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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엘리트와 도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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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310)

9시 뉴스에서 발표된 강남 모치과의 야반도주사건이 이젠 충격으로 느껴지지도 않는 것이 이 시대를 사는 슬픔인 듯하다. 근간에 너무 강한 사건들을 접하다보니 무뎌진 탓이다. 요즘은 이해되지 않는 일이나 비상식적인 일에 대하여 분노하거나 화를 내지 않고 또 집착하지 않으려 무척 노력한다. 그냥 소나기 후에 심한 격류가 흐르는 강물 정도로 생각하기로 했다. 무슨 사연과 까닭이 나름 있었으리라.


그런데 이번 야반도주는 다분히 조직적이고 의도성이 보인다. 교정치료비를 66만원에 터무니없는 할인을 해주고 또 진료중인 환자에게서 치료비를 현금선납을 하면 30%를 할인해준다며 미리 수금하고는 하루아침에 도주를 했다. 게다가 잡힐 것을 대비한 것인지 보건소에는 폐업신고를 했고 환자들에게는 문자를 보내고 병원 문 앞에는 연고가 없는 다른 치과에 의뢰한 듯한 문구가 적힌 메모를 남겼다. 의도성을 피하려는 치밀함으로 보인다. 법적으로 의도성이 있을 때에는 사기죄로 형사사건이지만 의도성이 없었을 때는 민사사건인 것을 악용하려는 교활함이 의심된다. 이와 동시에 경제수석을 지냈던 모씨의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인데 자신은 억울하다”는 뉴스도 들린다. 그는 한국 최고 학부를 나오고 미국 옥스퍼드 대학 박사 출신이며 행시 합격자인 명실 공히 한국 최고의 엘리트였다. 뒤를 이어 들린 칠레 한국 외교관 성추행사건은 할 말을 잃게 한다.


이 세 사건은 공통점이 있다. 한국 엘리트집단의 도덕성 붕괴이다. 엘리트(Elite)의 어원은 Eligo라는 라틴어이다. 이는 선거(election)와 어원이 같다. 즉 선출된 사람이라는 뜻이다. 권력집단이란 의미가 세월이 지나면서 소수지배계급, 지식인으로 바뀌었다. 이 사건들을 통하여 한국사회의 엘리트집단들이 도덕적으로 위험수준에 도달했음을 감지할 수 있다. 최악의 할인은 동료 치과의사들에게 경제적 피해를 입히는 것뿐만 아니라 치과 전체의 수가체계에도 사회적인 불신을 초래한다. 야반도주는 치과의사의 도덕성에 치명적인 상처를 주었다. 무슨 사연이 있었다고 생각하고 싶다. 하지만 분명히 원장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 칠레 외교관 성추행 사건은 몇 년 전 대통령 대변인의 미국 인턴 성추행사건과 같은 맥락이다. 이 사건들은 세 가지 가능성을 지닌다. 원래부터 그래왔던 것이 최근 전자장비가 좋아져서 들키는 것이다. 두 번째는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이상하게 우연히 성도착증 환자들만 선출된 것이다. 셋째는 전반적인 외교관의 도덕성 하락이다. 어느 것이든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일련의 사건을 모두 종합해보면 우리사회 엘리트집단의 도덕성 하락 가능성이 가장 크다. 


1961년 12월 예루살렘의 법정에서 세기의 재판이 열렸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유대인 600만명을 학살한 아이히만 전범재판이었다. 이 재판을 지켜보던 이들 중에는 학살에서 간신히 살아남아 미국 철학교수가 된 한나 아렌트가 있었다. 그녀는 그 재판에서 충격적인 광경을 목격하였다. 악마의 화신이어야 하는 아이히만이 악마가 아닌 단순한 옆집아저씨에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에 충실한 평범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그 후 그녀는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라는 명서를 집필하면서 ‘악의 평범성’을 말하였다. 상대방 입장에서의 생각이 없다면 누구나 아이히만이 될 수 있고 또 제2의 아이히만의 등장을 경고하였다. 우리사회는 이번 순실사태를 경험하면서 한나 아렌트가 우려한 제2의 아이히만들을 많이 목격하고 있다. 파란집 사람들이 그렇고, 청문회 스타(?)들이 그렇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들은 모르고 잘못이 없다고 말한다. 이런 이들이 모두 우리 사회의 최고 엘리트집단이라는 사실이 부끄럽고 슬프다.


지족불욕 지지불태 가이장구(知足不辱 知止不殆 可以長久) ‘만족함을 알면 욕됨이 없고, 멈춤을 알면 위태함이 없어 가히 오래갈 수 있다’란 노자의 가르침이 우리 사회 엘리트 집단들에게 경종이 되고 바뀌어야만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국가를 물려줄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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