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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박모씨의 선택과 착한 사마리아인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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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285)

며칠 전 박모씨라는 젊은 인기 연예인의 성폭행사건이 톱기사로 올라왔다. 그리고 오늘은 고소가 취하되었다는 기사가 보인다. 더불어 유흥주점 여종업원에게 성관계 대가로 돈을 지불했다는 기사도 보인다. 그는 여성들에게 순수한 이미지로 사랑을 받던 톱스타다. 이번 사건으로 그는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성관계의 대가를 지불했다고 인정하였다. 성폭행이라는 치명적인 범죄보다는 성매매라는 조금 가벼운 범죄를 선택한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조금 더 생각해보면 그는 억울한 것이 많아 보인다. 나이 서른 살의 인기 연예인이다 보니 그 흔한 연애도 마음 놓고 하지 못하고 여자 한명 사귀기도 힘들 것이었다. 더구나 조금 아는 여자와 만나다보면 개그맨 유모씨처럼 갑자기 성추행범으로 몰릴 수도 있으니 사람을 만나거나 접하는 것이 무서웠을 것이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유흥업소였고 젊은 혈기를 즐겼을 것이다. 그런데 성매매금지법을 여종업원이 이용하였다고 해석하면 이 사건이 조금은 이해가 된다. 현재의 우리나라 법의 테두리에서 젊은 남자 인기 연예인이 여자를 만나고 자신의 생리적인 욕구를 해소하는 것은 박모씨처럼 모든 것을 걸어야하는 위험한 일이 되어버렸다. 일반 여자를 만나 그 사람이 마음에 안 든다고 말하면 성추행범이고 성폭행범이 된다. 유모씨는 여자가 거절하여 아무 일 없이 호텔을 나왔다고 말하지만 성추행이란 이미지가 따라다닌다. 그래서 박모씨는 차선으로 유흥업소를 선택하였을 터인데 그곳에서 성폭행범과 성매매범의 선택을 요구한 상황이 온 것이다. 어쩌면 많은 반대에도 불구라고 입법화된 성매매금지법의 반대 이유의 한 사례가 되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요즘 착한 사마리아법이 만들어진다는 말이 들려온다. 사마리아인법은 성서에 나오는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에서 유래되었다. 어떤 유태인이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가다가 강도를 만나 상처를 입고 길가에 버려졌는데, 동족인 유태인 제사장과 레위인은 못 본 척 지나가 버렸다. 그런데 유태인에게 멸시받던 사마리아인이 측은한 마음에 구조해 주었다. 결국 착한 사마리아인 법은 도덕적인 의무를 법으로 규정하여 강제하는 것을 말한다. 프랑스 형법은 위험에 처해있는 사람을 구해 주어도 자신이나 제3자에게 위험이 없는데도 도와주지 않는 자는 처벌한다. 한마디로 구조거부죄 혹은 불구조죄이다. 이는 도와준 사람이 피의자로 바뀌는 상황이나 혹은 경찰서로 자주 불려가는 번거로움 등으로 타인의 일에 개입하지 않으려는 사회풍토를 바꾸어보려는 노력으로 만들려는 것이다.


여기에 몇 가지의 의문점이 있다. 법이 구속하니 더 멀리 피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앞에 언급된 연예인들처럼 악용당하는 것이다. 셋째는 과연 도덕성을 법이 강요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그동안 인간의 욕망과 도덕성을 지배하려는 법들은 많은 문제점을 노출하였다. 간통죄법, 성추행법, 성매매법 등이 있었다. 9월 1일에는 3만원 이상 선물을 주고받지 못하는 김영란법이 시행된다. 이 또한 선의의 피해자 발생이 예견되는 법이다. 사실 이 법이 케이크 하나 값인 고작 3만원을 주고받는 자들을 처벌하기 위한 취지는 아니었을 것이나 그렇게 변질되었다. 그래서 착한 사마리아법도 걱정되는 부분이다. 적극적 구조를 장려하는 것이 아니고 처벌규정이기 때문이다. 차라리 구조자에게 1억을 지급한다면 모두가 구조자가 되지 않겠는가.


법이 도덕을 지배하려기보다는 방향을 바꾸는 노력이 되어야 한다. 2008년 응급의료법 개정이 좋은 사례이다. 응급상황에 처한 인명을 구조하다가 불의의 사고가 나더라도 구조자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소극적인 행위를 적극적 행위로 바꿀 수 있도록 장해가 되는 부분을 해결해 준 것이다. 이렇게 법은 도덕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장려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여야 한다. 이런 면에서 새로 시행된 인성교육진흥법을 기대해본다. 도덕이 법 위에 있어야 한다. 도덕을 세우는 인성을 위한 교육이 그 원천이기에 제일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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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년 첫눈과 송년단상(送年斷想)
올해도 이제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별문제가 없었는데도 사회적으로 혼란하다 보니 분위기에 휩쓸려 어떻게 한해가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나간 느낌이다. 우리 사회는 자다가 홍두깨라는 말처럼 느닷없었던 지난해 말 계엄으로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아마도 올해 10대 뉴스는 대통령선거 등 계엄으로 유발되어 벌어진 사건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금요일 첫눈이 내렸다. 수북하게 내려서 서설이었다. 많이 내린 눈으로 도로는 마비되었고 심지어 자동차를 버리고 가는 일까지 생겼다. 갑자기 내린 눈으로 인한 사고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지 뉴스 어디에도 ‘서설’이란 말을 하는 곳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낭만이 없어진 탓인지 아니면 MZ기자들이 서설이란 단어를 모를지도 모른다. 혹은 서설이란 단어가 시대에 뒤처진 용어 탓일 수도 있다. 첫눈 교통 대란으로 서설이란 단어는 듣지 못한 채 눈이 녹으며 관심도 녹았다. 서설(瑞雪)이란 상서롭고 길한 징조라는 뜻이다. 옛 농경 시대에 눈이 많이 오면 땅이 얼어붙는 것을 막아주고, 눈이 녹으면서 토양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여 이듬해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였다. 첫눈이 많이 내릴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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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금리 인하 사이클 후반부, 나스닥100 자산배분

2025년 11월 3일 고점 이후 약 보름간의 가파른 조정을 거친 나스닥100 지수는 12월 10일까지 약 2주간 반등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주 금요일부터 다시 조정이 시작됐고, 이번 주 내내 이어지고 있는 하락 흐름은 자산배분 투자자에게 중요한 판단 구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현 시점에서 나스닥100 지수의 위치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개별 종목이나 단기적인 수급보다도 연준의 금리 사이클과 그에 따른 시장 구조를 먼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자산배분 투자는 언제나 방향을 맞히는 수단이 아니라, 현재 시장이 사이클의 어느 지점에 위치해 있는지를 판단하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현재 자산 시장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틀 중 하나는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이다. 이 모형에서 금리 인하 사이클은 A, B, C, D 네 구간으로 나뉘며, 각 구간마다 자산별 유불리가 뚜렷하게 갈린다. 현 시점은 B에서 C로 넘어가는 과정의 최후반부에 해당한다. 아직 본격적인 위기 국면인 C에 진입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금리 인하가 누적되면서 시장 내부의 긴장도는 분명히 높아지고 있다. 이 구간의 특징은 위험자산이 마지막 상승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험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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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