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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미령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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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인 원장의 사람사는 이야기

이번 자전거 여행은 남수원 일대와 오산 일대를 돌아보는 40㎞의 역사 라이딩으로 컨셉을 잡았다. 2016년 10월 23일 일요일, 오늘이 마침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이다. 그래서 그런지 날씨는 쌀쌀한 15℃이고 안개가 짙고 가끔 빗방울도 바람결에 흩날린다. 하늘은 잿빛이다. 이런 날이 오히려 자전거 여행에는 좋을 수 있다.


비가 와도 안개비 정도이므로 겉옷은 고어텍스 팩라이트 정도면 충분히 비와 체온을 커버할 수 있다. 코스의 90%가 포장도로(온로드)이므로 크로스칸트리(X-C)용 하드테일 자전거인 라이트스피드를 선택했다. 다른 대원들도 같은 복장과 자전거를 선택했다. 이번 라이딩의 초점은 조선조 정조대왕과 죽미령 전투에 맞춰졌다. 그 이외에 역사적 사실들은 라이딩하면서 둘러보게 되며, 싸고 맛있기로 유명한 운봉 숯불 갈비살을 맛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오전 10시경 우리팀 5명은 분당선 망포역에 모였다. 코스 브리핑, 준비체조 후 라이딩에 나선다. 15℃의 흐린 날씨에 바람은 칼이돼 손가락을 베어낼 듯 아리다. 덕영대로를 달리다 황구지천을 지나 남수원 골프장 펜스 옆길을 거쳐 마을길을 둘러보고 용주사 정문 돌계단에 앉아 솜사탕으로 카보로딩을 했다. 10㎞정도 달렸는데 에너지 소모가 많았나보다.


용주사는 대사찰로서 소나무 숲에 둘러싸여 고즈넉한 모습이다. 신라 문성왕 16년(854년)에 갈양사로 창건됐으나 고려 때 전란으로 소실됐다.  정조대왕이 아버지 사도세자의 넋을 위로하고자 1790년 새로 창건한 사찰이다. 용주사의 명칭은 정조의 꿈에 용이 여의주를 물고 승천하는 꿈을 꿨다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항상 아버지를 그리워했던 정조는 꿈자리만 사나워도 언제나 능을 찾았고 그때마다 용주사에 들려 능을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고 한다.


그 후 용주사는 불심과 효행의 본찰로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우리는 용주사를 떠나 지척에 있는 융건릉으로 향했다. 망포역을 출발한지 한시간만에 융건릉에 도착했다. 융건릉은 화산(108m)의 산자락이 품고 있는 사도세자(융릉)와 정조(건릉)가 잠든 곳이다.


사도세자는 영조와 영빈이씨의 둘째 아들로 어려서 매우 총명해 3세에 효경을 읽을 정도였다. 글과 시에 능했으며 세자 책봉 후 영조의 명으로 대리청정하기 시작하자 노론벽파 대신들의 시기와 모함으로 세자와 영조간의 갈등이 생기고 정치적 희생양이 되어 결국 뒤주에 갇혀 8일 만에 죽게 된다.


정조는 아버지의 복권을 위해 존호를 장헌세자로 고치고 묘소도 수은묘에서 현륭원으로 격상시켰다. 그 후 대한제국 1899년에 융릉으로 다시 격상하였고 장조의 황제(사도세자)와 현경의 황후 홍씨의 합장릉 형태다. 정조의 묘는 건릉으로 아버지 사도세자 곁에 부인(효의 선황후 임씨)과 함께 묻혔다. 정조는 효행이 지극해 창덕궁 월례문을 통해 매월 한차례 어머니와 함께 사도세자의 사당인 경모궁을 참배했고, 아버지의 능이 있는 수원화성에 자주 행차한 효성이 알려진 왕이었다. 융건릉은 2009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됐으며 화성8경중에서도 미려함이 으뜸이다.


12시가 넘어, 우리는 융건릉을 떠나, 세마교를 지나 독산성길로 접어들었다. 오늘 라이딩의 최대 고비인 일명 독산성고개다. 경사 12% 1㎞에 이르는 끝없는 언덕이다. 죽을힘을 다해 숨 가쁘게 오른다. 다리의 고통이 무섭게 엄습하는데 가도 가도 끝이 없다. 등줄기에 땀이 흘러 흥건히 젖는다. 결국 고개정상에서 주저앉았다.


독산성은 백제시대 산성으로 전략요충지이다. 둘레 3.6㎞에 달하며 1593년 전라도 관찰사 겸 순변사였던 권율 장군이 이 산성에 주둔할 때 가토 기요사마의 왜군이 독산(정산부근이 민둥산)이므로 물이 없을 거라 여기고 공격하려 하자 권율 장군이 흰쌀을 말에 끼얹어 목욕시키는 척 하여 왜군을 퇴각시켰다 한다. 그 연유로 독산성을 세마대라 부르게 됐다고 한다.


우리는 세마역을 지나 마지막 업힐에 도전한다. 이 고개를 오르면 6.25사변 때 유엔군 전초전이 벌어졌던 죽미령고개다. 죽미령은 세마역과 오산을 가로지르는 고개다.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유엔군의 특수 임무부대인 스미스부대(보병1개 대대, 포병 1개 중대)는 죽미령에 배치된다(1950.7.5). 목적은 북한군 주력부대의 남하를 지연시키는 것이었다.


2차 세계대전의 전승국인 미국은 북한군을 가볍게 봤던 것 같다. 북한군의 전차를 파괴할만한 위협적인 무기도 없고 치밀한 계획도 없이 전투에 임했다. 그러나 북한인민군의 전차에 꼼짝달싹 못하고 퇴로마저 차단당해 포위되어 진지는 붕괴되고 540명중 181명이 전사하고, 각자 탈출하여 후퇴했다고 한다.


자유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이름도 생소한 먼 타국 작은 나라 코리아에서 목숨을 바친 그들의 숭고한 자유수호정신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초전 기념비는 길양쪽에 있으며 한쪽에는 유엔군이 세운 초전기념비(1955.7.5.), 한쪽에는 한국군이 세운 초전기념비(1982.4.6)가 있으며 그 후 초전 기념관을 세우고 탱크를 비롯한 전투 장비들이 전시되고 있다.


유엔군 초전참전 기념관을 떠나자 만추의 비가 촉촉이 내리고 있었다. 오산 가는 대로를 오르는데 어디서 고기 굽는 냄새가 진동한다. 1시가 넘어 배는 고픈데 언덕 끝에 있는 운봉소고기집에서 나는 고기 굽는 냄새였다. 1kg에 4만4,000원 보통 1kg이면 세 명이 충분히 먹는다. 따지면 1인분에 1만5,000원 정도니,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1인분에 만원이 싸다. 우리는 자석 앞의 쇠붙이처럼 소고기 숯불구이 집으로 달려 들어갔다. 밖에는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데, 사르르 녹는 고기 맛에 오늘의 피로가 녹고 있었다.


이제 기흥저수지를 지나 상갈역으로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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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년 첫눈과 송년단상(送年斷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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