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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의료계약 속의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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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301)

얼마 전 교정치료를 종료하자마자 한 남자환자는 윗니가 연예인처럼 일자로 반듯하지 않은 것을 한탄하였다. 교과서를 보여주며 한참을 설명하고서야 이해는 했지만 그래도 만족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며칠 전 교정학회에서 지금은 현직에서 물러나 의료분쟁조정위원회에 계신 교수님의 강의가 있었다. 교수님은 강의에서 치과교정치료는 성형외과와 같이 도급계약임을 강조했다. 일반적인 의료계약은 과정을 중요시하는 수단채무의 위임계약에 해당하지만 교정치료는 결과를 중요시하는 결과채무인 도급계약이라 했다. 이 강의 속에는 몇 가지 심리학적인 요소가 있다. 요즘은 의료계약의 법리적인 해석에 있어서 환자의 심리적인 요소와 만족도가 주체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의료계약은 몇 가지 특성이 있다. 우선 별도의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는다. 따라서 계약의 시작과 끝이 명료하지 않고 책임의 한계가 명확하지 않다.


역사적으로 의료행위에서 의사와 환자 관계는 계약관계가 아니고 인간적 신뢰관계였다. 과거에는 질병의 종류나 치료의 범위가 단순한 영역에 국한되었다. 또 의사들은 의료지식을 독점하여 사회적인 위치나 부를 보장받았다. 따라서 과거에는 계약관계라기보다는 의료인들이 베푸는 선업관계가 가능하였다. 그런데 현대에 들어오면서 의료분야가 다양해지고 질환과 무관한 미용부분이 크게 확대되었다. 또 의료에 대한 지식도 인터넷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다. 반면 의사들은 무한 경쟁 속에 놓이고 의료는 상품화되었다. 급속히 발달된 의료기술은 환자들의 기대심리를 증가시켰다. 많은 의사의 배출에 따른 인성이 부족한 의사의 발생은 의사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렸다. 이런 다양한 요인들이 합쳐진 결과가 의료분쟁이 증가하는 현실로 나타났다. 비록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지만 법은 의료를 계약으로 인정한다.


의료계약은 의사와 환자간의 유상계약이고 쌍무계약이다. 의사는 진료를 행할 의무가 있고 환자는 비용을 지불할 책임이 있다. 생명과 관련된 업무가 많던 과거에는 의사가 선량한 관리자 주의의무를 베풀어야 한다는 생각이 많아 위임계약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현대에는 생명과 무관한 미용의료의 발달과 더불어 도급계약의 부분이 증가하였다. 이에 따라 법관들의 생각도 바뀌었다. 과거에는 의료분쟁이 발생하면 의사의 신의성실이 판단 기준이 되어 수단채무를 근거로 채권자인 환자가 의사의 과실을 증명하여야 했다. 하지만 요즘은 민법에서 규정한 채무자 증명책임에 근거하여 의사가 자신의 무과실을 증명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게다가 의료계약은 정확하게 정의되지 않은 이유로 법해석이 위임계약과 도급계약의 경계에 있는 경우에는 다양하게 변할 수 있다. 치아교정치료가 여기에 해당된다.


치아교정을 하는 치과의사들은 주된 업무가 기능을 개선시키는 수단채무인 위임계약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환자가 교정치료를 통하여 이미지나 얼굴형의 변화를 생각한 경우에 법은 도급계약이라고 인정한다. 법은 의사의 설명의무를 들어 환자의 심리와 생각에 손을 들어준다. 예를 들어 골격성 3급 환자가 교정치료 종료 후에 자신은 턱이 들어갈 줄 알았다고 한다면 교정의사는 설명의무 불이행과 더불어 도급계약 불이행이 된다. 따라서 골격성 3급 환자를 치료할 때에는 반드시 악교정수술 치료의 결과와 치아교정 치료만의 결과가 얼굴 형태에 있어서 완전히 다른 것을 확실하게 환자에게 이해시켜야 한다. 환자는 치아교정만으로 턱까지 모두 변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법은 환자의 무지를 인정하고 치료 술식에 따른 결과 차이를 잘 알고 있는 치과의사가 자세히 설명하고 이해를 시켜야할 의무를 요구한 것이다. 이미 미용 성형 의료행위가 도급계약이 된지는 오래다.


치과의사는 교합이라는 기능에 생각이 머무르고 있었지만, 이미 치아교정치료는 성형에 준하는 도급계약이 되었다. 법은 치아교정치료를 기능이 아닌 심미로 인식한다. 이젠 우리가 치과의사의 교합에서 벗어나 환자 마음이 정확하게 원하는 것을 생각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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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간에 다른 시대를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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