐도 몇 년 지나면 소용없게 되는데도 괜찮겠습니까?”라고 환자를 포기시킨다. 그런데도 끝까지 고집하는 환자는 상급병원을 소개한다.


요즘은 10년 전에 비해 순수하게 치아교정을 원하는 환자보다는 외모변화를 요구하는 환자가 더욱 증가하였다. 심지어 웃을 때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이 다르다고 교정해달라고까지 한다. 이런 경향의 환자들이라면 자신들의 생각이 확고하다. 그리고 그것을 증명할 다양한 잘못된 정보들이 세상에 넘쳐나고 있다. 반면 그들의 생각을 바꾸게 할 만큼의 권위와 능력은 이미 치과의사들에게 없다. 요즘 뉴스에 방송된 교정치료 부작용의 1번이 턱관절 질환이다. 어이없는 방송이다. 하지만 막을 길이 없다. 턱관절증이 부정교합으로 발생하므로 교정치료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당장은 수입에 좋을지 모르지만 후유증이 꽤 오래갈 것이다.


누군가 살면서 턱관절에 조금이라도 느낌이 이상하면 과거에 자신을 치료한 그 어떤 치과의사를 의심하게 될 것이다. 그 순간 환자의 치아를 치료한 그 어떤 치과의사도 환자의 의심과 불신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이것이 치과의사가 당면한 가장 슬픈 자승자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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