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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丙申(병신)년 夏至(하지)의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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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286)

丙申의 의미는 서쪽 태양이다. 서쪽 태양은 다양한 의미를 지닌다. 석양 노을은 예쁘다. 하지만 낮의 끝자락으로 곧 밤이 올 것을 의미한다. 낮 동안 오랜 시간을 태양이 비추어 온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또 빛이 비춘다는 의미로 어두운 곳까지 구석구석 빛이 도달하니 평소에 안보이던 것들이 잘 보이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런 丙申년에 낮이 가장 긴 하지이다.


하지는 망종에 시작한 모내기를 끝내야 한다. 하지부터 장마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하지에는 기우제를 지낸다. 모내기 후에 충분한 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반면 하지까지 모내기를 끝내지 못하면 벼가 충분히 영글지 못한다. 그래서 하지는 노력한 자와 그렇지 못한 자를 극명하게 구분하는 시기이다. 태양의 해에 태양이 가장 길게 땅을 비추는 날이 丙申년 夏至이며 60갑자에서 10년에 한 번 오는 날이다. 그렇게 빛이 구석구석을 비추니 세상이 선명해지고 잘남과 못남이 모두 드러난다. 잘남이 드러나는 것은 축복이나 못남이 드러나는 것은 결코 반갑지 않다. 세상을 편히 사는 데는 모르고 사는 것도 한몫을 하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을 곳까지 비추어지니 세상은 어수선함의 극치이다.


EU에서 탈퇴하려는 브렉시트는 영국의 속사정을 여실히 보여준다. 미국의 대선에서 트럼프의 선전은 미국의 본심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병신년 하지에 보이는 모든 사건은 평소에 보이지 않던 모든 모습이 보이는 것이다. 100억원 수임료의 변호사와 전관예우가 없다는 검찰이 바로 자신들의 본모습을 여지없이 보여준다. 가장 똑똑한 집단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는 것을 모를 리는 없고 모르고 싶거나 신을 만난 것이다. 모든 분야에서 신의 경지는 있다. 최고의 의사는 수술하지 않고 기도만으로 치유하는 의사이다. 허준도 이루지 못한 예수님의 경지이다. 그 다음이 수술로 고치는 의사이다. 이렇듯이 변호사도 마찬가지로 전관예우 없이 기적의 승소를 이끄는 예수님과 같은 최고의 변호사들이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검찰이 증명해주었다. 이제 신의 변호사가 있든지, 신의 검찰이 있든지 둘 중 하나는 확실하다.


출근할 때마다 보이는 잠실의 마천루는 흐린 날은 흉물스러워 보이기까지 한다. 공군 비행장의 활주로까지 바꾸며 드러낸 위용은 ‘마천루의 저주’를 넘지 못하는 듯하다. 마천루를 세우면 망한다는 속설이다. 바벨탑을 세우며 인류는 분열되었고 타지마할을 짓고 국가가 망했고 경복궁을 재건하고 조선이 망했다. 마천루의 저주는 저주가 아니고 당연한 일이다. 마천루를 지으면 예상외의 비용이 들고 그 비용을 메우기 위하여 무리수를 던진다. 국가는 백성의 고혈을 짜고 회사는 비자금을 확보한다. 아주 간단하며 당연한 이유이다. 백성의 원성은 국가를 망하게 하고 비자금 확보는 회사를 부실기업으로 만든다. 이런 시기에 한 젊은 연예인의 성추문 사건의 진실 공방이 시작되었다. 사건을 보면 마치 과거 골프의 황제 타이거우즈를 연상하게 한다. 이런 것들이 병신년 하지의 시점에 우리 사회에 보이는 것들이다.


하지만 다른 것도 보인다. 항상 늘 그렇게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하게 일을 하는 침묵하는 다수의 모습이 보인다. 더러움이 보이면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깨끗함의 고마움을 느낀다. 당연하게 느끼던 것들에 대한 고마움이 생긴다. 공기의 고마움을 모르다가 어느 날 매연을 한 모금 마시고 깨닫는 것과 같다. 그동안 다수의 한명으로 그렇게 평범하게 지내오던 이들이 모두 대단해 보인다. 그 모습에서 ‘밀레의 만종’에서 보이는 숭고함이 묻어 보인다. 평소에 해왔던 그대로 그렇게 사는 모습이 장인의 모습으로 비춰 보인다. 퇴근길 지하철에서 잠시 졸고 있는 아저씨의 모습에서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의 의연함을 느낀다. 포장마차에서 어묵을 담고 순대를 자르는 아주머니에서 삶의 무게를 본다. 머리를 자르는 이용사의 손길에서 장인이 되려는 투철한 의지가 느껴진다. 이런 날이 병신년 하지이다.


노인의 느린 걸음과 침묵하는 다수의 묵묵함이 더욱 아름다워 보이는 시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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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간에 다른 시대를 살고 있다
외국에서 근무하는 딸이 오랜만에 집에 와 모처럼 대화가 이어졌다. 딸과는 따로 지낸지 오래다 보니 늘 공통의 화제가 적었고 생각의 차이도 컸다. 모처럼 가족이 모두 모인 식탁에서 최근 유행한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좋은 대화 소재가 되었다. 드라마의 인상적인 장면이 가족 모두 달랐다. 덕분에 각자의 생각이 다름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딸은 서울서 상처받고 제주 집에 돌아온 금명을 가족이 돌봐주는 장면을 말하였고, 필자는 관식이가 병원에서 마취에서 깨어나며 자신이 돌을 쌓으러 가지 않았어야 한다고 혼잣말을 하는 장면이 가장 생각난다고 했다. 딸은 외국생활을 하다가 집에 돌아왔을 때 자신의 모습을 금명을 통해서 본 듯했다. 필자는 아버지 관식이의 삶에 대한 생각을 말했다. 관식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에 막내아들 동명을 잃는 최악의 불행을 맞았다. 게다가 자신이 바다에 돌을 쌓으러 나가지 않았으면 죽지 않을 수도 있었다. 가장 행복한 순간에 가족에게 가장 큰 불행을 경험하게 되면, 삶에서 행복지수가 올라가는 순간이 오면 불안지수도 같이 올라가게 된다. 행복할수록 더 불안해지는 아이러니한 마음상태가 된다. 관식이 마음의 반은 평생 자신의 잘못으로 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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