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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갑질과 화(火, 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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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373)

요즘 대한항공 오너 가족 갑질 문화(?)가 세간의 화제다. 까도 까도 나온다고 양파 갑질 가족이라는 말도 들린다. 그들 가족 행동 양상은 대부분 화를 표현하는 방법에 문제를 보인다.

화(火)는 한의학 용어이다. 동의보감에 의하면 「오장육부에 모두 화가 들어 있으며 그것은 평소에는 나타나지 않으나 인간의 온갖 욕심과 감정이 지나치면 나타나는데 그 발동 장소가 모두 다르다. 몹시 화를 내면 간에서 발동하고 자주 화를 낼수록 간이 손상을 받는다. 과음이나 과식을 하면 위에서 발생하며 위장을 해친다. 성욕이 지나치면 신장에서 발생하며 신장이 상한다. 그리고 이런 것들이 모여서 몸의 군주인 심장에서 화가 발생하면 사망한다.」 즉 현대식 표현으로 심장마비 돌연사이다.

화(火)가 온화하면 온기로 사람 몸의 움직임을 주관한다. 격화되어 지나치면 병이 된다. 화의 성질은 온화하면 생명의 원천이 되지만 강하면 다른 물질(오행)을 태워버린다. 금(金)의 기운을 녹이면 폐가 손상되고, 토(土)의 기운을 증가시키면 비장이 상하고, 목(木)의 기운을 태우면 간이 상하고, 수(水)의 기운을 말리면 신장이 상한다. 따라서 화가 강하면 해로움이 매우 크고 변화가 매우 빠르며 증상이 뚜렷하고 죽는 것도 빠르다고 동의보감은 말한다. 

필자가 주목할 것은 ‘온갖 욕심과 감정’이다. 허준은 지나친 ‘욕심과 감정’이 화의 근본이라 정의하였다. 이것은 부처가 말한 사람을 망치는 3가지(삼독;三毒)와 일치한다. 삼독은 ‘욕심ㆍ성냄ㆍ어리석음’으로 지나치게 욕심을 내고, 마음에 맞지 않는 경계에 부딪쳐 미워하고 화내며, 사리를 바르게 판단하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말한다. 이러한 마음은 지혜를 어둡게 하고 악의 근원이 됨으로 삼독심이라고 하였다.

흥미롭게도 허준은 한의학적으로 온갖 욕심이 성냄(화)의 근원임을 밝혔다. 결국 화는 욕심에서 시작한다. 그 가족의 갑질이 까면 깔수록 새로운 추함이 나오는 이유는 욕심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사회적으로 갑질이 차단된다면 그들의 화는 배설되지 않아 더욱 커지고, 다스려지지 않는 화는 화병으로 스스로 애간장을 녹이게 될 것이다. 이는 심리적 감정 배설장애로 인한 고통이라 할 수 있다.

늘 갑 앞에는 을이 있다. 갑질의 반대편에는 을의 화병이 있다. 갑질로 갑이 던지는 감정 배설물의 양만큼 오물을 뒤집어쓰고 당하면서 참는 을은 동일한 양만큼 올라오는 화를 참아야 하기 때문에 화병이 생긴다. 화를 참으면서 애간장이 녹으며, 쌓이면 화병이 된다. 이렇게 애간장이 녹았던 경험과 기억을 지닌 을들이기 때문에 대한항공 오너가의 갑질을 보면서 감정이 공유되었다. 감정이 공유되면 남의 일도 자신의 일처럼 인식된다. 한계 이상의 갑질 내용을 접하면 그동안 참으면서 마음속 깊이 억눌려 있던 을들의 화가 본인들도 모르게 올라온다. 

각자 을들의 내면에서 올라온 감정들이 사회적으로 넓게 공유되면 사회적 변혁이 일어난다. 자유에 대한 열망이나 정의감이 올라와 공유되면 프랑스 혁명 같은 혁명이 된다. 촛불집회가 혁명적 요소를 지닌 이유이다.

대한항공 오너의 갑질로 유발되어 표출되는 을들의 감정이 급속하게 공감대를 형성해가고 있다. 이번에 표출된 감정의 형태는 자유나 정의감보다는 평등에 대한 요구로 보인다. 평등에 대한 요구가 공유되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확산되면, 이번 갑질 사태는 사회평등이라는 사회적 변혁의 이정표를 만들어야 비로소 끝날 수 있다.

자유와 평등은 민주주의의 필수요소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독재와 맞서 자유를 쟁취하는 데 그 힘을 쏟았고 촛불을 통하여 미련마저 떨쳤다. 이제 자유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부족하던 평등이 사회에 뿌리내릴 때가 되었다. 3만불 선진국으로 진입하면서 평등이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난 일이다. 평등에 대한 욕구가 존속해오던 갑질을 더 이상 용납하지 못하면서 나타난 사회현상이다.

을들의 반란이 아닌 사회 진화 과정이다. 다가오는 갑질이 어려운 사회에서 화(火)를 참지 못하면 화(禍)가 된다. 화는 욕심에서 온다. 욕심을 다스려야 화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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