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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변신’과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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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287)

카프카의 소설 ‘변신’에서 주인공은 어느 날 아침에 눈을 뜨니 자신이 한 마리의 벌레로 변신해 있었다. 주인공은 변신한 외모로 인해 사회와 가족으로부터 외면당하고 소통이 두절된 채로 고독하게 홀로 죽어갔고 반대로 그의 죽음은 모든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었다.


현대를 사는 모든 사람들의 하루하루가 ‘변신’ 속의 주인공과 같이 고독과 고립감 그리고 소통의 부재 속에서 독립된 섬처럼 살고 있다. 이 소설은 세상은 변하지 않았는데 내가 변신되어 사회로부터 차단되는 것을 전제로 하였다. 반면 ‘1984’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는 세상이 변하여 있는 것을 전제로 하였다. 자신이 변신을 하던 세상이 변하던 결과는 같다. 소통의 부재에 의한 개인적 고립이다. 그런 고립은 고독과 외로움을 증가시키고 심화되면서 이에 순응하면 우울증으로 혹은 반발을 하면 분노조절장애와 같은 이상심리로 진행되기도 한다. 요즘 부쩍 증가한 보복운전이나 묻지마 폭행 등이 이런 맥락이다.


과거에는 한 개인이 소속된 사회의 크기가 작았다. 집과 직장뿐이었다. 그 작은 사회 이외의 국가나 세계 등 큰 사회의 변화는 개인에게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았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어떤 사건이 발생해도 그것은 그냥 하나의 뉴스일 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세계화가 진행돼 지구 반대편에서 벌어지는 일이 직접적으로 개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회가 되었다. 즉 한 개인이 소속되어있는 사회의 크기가 너무 커진 것이다.


이것은 스트레스를 받는 범위의 확장을 의미하기도 한다. 현대인은 모두가 지구 반대편에서 벌어지는 영국 국민투표를 바라본다. 과거에는 관찰자였으나 지금은 내가 가진 자산인 주식이나 환전 등에 직접 영향을 받는 자로서 지켜본다. 이런 세계화가 결국 현시대를 살고 있는 개개인들을 행복하지 못하게 하는 이유로 작용한다. 세계화에 대한 반발 심리가 요즘 금융시장을 혼란하게 한 브렉시트를 유도한 저변에 깔려있다. 자고 일어나면 세상이 변해있는 것을 모두가 경험한다. 환전하러 은행에 가면 하루 만에 수 십 만원 차이가 난다.


20~30년 전만 해도 한국사회에서 하루 사이에 달라지는 것은 집값뿐이었으니 집값만 모니터링하고 살면 됐다. 그런데 이젠 세계화로 인하여 지구 반대편 영국의 브렉시트 결과도 예측해야 하고 미국에서 금리가 오르고 내리는 것도 눈여겨 보아야하는 세상이 되었다. 결국 하루하루가 안정돼 있지 않다. 세상이라는 물결이 출렁거릴 때 마다 물위에 뜬 작은 낙엽처럼 이리저리 떠다니는 것이 현대의 개개인이다. 대부분의 가정들이 은행에 대출을 받은 상태이다. 대출받은 사람들은 이자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미국금리변화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리고 그들이 환자로 내원하는 치과 또한 자유로울 수 없다. 결국 미국의 금리변화나 영국의 브렉시트는 직간접적으로 치과운영에 영향을 미친다. 그동안 진행돼온 세계화의 결과물이다.


동양철학의 근본은 음양이론이다. 음양은 합하고 합한 후에는 다시 분리된다. 지나온 역사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국가 간에 뭉치고 흩어지고 다시 뭉치고 흩어지는 일의 반복이다. 사마천의 사기나 구약성경을 보아도 마찬가지다. 그 과정의 방법은 전쟁과 사상이다. 그래서 모든 역사는 전쟁사와 사상사이다. 동양철학에서 세계화가 지나면 다시 분리로 가는 것은 당연한 견해이다. 지금이 그 시점일 뿐이다. 그 시점에 한 개인이 아침에 눈을 뜨니 환율이 올라서 어제 환전하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 주식을 팔지 않아서 하루 만에 폭락한 것을 후회한다. 불교에서는 마음 밖의 세상 모든 일을 거울에 비춰진 것과 같이 실체가 없는 허상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중생 또한 그 거울 속에서 밖으로 나오지 못하기 때문에 중생에게는 실상이다.


내가 변신을 하였든 세상이 변하였든 현대에서 고립은 점점 심화되어 간다.  고립 속에서 나오는 유일한 길은 소통이다. 가족 간이나 사회에서나 이런 소통을 위해 끝없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현대인들이 눈물겹도록 안쓰럽기만 한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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