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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격동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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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366)

‘격동의 시대’는 일반적으로 4.19 이후 군사정권부터 문민정부가 수립되기 이전까지 경제적 고도 성장기를 의미한다. 하지만 지금도 한국은 격동의 시대를 지나고 있다. 예전에는 경제적인 면이었다면 지금은 정신·정서·문화적인 면에서 격동의 시대이다. 

요즘 들불처럼 번지는 ‘미투운동’은 정신문화적 격동의 시대를 보여준다. 미투 사건은 개인적 측면과 사회적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다.

개인적 측면에서 보면 어느 사회든지 비열한 인간들이 있다. 많고 적음이 문제이다. 비열한 인간은 대상에 남녀를 구분하지 않는다. 자신의 지위와 힘을 이용해 철저하게 자신의 이익을 추구한다. 그들이 여성에게 행하는 비열함의 하나가 미투이다.

두 번째 사회적 면에서 보면 한국 여성들이 그동안 변질된 가부장적 폐습 아래에서 고통받는 일들이 비일비재했다. 가부장 사회의 기본은 가부장의 철저한 도덕성에 기초한다. 그런 사회에서 도덕성 변질은 심한 사회적인 혼란을 초래한다. 우리사회는 조선시대 사회 전반에 걸쳐 오랫동안 자리 잡은 유교의 도덕성을 기본으로 한 가부장적 사회였다. 유학 중에서도 가장 도덕성을 강조한 주자학이 주류를 이루었다. 한국학을 전공한 일본인 교수 오구라 기조는 ‘한국은 하나의 철학이다. 이(理)와 기(氣)로 해석한 한국사회’에서 500년 이상 유지된 기본적인 유교사상이 철저하게 한국 사람들의 기본의식 속에 침투되어 있으며 자신들은 모르지만 강한 도덕 지향적 사회라고 이야기하였다. 단적인 이야기로 간단한 시비가 붙으면 제일 먼저 하는 이야기가 “너 몇 살이야?”인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서양 물질문명과 같이 들어온 황금만능주의는 우리사회의 기본적 도덕성을 흐리게 하였다. 서양 물질문명은 기독교를 기본적인 도덕적 기준으로 삼았으나 지금 미국의 상태를 보면 기독교적인 도덕관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시점에 미국에서 미투운동이 시작되었다. 여성의 권리회복을 넘어 사회적 도덕성을 회복하려는 몸부림이다. 미국에서 여성적 지위와 조선에서 여성의 지위는 달랐다. 미국에서 여성의 지위는 참정권을 주지 않을 정도로 부속적 위치였으나, 조선 여성들은 집에서 무능한 남편을 이끌고 가정을 수호해야 하는 집안의 주도적인 실질적 주체자였다. 그런 형태가 지금도 대부분 가정에서 나타나고 있다.

반면 사회 속에서는 어른의 지도를 받고 따르는 것이 유교적 사회관이었다. 이를 위해서는 어른의 도덕성이 절대적 조건이었다. 어른의 위치에서 도덕성이 무너지며 발생한 사건이 미투운동이다. 이번 미투운동이 지나고 나면 한국사회는 좀 더 성숙한 사회로 변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더불어 가정에서 보여주는 엄마, 아내의 파워가 사회 속에서 다시 역동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일부 사람들이 지금 시대가 혼란스럽다고 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이제야 비로소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시점이다. 남자들 뒤에 관습적인 차별이 동등하게 평가된다면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한국여성의 힘이 무궁무진하게 나타날 것이다. 박세리의 연못 샷, 김수녕의 10점 화살, 김연아의 점프, 안경선배의 마지막 컬링스톤에 실린 그 엄청난 심리적 중압감을 견뎌낼 수 있는 강한 심장이 한국여성의 근본적인 힘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유명해지기 전에는 그냥 일반적인 옆집 아는 동생, 친구들이었던 그들이 어느 순간에 강한 심장으로 자신의 역할을 해내는 것이 모든 한국여성들이 지닌 공통점이다.

미투운동을 통해 여성들이 실질적인 지위가 상승하여 그 가치가 정확하게 평가되고 자신의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사회가 오면 한국의 역동성은 배가될 것이라 믿는다.

지금 우리는 격심한 문화적 격동의 시대를 지나고 있다. 잘못된 사회관습과 개인적 악습관을 넘어야 한다. 사회나 개인이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것은 도덕적 가치관이 무너졌음을 의미한다. 황금만능주의가 인성보다 더 우선되며 발생한 일이다. 이제 우리사회도 굶지는 않을 정도는 되었으니 본래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살구꽃을 찾아 동네 한 바퀴를 돌아 집에 오니, 꽃이 집에 피어 있었네”란 글귀가 새로운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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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년 첫눈과 송년단상(送年斷想)
올해도 이제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별문제가 없었는데도 사회적으로 혼란하다 보니 분위기에 휩쓸려 어떻게 한해가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나간 느낌이다. 우리 사회는 자다가 홍두깨라는 말처럼 느닷없었던 지난해 말 계엄으로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아마도 올해 10대 뉴스는 대통령선거 등 계엄으로 유발되어 벌어진 사건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금요일 첫눈이 내렸다. 수북하게 내려서 서설이었다. 많이 내린 눈으로 도로는 마비되었고 심지어 자동차를 버리고 가는 일까지 생겼다. 갑자기 내린 눈으로 인한 사고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지 뉴스 어디에도 ‘서설’이란 말을 하는 곳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낭만이 없어진 탓인지 아니면 MZ기자들이 서설이란 단어를 모를지도 모른다. 혹은 서설이란 단어가 시대에 뒤처진 용어 탓일 수도 있다. 첫눈 교통 대란으로 서설이란 단어는 듣지 못한 채 눈이 녹으며 관심도 녹았다. 서설(瑞雪)이란 상서롭고 길한 징조라는 뜻이다. 옛 농경 시대에 눈이 많이 오면 땅이 얼어붙는 것을 막아주고, 눈이 녹으면서 토양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여 이듬해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였다. 첫눈이 많이 내릴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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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금리 인하 사이클 후반부, 나스닥100 자산배분

2025년 11월 3일 고점 이후 약 보름간의 가파른 조정을 거친 나스닥100 지수는 12월 10일까지 약 2주간 반등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주 금요일부터 다시 조정이 시작됐고, 이번 주 내내 이어지고 있는 하락 흐름은 자산배분 투자자에게 중요한 판단 구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현 시점에서 나스닥100 지수의 위치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개별 종목이나 단기적인 수급보다도 연준의 금리 사이클과 그에 따른 시장 구조를 먼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자산배분 투자는 언제나 방향을 맞히는 수단이 아니라, 현재 시장이 사이클의 어느 지점에 위치해 있는지를 판단하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현재 자산 시장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틀 중 하나는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이다. 이 모형에서 금리 인하 사이클은 A, B, C, D 네 구간으로 나뉘며, 각 구간마다 자산별 유불리가 뚜렷하게 갈린다. 현 시점은 B에서 C로 넘어가는 과정의 최후반부에 해당한다. 아직 본격적인 위기 국면인 C에 진입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금리 인하가 누적되면서 시장 내부의 긴장도는 분명히 높아지고 있다. 이 구간의 특징은 위험자산이 마지막 상승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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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