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22 (월)

  • 맑음동두천 -7.5℃
  • 맑음강릉 -0.2℃
  • 맑음서울 -4.6℃
  • 맑음대전 -3.9℃
  • 맑음대구 -2.3℃
  • 맑음울산 1.2℃
  • 맑음광주 -0.4℃
  • 맑음부산 5.2℃
  • 맑음고창 -2.4℃
  • 맑음제주 4.2℃
  • 구름조금강화 -5.8℃
  • 맑음보은 -7.1℃
  • 맑음금산 -6.7℃
  • 맑음강진군 -2.2℃
  • 맑음경주시 -0.8℃
  • 맑음거제 1.9℃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정해진 일과 정해지지 않은 일

URL복사

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379)

출근을 해보니 기공실 싱크대 밑 부분에서 물이 새고 있었다. 하수관 연결 부위에 감아놓는 검정 테이프가 세월이 지나며 삭아서 발생한 일이다. 필자가 손수 검정 테이프를 새로 교체하고 물을 부어 확인한 후에 마무리 지었다. 개원한 지 20년이 되어가니 요즘은 늘 있는 일이다.

개원 초창기에는 인테리어 업자에게 전화하고 빨리 오지 않는다고 하루 종일 노심초사를 했었다. 사실 업자에게 연락이 되어도 업자가 다시 배관공에게 연락을 하여야 하고 그 기술자들이 내원하기까지는 며칠이 걸리는 것이 보통이다. 그럴 때마다 성질이 급한 필자가 직접 고치다보니 이젠 웬만한 것은 직접 고칠 수 있는 실력(?)을 지니게 되었다.

보통 검정테이프 수명이 10년 정도이니 검정테이프로 마감한 공사는 대부분 10년이면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검정테이프가 사용되는 곳은 다양하다. 우선 전기시설이 많고 다음으로 배수시설 연결부위이다. 압력을 받지 않는 곳이라면 문제 발생 가능성이 적지만 컴프레셔나 석션 등과 같이 압력을 받는 기계의 연결부위나 물이 흐르는 배수관련 부위는 조금만 상해도 누수가 발생하기 쉽다. 그래서 요즘은 문제가 발생하면 우선 검정 테이프가 있는 부위를 먼저 점검한다. 검정테이프와 유사하게 고무 제품도 잘 삭는다. 10년 정도면 유니트체어 내부 고무 재질 라인들이 삭아 물이 새기 시작한다.

비단 이런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노트북이나 컴퓨터는 더 심하다. 5년이 넘으면 느려지고 10년이 넘으면 새로운 프로그램이 돌지 않기 때문에 업그레이드하면 안 된다. 장비용 컴퓨터는 인터넷과 연결을 모두 차단하여 사용하고 있다. 한번 엉기면 새로 구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듯이 세상일은 1년에 한번 생기는 일, 10년에 한번은 생기는 일, 20년에 한번은 생기는 일 등이 이미 정해져 있다. 그 일이 무엇인지 언제 발생할지는 모르지만 모든 일이 그렇다. 모든 장비에 사용한도가 있기 때문에 때가 되면 벌어질 일들은 벌어진다.

사람의 일도 우연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정해진 일들이 벌어진 것이 많다. 인간의 육체는 치과 장비처럼 사용시한이 정해져있어 예측이 가능하다. 하지만 마음은 다르다. 정해진 시한도 없고 늙지도 않고 변하지도 않는다.

1년에 한 번이나 20년에 한 번은 발생할 일에서 마음은 해당되지 않는다. 세상일에서 유일한 변수가 사람의 마음에서 발생한 일들이다. 사람 마음에서 시작된 일들은 정해진 세상사가 아니다. 요즘 필자는 어떤 사건이 발생하면 마음의 연관성을 본다. 병원에 물이 새는 일은 마음과 관련이 없으므로 그냥 해결하기만 하면 되고 스트레스 받을 이유가 없다. 마음과 관련되지 않은 일은 노후에 따른 것으로 언젠가 한번은 반드시 발생할 일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생사 또한 마찬가지다. 노화에 따라 반드시 한 번은 발생할 일이다. 20대에는 친구 결혼식에 갔고, 30대에는 아이들 돌잔치를 갔고, 요즘은 친구 부모님들 장례식장과 자식들 결혼식장에 다닌다. 마음과 무관하게 이미 정해진 일들일 뿐이다. 

50대 후반에 들어선 필자가 지나온 과거의 일을 돌아보며 정해졌던 일과 마음에 의해 결정되고 정해지지 않았던 일들을 구분해보았다.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늘 일희일비하였지만 생각해보면 정해진 일들이 벌어진 사건에 대해 그렇게 많은 마음을 썼던 것들이 과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인생의 후반기를 맞이하면서 몇 가지를 생각해본다. 결정된 일보다는 정해지지 않은 마음의 역할을 늘리는 일에 관심을 가진다. 결정된 일들의 규모를 최대한 축소하여 삶의 규모를 줄이는 일이다. 마음의 크기를 줄이는 일이고 소유에 대한 축소이며 에너지 사용을 사물에서 마음으로 이동시키는 일이다. 관심의 방향을 외부에서 내부로 바꾸는 작업이 무소유의 시작이다.

무소유란 결정된 모든 것에 대하여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것을 넘어 마음조차도 놓아버린 단계를 말한다. 마음조차 소유하지 않을 때를 무소유라 한다. 도인이 아닌 필자에겐 어려운 일이기에 우선 정해진 일들을 축소하고 삶의 규모를 줄이는 일부터 시작해본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재테크

더보기

2025년 12월 금리 인하 사이클 후반부, 나스닥100 자산배분

2025년 11월 3일 고점 이후 약 보름간의 가파른 조정을 거친 나스닥100 지수는 12월 10일까지 약 2주간 반등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주 금요일부터 다시 조정이 시작됐고, 이번 주 내내 이어지고 있는 하락 흐름은 자산배분 투자자에게 중요한 판단 구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현 시점에서 나스닥100 지수의 위치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개별 종목이나 단기적인 수급보다도 연준의 금리 사이클과 그에 따른 시장 구조를 먼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자산배분 투자는 언제나 방향을 맞히는 수단이 아니라, 현재 시장이 사이클의 어느 지점에 위치해 있는지를 판단하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현재 자산 시장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틀 중 하나는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이다. 이 모형에서 금리 인하 사이클은 A, B, C, D 네 구간으로 나뉘며, 각 구간마다 자산별 유불리가 뚜렷하게 갈린다. 현 시점은 B에서 C로 넘어가는 과정의 최후반부에 해당한다. 아직 본격적인 위기 국면인 C에 진입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금리 인하가 누적되면서 시장 내부의 긴장도는 분명히 높아지고 있다. 이 구간의 특징은 위험자산이 마지막 상승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