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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전방입소가 뭐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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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 (34)

연평도 사건이 세상을 시끄럽게 하던 때였다. 졸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선생님들과 식사를 하다가 필자가 대학 시절에 전방입소하여 무척이나 춥고 참 고생을 많이 했다고 하자, 젊은 선생들이 “전방입소가 뭐에요?”하고 되물었다. 대학 시절 교련과목 중 필수 과정이었다고 하자, 답변은 더욱 가관이었다.

 

“대학 때 교련도 받았어요?” 하고 다시 신기한 듯이 무슨 옛날이야기 하듯이 되물어본다. 그때 필자의 마음은 요즘 말로 ‘헐’이었다. 그리고 머릿속에는 ‘아!’하는 탄성과 시대가 얼마나 많이 변했는지 느꼈다.

 

또한, 필자는 요즘 대학생들이 교련과목이 없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고, 젊은 선생님들은 우리 시대에 1주일 동안 전방 체험을 위한, 아니 데모방지를 위한 일환으로 진행된 프로그램으로 대학생들을 전방으로 보내서 혹독한 군사훈련을 시키던 시절이 있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결국, 동시대를 살고 있으며 서로 간에 당연하다고 느끼던 것이 서로 다른 생각과 체험과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순간이었다.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는 ‘제3의 물결’에서 ‘time skipping’ 이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비록 같은 공간에 살고 있다고 할지라도 서로가 시간상으로는 다른 시대 속에 살고 있다고 표현하였다. 선진국은 현재를 살고 있지만, 아프리카와 같이 문명화되지 않은 곳은 과거 속에 살고 있다고 하였다.

요즘 뉴스의 대부분은 중동의 재스민 혁명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튀니지에서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직이 되지 않아서 노점상을 하던 청년이 그것 마저도 정부의 단속으로 못하게 되자, 모든 방법을 찾아 노력하였으나 부패한 나라의 상황에서 너무나도 무력한 자신을 보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더 이상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깨닫고 분신자살을 하였다.

 

이에 공감을 한 국민이 튀니지 국화인 재스민을 들고 거리로 나오며 재스민 혁명이 시작되었다. 이 시위가 얼마 되지 않아 이집트를 넘어 리비아, 예멘, 이란 등 중동과 아프리카로 그 민주화의 열기가 걷잡을 수 없는 불길이 되어 번지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 치과의 문 앞에까지 와 있다.

 

중동의 정치적인 불안은 오일문제를 유발하고 결국 경제적인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것이고 따라서 치과 또한 그 어려움에서 자유롭긴 어려울 것이다.

 

이미 지구 어디에서 일어나는 일도 바로 나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정도로 세상은 좁고도 빠르고도 너무나도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이 또한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고 모두의 문제이니 역시 참고 견뎌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반면 필자의 마음속에는 요번 사태가 참으로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5·18 이후 최루탄 가스 구름으로 뒤덮인 대학 교정을 지나다니며 수업을 한 날이 많은지 데모를 한 날이 많은지 모르는 시대에, 프락치를 선별하기 위하여 같은 학과 번호 순서대로 데모 진열을 섰고, 선거 투표함을 지키기 위해 학생감시단으로 파견되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지나간다.

 

아마도 전방입소를 모르는 젊은 선생들은 이 역시 모르는 일들일 것이다. 필자의 세대가 젊어서 겪은 현장의 모습이 요즘 중동에서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역사는 반복한다는 말이 증명되고 있는 순간이며 그래서 더욱더 그들의 아픔이 가슴속으로 전달되어 온다.


얼마 전 성남시의원이 동사무소에서 본인을 몰라본다고 소란을 부린 것이 공개된 일이 있다. 그리고 그 의원이 의원제명위원회에서 투표한 결과가 부결되었다. 결국, 팔이 안으로 굽은 것이다.

 

아직도 이 땅에서 1960년대의 앵무새 죽이기가 끝나지 않은 것이다. 민주주의를 이루고 기득권층이 없어져야 정의가 살아나니 아직 우리나라도 갈 길이 멀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프다.

 

젊은 세대는 어떤 마음으로 재스민 혁명을 보고 있을까? 제명되지 않은 의원 뉴스를 보고 무엇을 생각할까? 비록 민주주의가 피를 먹고 자라는 나무라고 하지만 부디 재스민 향기가 혈향을 누르고 봄과 같이 치과 외래에 가득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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