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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단] 전문가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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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임 논설위원

씹어 삼키는 행동에 대해 치과의사만큼 많이 공부하고 생각하는 직업이 있을까? 치과의사는 저작과 심미, 발음의 중요성에 대해 연구한다. 치아의 역할 뿐 아니라 구강 주변의 근육과 해부학적 형태에 대해 생각한다. 상실된 치아를 어떠한 방법으로 치료할까, 또 어떻게 하면 잘 씹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공부한다. 이 모든 것의 기본적인 목적은 환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함이다.


2016년 1월, 치과 촉탁의 연구를 위해 일본치과대학의 타마클리닉을 방문하였을 때, 난요우엔이라는 노인요양시설을 방문한 적이 있다. 일본은 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가 14%이상)로 들어선 것이 1994년이고, 2005년에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가 20%이상)를 맞이했다. 우리보다 고령화가 일찍 진행돼, 2000년부터 치과의사가 시설을 방문해 진료(방문진료)하거나 재택진료를 시행하고 있다. 시설을 방문한 치과의사는 오전에는 간단한 발치나 틀니를 위한 인상채득을 실시했고, 치과위생사는 칫솔질 방법을 지도했다. 오후가 되니 고령의 휠체어를 탄 어르신에게 연하내시경 검사를 했다. 이를 통해 현재 먹는 음식을 잘 삼키는지, 평소에 즐겨 찾던 음식을 먹을 수 있는지에 대한 평가를 한 후, 환자의 가족들과 요양보호사들에게 섭식지도를 하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6년차 된 치과의사가 연하내시경을 하면서 섭식방법을 지도하고 있다는 것도 충격이었지만, 어르신들이 구강을 통한 음식섭취를 가능한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감명을 받았다. 우리는 어르신들이 음식을 잘 먹지 못하면 영양섭취를 돕는 다른 방법(경비, 위루, 장루를 통한 경관영양)을 당연히 사용한다. 바꾸어 이야기하면 어르신들의 먹는 즐거움, 씹는 즐거움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2017년 2월, 섭식연하장애의 연구를 위해 7명의 치과연구팀이 동경의과치과대학 연하장애 스페셜 케어 클리닉과 일본치과대학 타마 클리닉을 방문했다. 초고령사회에 먼저 도달한 일본은 어르신들의 흡인성 폐렴의 발병률이 높다는 것을 인지하고, 방문진료가 가능한 치과의사들이 10년 전부터 이에 대한 관심을 갖고 시작해, 5년 전부터 적극적으로 치료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일본 섭식연하 재활학회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은 주로 치과의사라고 하니, 섭식연하장애치료에 대해 치과의사들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경각심을 가지고 기초연구를 위해 방문하게 됐다.


나이가 들어 여러 신체 기능들이 저하되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다. 음식을 보고(인지), 입으로 가져가서 씹어(저작, 섭식) 삼켜야 하는데(연하), 나이가 들수록 자연스러웠던 일상이 힘들어진다. 모든 치아들이 있어서 씹을 수는 있어도 이를 인두로 넘기는 주변 근육들의 힘. 특히 넘길 수 없을 정도로 혀의 힘이 약해져 연하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 치과의사들이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혀의 힘이 약해져서 삼킬 수 없을 때 구강내 장치인 PAP(Palatal Augmentation Prosthesis)를 제작하고, 혀에 대한 훈련과 구강 주변 근육들의 훈련을 통해 음식을 삼킬 수 있도록 지도하고, 씹을 수 있도록 구강내 환경을 정비하는 일, 바로 그 일들이 치과의사들이 해야 할 일이다.


일본에서 섭식기능지원 네트워크가 시작된 계기가 위루를 통해 영양섭취를 받으며 데이케어센터에 다녔던 92세 할머니가 남들이 먹는 것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을 요양보호사가 보고, 의사에게 “뭔가 두리번두리번 하고 있는데 드시고 싶으신 건 아닐까요?”라고 하자, “그럼, 음식을 조금 드려보지” 해서 드렸더니 음식을 씹어서 삼키시는 게 아닌가. 이 경험을 계기로 가급적 구강을 통해 영양섭취를 하도록 노력하게 되면서 위루보다는 경구섭취를 장려하게 되었다고 한다. 앞으로 우리 사회도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되면 더 많은 어르신들이 생기고, 분명 이러한 일들이 많이 있을 터인데, 그 때를 대비해 실력을 갖추어 놓는 일! 바로 우리 전문가들이 할 일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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