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30 (수)

  • 맑음동두천 26.0℃
  • 구름많음강릉 28.0℃
  • 구름많음서울 24.5℃
  • 맑음대전 25.8℃
  • 맑음대구 26.1℃
  • 맑음울산 22.5℃
  • 맑음광주 25.0℃
  • 구름조금부산 21.0℃
  • 맑음고창 25.3℃
  • 구름조금제주 18.9℃
  • 구름조금강화 22.5℃
  • 맑음보은 25.4℃
  • 맑음금산 26.8℃
  • 맑음강진군 22.8℃
  • 맑음경주시 28.3℃
  • 맑음거제 21.0℃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논 단] 가운입고 외출하면 안돼요

URL복사

유창선 논설위원

지하철역 부근. 빽빽하게 들어선 건물마다 치과 등 개인병원이 즐비한 이 곳에서 점심시간이 되자 수술복이나 진료복을 입은 병원 직원들이 쏟아져 나온다. 병원복 차림으로 돌아다니는 사람만 1시간 동안 수십 명이 목격되기도 한다. 2∼4명씩 무리를 이룬 이들은 인근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카페에 들러 차를 마시고, 막 카페에서 나온 한 병원 직원은 “수술복 차림으로 외출해도 괜찮냐”는 물음에 “다들 일하던 복장으로 나오지만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는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또한 대형병원에서는 과장이하 수련의들이 가운을 입고 줄을 지어 우르르 외부 식당에 들어가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권위주의라는 측면을 배제하고 보더라도 감염원이 가득한 가운을 입고 대중시설에 들어가는 모습에 눈살이 저절로 찌푸려진다.


지난해 메르스 사태 당시 병원감염 문제가 불거져 사회적 논란이 됐던 사실을 벌써 잊어버린 것일까? 이와 더불어 ‘입었던 가운으로 인해 주위환경이 오염되지 않도록 하며, 처치 후 환자 병실을 떠나기 전에 가운을 벗고 나와야 한다’고 규정한 보건복지부 ‘병원감염예방관리지침’도 무시했다. 이럴 때면 적어도 이 순간만은 감염예방에 대한 의식조차 없는 듯하다.


가운은 오랫동안 의료진 순결 또는 권위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가운이 세균감염의 온상이라는 주장이라는 논문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하버드의대 감염내과 Philip Lederer 박사가 쓴 온라인 뉴스레터(theconversation.com)에 게재한 글에 따르면 “가운 착용은 세균 감염 위험을 그만큼 상승시키기 때문에 위험을 최소화시키기 위해서라도 가능하면 입지 말 것을 권하고 싶다. 이것이 불가능하면 매일 가운을 세탁해서 입어야 한다”고 말했다. 즉, 병실 세균에 오염된 가운은 치명적인 감염질환을 유발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환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중소 병원에 입원 중인 일부 환자들은 환자복을 입은 채 거리를 활보하거나 음식점 등을 찾아 감염 우려가 높지만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의원이 국회에서 의사가 가운과 수술복 등을 입은 채 병원을 벗어나는 것을 제한하는 내용을 포함하는 ‘의료법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러한 기본적인 사항이 입법되어 정부 규제사항이 된다는 것에 의료인으로서 많이 부끄럽고 씁쓸하다는 생각이 든다. 입법을 통한 해결은 의료인에 대한 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고 의료인 자체를 감염매개체로 인식하게 하는 법률로써 과잉입법이라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국민건강의 보호를 위해 의료기관 감염예방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입법을 통한 정부의 개입을 원하는 바는 결코 아니다. 이는 법으로 강제할 부분이 아니라 의료인 및 환자를 포함한 모두의 자발적 의식전환으로 스스로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인 것이다.


우리가 당연하게 지켜야할 수칙에 규제를 가한다는 것은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의료기관에서 일하는 사람 입장으로서는 조금은 귀찮지만 모두의 안전을 위해, 그리고 국민건강의 보호를 위해, 의료기간의 감염예방을 위해 우리 같이 실천해보는 것은 어떨까?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같은 시간에 다른 시대를 살고 있다
외국에서 근무하는 딸이 오랜만에 집에 와 모처럼 대화가 이어졌다. 딸과는 따로 지낸지 오래다 보니 늘 공통의 화제가 적었고 생각의 차이도 컸다. 모처럼 가족이 모두 모인 식탁에서 최근 유행한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좋은 대화 소재가 되었다. 드라마의 인상적인 장면이 가족 모두 달랐다. 덕분에 각자의 생각이 다름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딸은 서울서 상처받고 제주 집에 돌아온 금명을 가족이 돌봐주는 장면을 말하였고, 필자는 관식이가 병원에서 마취에서 깨어나며 자신이 돌을 쌓으러 가지 않았어야 한다고 혼잣말을 하는 장면이 가장 생각난다고 했다. 딸은 외국생활을 하다가 집에 돌아왔을 때 자신의 모습을 금명을 통해서 본 듯했다. 필자는 아버지 관식이의 삶에 대한 생각을 말했다. 관식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에 막내아들 동명을 잃는 최악의 불행을 맞았다. 게다가 자신이 바다에 돌을 쌓으러 나가지 않았으면 죽지 않을 수도 있었다. 가장 행복한 순간에 가족에게 가장 큰 불행을 경험하게 되면, 삶에서 행복지수가 올라가는 순간이 오면 불안지수도 같이 올라가게 된다. 행복할수록 더 불안해지는 아이러니한 마음상태가 된다. 관식이 마음의 반은 평생 자신의 잘못으로 막

재테크

더보기

트럼프 관세전쟁과 자산시장 전망 | 미국채 금리와 달러 인덱스 중심 분석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 선포는 글로벌 경제에 큰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약 100년 만에 이뤄진 대규모 관세 정책으로, 자산시장은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며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특히 미국 증시는 기록적인 변동 폭을 나타내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오늘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이 글로벌 자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미국채(TLT) 금리와 달러 인덱스(DXY)를 중심으로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주기적 자산 배분 전략의 관점에서 향후 대응 전략을 제시해보겠다. 트럼프 행정부는 취임 직후부터 무역 불균형 해소를 목적으로 중국을 포함한 주요 교역국을 대상으로 강력한 관세 부과 조치를 단행했다. 이번 관세 조치는 단순히 무역적자 해소를 넘어 미국과 중국 간 패권 경쟁의 일환으로 해석되고 있으며, 이는 관세전쟁의 장기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시장은 이러한 불확실성 증가를 반영해 4월 2일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고, 시장참여자들은 지금이 긴 하락장의 초입인지, 이벤트로 인한 단기적 주가 조정에 그치는지 알 수 없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채 금리의 급격한 변화와 달러 인덱스의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