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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가을비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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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299)

‘가을비는 늙은이 수염 밑에서도 그어간다’라는 속담이 있다. 가을비는 나뭇잎이 무성한 나무가 아니고 노인 수염같이 엉성하여도 비를 피할 만큼 적게 내리고 일찍 그친다는 말이다. 가을비는 천둥과 번개가 없다. 여름비처럼 한랭전선과 온난전선이 겹치면서 내리는 비가 아니고 난층운에서 넓은 범위에 뿌리면서 내리기 때문에 부슬비 형태이다.


그런데 요즘 가을비는 좀 수상하다. 여름비 형태로 내리고 요즘은 늦은 장마와 같이 흐린 날씨를 지속하고, 급기야 오늘은 태풍의 영향으로 흐리기까지 하다. 가을 하늘은 천고마비라고 할 만큼 맑고 투명한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요즘 날씨는 비가 오고 흐리다. 거기에 무더위가 아직도 가시지 않았다. 습기와 늦더위는 습도를 높인다. 이런 가을비는 많은 곳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우선 농사에 좋지 않다. 벼가 마르면서 품질이 확보되어야 하는 상황에 비가 오게 되면 볏단이 썩거나 알곡의 품질이 많이 떨어져서 밥맛에 문제를 준다. 밭에 심은 배추나 무의 경우에 수분함량이 높아지고 광합성 량이 적어져서 맛이 떨어지게 된다. 더불어 병충해의 우려도 높아진다. 과일의 경우에도 볕의 양이 줄어들어서 당도가 떨어지며 품질이 저하된다.


이런 가을비는 사람의 마음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여름에 한창이었던 더위와 장마에 지친 몸과 마음은 청량한 가을 기운과 맑은 하늘로 치유를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요즘은 아직도 서울의 낮 기온이 30도까지 오르도록 더위가 남아있고, 가을비가 여름 소나기처럼 내린다. 하늘은 마치 장마철처럼 흐린 날이 지속된다. 결국 이런 현상은 습도를 높이고 불쾌지수를 높인다. 청량하여야 할 시기에 반대로 불쾌지수가 올라가니 그 정도는 배가된다. 따라서 모든 사람들이 올해는 유난히도 더웠는데 그 끝이 보이지 않고 흐린 날씨에 가을비까지 강하게 내려 우울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요즘 가을비의 의미는 ‘우울’이다. 근래 외래에 내원하는 환자들이 예민해져있고 쉽게 짜증내는 것을 목격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만성적인 우울증에 시달리는 듯해 보인다. 이는 마치 영국과 같은 유럽성 기후지역을 처음 방문하는 한국 사람들이 초기에 대부분 만성 우울증에 시달리는 것과 유사하다. 어쩌면 요즘의 극단적인 정치상황이나 비윤리적인 사회상도 이런 기후와 무관하지 않은 듯하다.


이런 시기에는 두 가지 해야 할 일이 있다. 우선 만나는 사람들이 우울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사소한 일에도 감정적인 분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조심하여야 한다. 가장 가까운 가족에서 직장 동료, 친구 등등에서 우울증의 징후를 파악하고 현명하게 대처하여야 한다. 즉 예민하게 반응할 사건을 피하고 공격적인 반응에 직접적인 대응을 피하는 것이 현명하다. 병원 외래에서 만나는 환자들도 우울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좀 더 세심한 관찰이 요구된다. 두 번째는 본인 스스로 우울해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 첫 번째 해결책은 쉬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다. 과감하게 휴식시간을 늘려 육체적인 피로를 줄여야 한다. 다음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나 취미를 늘려야 한다. 셋째로 사람을 통하여 위안을 받으려는 노력은 조금 자제하여야 한다. 타인의 마음상태에 따라 영향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넷째는 본인이 스스로 우울하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다. 스스로 극복할 정도라면 긍정적인 생각이나 행동, 여행이나 운동, 독서나 종교 생활 등으로 변화를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스스로 극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힘들다면 카운슬러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가까이에 멘토가 있다면 만나서 조언을 받고 없다면 심리상담사를 찾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올해는 유난히 무더웠고 가을 중반인 아직도 그 더위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거기에 설상가상으로 여름비 같은 가을비에 태풍까지 겹쳐서 습도를 높이고 불쾌지수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때 우울하지 않는 최고의 방법은 몸과 마음에 여유를 지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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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년 첫눈과 송년단상(送年斷想)
올해도 이제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별문제가 없었는데도 사회적으로 혼란하다 보니 분위기에 휩쓸려 어떻게 한해가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나간 느낌이다. 우리 사회는 자다가 홍두깨라는 말처럼 느닷없었던 지난해 말 계엄으로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아마도 올해 10대 뉴스는 대통령선거 등 계엄으로 유발되어 벌어진 사건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금요일 첫눈이 내렸다. 수북하게 내려서 서설이었다. 많이 내린 눈으로 도로는 마비되었고 심지어 자동차를 버리고 가는 일까지 생겼다. 갑자기 내린 눈으로 인한 사고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지 뉴스 어디에도 ‘서설’이란 말을 하는 곳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낭만이 없어진 탓인지 아니면 MZ기자들이 서설이란 단어를 모를지도 모른다. 혹은 서설이란 단어가 시대에 뒤처진 용어 탓일 수도 있다. 첫눈 교통 대란으로 서설이란 단어는 듣지 못한 채 눈이 녹으며 관심도 녹았다. 서설(瑞雪)이란 상서롭고 길한 징조라는 뜻이다. 옛 농경 시대에 눈이 많이 오면 땅이 얼어붙는 것을 막아주고, 눈이 녹으면서 토양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여 이듬해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였다. 첫눈이 많이 내릴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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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금리 인하 사이클 후반부, 나스닥100 자산배분

2025년 11월 3일 고점 이후 약 보름간의 가파른 조정을 거친 나스닥100 지수는 12월 10일까지 약 2주간 반등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주 금요일부터 다시 조정이 시작됐고, 이번 주 내내 이어지고 있는 하락 흐름은 자산배분 투자자에게 중요한 판단 구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현 시점에서 나스닥100 지수의 위치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개별 종목이나 단기적인 수급보다도 연준의 금리 사이클과 그에 따른 시장 구조를 먼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자산배분 투자는 언제나 방향을 맞히는 수단이 아니라, 현재 시장이 사이클의 어느 지점에 위치해 있는지를 판단하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현재 자산 시장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틀 중 하나는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이다. 이 모형에서 금리 인하 사이클은 A, B, C, D 네 구간으로 나뉘며, 각 구간마다 자산별 유불리가 뚜렷하게 갈린다. 현 시점은 B에서 C로 넘어가는 과정의 최후반부에 해당한다. 아직 본격적인 위기 국면인 C에 진입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금리 인하가 누적되면서 시장 내부의 긴장도는 분명히 높아지고 있다. 이 구간의 특징은 위험자산이 마지막 상승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험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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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