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6 (월)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이태원과 할로윈

URL복사

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350)

10월 31일은 미국의 대표적인 축일인 할로윈 데이다. 우연히 이태원의 할로윈을 보게 되었다. 이태원 근처로 가는 차량은 한강다리부터 밀렸다. 새벽 1시경인데도 길을 걸을 수 없을 정도로 할로원 분장을 한 젊은이들로 인산인해였다. 필자의 본가가 이태원이지만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귀신복장, 좀비복장, 강시복장, 신혼부부복장, 캔디복장, 백설공주, 환자복장, 미라, 신데렐라, 스파이더맨, 토르, 아이언맨, 배트맨, 군인, 파자마파티, 해골 등 눈길을 끌 수 있는 다양한 복장들로 매우 흥미로웠다. 젊은이들의 자유로운 복장과 분장을 통한 자기표현을 보면서 우리 민족이 가진 흥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불과 20여년 전만해도 우리 민족의 전통적인 대표 정서를 표현하라고 하면 대부분 ‘한(恨)’이라고 대답하였다. 하지만 요즘 세대의 젊은이들에게는 ‘恨’이란 정서는 가슴에 와 닿지 않을 것이다. 사실 우리의 고유정서는 ‘흥(興)’과 ‘恨’으로 대별할 수 있다. 우리 민족은 예부터 ‘興’이 많은 민족이었다. 신이나면 뭐든지 할 수 있는 ‘興’이 있었다. 그래서 지금도 노래방에 가면 대부분 모두가 가수만큼이나 노래를 잘한다. 모든 모임의 끝은 항상 노래방이다. 우리들의 피 속에는 ‘興’과 ‘끼’가 내재되어 있다. 그런 민족성이다 보니 굳이 다른 나라를 침범할 이유도 없었을 것이다. 스스로도 재미있게 놀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지녔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계절이 뚜렷하다보니 먹거리가 항상 부족하였다. 여기에 다른 나라로부터 늘 침략받고 공격받으면서 생긴 것이 ‘恨’이다. 우리의 ‘恨’은 ‘興’의 반대적인 성격이 강하다. 즐겁지 못해서 서럽고 한스러웠던 것이다. 우리는 결코 남을 못살게 하면서 즐거워하는 민족은 아니었다. 

할로윈의 귀신복장은 귀신들이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게 하여 해코지를 당하지 않으려는 목적에서 시작되었다. 이처럼 다른 나라 귀신은 악의 화신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민담이나 동화에 등장하는 우리나라 귀신은 억울함을 당하여 한을 풀기 위한 귀신들이다. 원래 악에서 출발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유 없는 피해를 주지 않고 선량한 사람은 해치지 않는 것이 다른 나라 귀신들과 확연히 다른 점이다. 우리나라의 귀신은 선악을 구분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었고 선의 입장에서 악을 응징하는 데 귀신의 힘을 사용하였다. 악의 화신이 아닌 억울함의 절규였다. 귀신이 아닌 도깨비도 우리나라는 착한 이를 돌보아주고 악한 이를 괴롭히는 역할을 한다. 반면 일본 도깨비는 이유 없이 선량한 이를 잡아다가 맷돌에 가는 등의 잔인한 모습을 보인다. 이렇게 한국의 귀신은 ‘恨’에서 시작되었고 그 ‘恨’의 원천은 ‘興’에 있었다. 빈곤이나 권력 앞에서 ‘興’을 상실한 백성들의 심리적 돌파구이고 카타르시스가 한국의 귀신이었다. 한국의 무속은 귀신을 숭배한 것이 아니고 달래서 보내기 위해 굿을 하였다. 살풀이도 그들의 ‘恨’을 달래는 춤이었다.

요즘 젊은이들에게 ‘恨’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모르는 사람들이 대다수일 것이다. 그들은 50대처럼 수제비를 먹고 살아보지 않았고, 한 반이 70명인 초등학교 교실에서 잘사는 아이들 소수만이 우유를 시켜먹을 때 부럽게 바라본 적도 없고, 심지어 그런 사실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등록금을 못내는 아이들이 별도로 호명되어 담임선생님과 면담을 하는 것을 본적도 없다. 가난으로 먹고 싶은 것을 먹지 못한 경험이 없는 이들에게 ‘恨’이란 정서는 인식하기 어려운 감정이다. 지금 젊은이들에게 전통적인 ‘恨’이 사라졌다. 그에 따라 그들에게 ‘興’이 살아났고 그것을 즐기고 있다.

이태원 할로윈에서 우리민족의 대표적인 정서가 ‘恨’에서 ‘興’으로 바뀌어가고 있는 것을 보았다. 더불어 세대 간의 분쟁을 보았다. ‘恨’을 모르는 젊은 세대들에게 ‘恨’을 지닌 어른 세대들이 자신들의 경험, 생각, 행동 등을 심으려 하면서 갈등이 생겼다. 모든 가정에서 벌어지는 부모와 자식 간의 분쟁은 ‘恨’과 ‘興’의 대리전쟁이다. 여기서 ‘恨’이 져야 한다. ‘興’이 ‘恨’에 눌리면 안 된다. ‘興’이 ‘恨’보다 더욱 강한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좋아서 하는 자가 최고가 되는 이유이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재테크

더보기

2025년 6월, 미국 증시 S&P500 자산배분 투자 전략

2025년 이후 미국 증시는 다양한 변수로 인해 급격한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시기일수록 효과적인 자산배분 전략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본 칼럼에서는 2025년 6월 현재 미국 증시 상황을 기반으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자산배분 전략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주기적 자산배분 투자는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매매 전략을 수립한다.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은 경제 사이클을 연준의 기준금리 변화에 따라 A~F까지 여섯 단계로 구분하며, 각 국면에 맞는 자산 비중조절을 통해 전략적인 리밸런싱을 가능하게 한다. 현재는 B~C 구간의 가장 후반부로, 위험자산이 마지막 상승 랠리를 펼치는 시기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시점에서는 위험자산을 점진적으로 줄이며 이익을 실현하고, 안전자산의 비중을 늘리는 헤지(hedge) 전략이 필수적이다. 2024년 12월, 연준이 금리 인하를 중단하면서 시장의 유동성이 일시적으로 위축됐고 이에 따라 증시의 조정이 발생했다. 2025년 1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직후 관세전쟁이 시작되며 시장은 하락 폭을 키웠다. 같은 해 4월,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조치를 직접 발표하면서 시장의 공포는 절정에 달했지만, 협상을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