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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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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387)

요즘 이 맹렬한 폭염에 진료실 에어컨에 문제가 있어 고생 중이다. 옆 상가에 새로 상점이 들어와 인테리어를 하면서 우리 에어컨 실외기 위치를 옮긴다고 해 허락해주었다. 요즘은 건물 외관을 위해 실외기를 옥상에 설치한다는 관리소장 말을 듣고 이참에 실외기를 옥상에 올리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옥상에 실외기를 옮기고 문제가 발생했다. 첫날에는 찬바람이 나왔으나 며칠 시간이 지나면서 더운 바람이 나왔다. 아마도 연결한 접속 부분에 문제가 발생하며 냉각 가스가 모두 빠져 나간듯했다. 인테리어 사장이 와서 확인하고 고쳐주기로 했다. 그러나 시행업자로부터 다음 주에 고쳐주겠다는 말만 벌써 두 번째 들었다. 

필자는 옛날 사람이라서 사람을 믿지 않기 때문에 통상 2~3일간 지켜보며 문제 발생여부를 확인하고 공사비용을 지불했다. 젊은 인테리어 사장이 열심히 하는 모습이 좋아보였고 시행하는 사람들도 폭염에 일하는 모습이 마음에 걸려 젊은 사람들은 우리 나이든 사람들과는 다를 것을 믿으면서 비용 이야기를 듣고 바로 송금해주었다. 그런데 오전에 송금하고 문제가 오후부터 발생했다. 오후부터 더운 바람이 나오기 시작했다. 인테리어 사장에게 전화를 하니 시공을 하는 사람이 일정이 있어 다음 주 금요일에는 해결한다고 했는데 그렇게 연기된 것이 벌써 두 번째이다. 젊은 사장은 자기도 업자들이 시간을 어기기 때문에 미안하고 힘들다는 말을 한다. 필자가 그냥 다른 기사를 불러서 추가비용을 주고 고치고 싶지만 문제는 공사를 한 사람이 아니면 문제가 있는 장소를 발견하기 어렵기 때문에 시행자가 고치는 것이 가장 좋다. 그들의 말을 반신반의하며 기다리지만 사실 필자 내면에는 지금 젊은 세대를 믿고 싶은 마음이 크게 있다. 

필자 세대들은 사람을 믿을 수 없었기 때문에 불신을 기본으로 안전장치를 하며 일을 진행해야 했다. 사람이 사람을 믿지 못하는 그런 슬픈 사회를 살아왔다. 그래서 필자는 한번 거래가 트이고 사람이 진실하면 어지간해서는 거래처를 바꾸지 않았다. 모든 일은 꼭 믿는 사람에게만 맡긴다. 그런데 이번에는 필자가 시작한 것도 아니었고 처음 본 인테리어 사장이었지만 30대 초반의 젊은 사람이 열심인 것을 그냥 믿어보고 싶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지금 우리나라 젊은 세대가 필자 세대와 다른 것을 확인하고 싶었다. 그래서 일이 끝난 것에 대한 대가를 요구할 때 결과마저 보자는 말이 차마 나오지 않아서 그냥 송금을 해주었다. 그런데 늘 그렇듯이 이런 일이 생겼다. 사장도 답답할 것이다. 자신도 업자에게 송금을 해버렸기 때문에 비용을 받은 에어컨 업자가 요즘 폭염으로 하루가 대목인 때에 돈이 되지 않는 A/S를 오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젊은 사장에게 문자 하나를 보냈다. “내가 멍청하고 세상을 몰라서 며칠간 작동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송금한 것이 아닙니다. 그냥 젊은 사장이 열심인 것을 믿어보고 싶었습니다. 우리 세대는 그렇게 살았기 때문에 젊은 세대는 적어도 믿고 살아야 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젊은 사장은 업자가 이번 주까지 오지 않으면 자신이 다른 사람들을 불러서라도 해결하겠다고 답변했다. 그것은 새로운 비용이 지불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며 자기 신용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을 의미한다. 필자는 과연 30대 젊은 인테리어 사장이 자신의 신용을 위해 비용을 지불할 것인가에 주목하고 있다. 더위는 진료실의 2개의 에어컨으로 못 견딜 정도는 아니니 필자도 기다려보고 있는 중이다. 

예전처럼 사장을 부르고 필자가 비용을 지불하면 바로 해결되고 에어컨이 작동되어 시원해지겠지만 필자는 변함없이 계속 누군가를 믿지 않는 행동을 계속할 것을 알기에 이번에는 기다려보고 있는 중이다. 그동안 필자가 신념처럼 가져왔던 옳다는 생각을 바꾸려는 노력이 어떻게 결론이 날지 궁금하다. 과연 젊은 사장은 기성세대인 필자의 생각을 바꾸어 줄 수 있을까. 또 필자는 얼마나 인내심을 지니고 기다려 줄 수 있을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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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년 첫눈과 송년단상(送年斷想)
올해도 이제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별문제가 없었는데도 사회적으로 혼란하다 보니 분위기에 휩쓸려 어떻게 한해가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나간 느낌이다. 우리 사회는 자다가 홍두깨라는 말처럼 느닷없었던 지난해 말 계엄으로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아마도 올해 10대 뉴스는 대통령선거 등 계엄으로 유발되어 벌어진 사건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금요일 첫눈이 내렸다. 수북하게 내려서 서설이었다. 많이 내린 눈으로 도로는 마비되었고 심지어 자동차를 버리고 가는 일까지 생겼다. 갑자기 내린 눈으로 인한 사고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지 뉴스 어디에도 ‘서설’이란 말을 하는 곳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낭만이 없어진 탓인지 아니면 MZ기자들이 서설이란 단어를 모를지도 모른다. 혹은 서설이란 단어가 시대에 뒤처진 용어 탓일 수도 있다. 첫눈 교통 대란으로 서설이란 단어는 듣지 못한 채 눈이 녹으며 관심도 녹았다. 서설(瑞雪)이란 상서롭고 길한 징조라는 뜻이다. 옛 농경 시대에 눈이 많이 오면 땅이 얼어붙는 것을 막아주고, 눈이 녹으면서 토양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여 이듬해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였다. 첫눈이 많이 내릴수록

재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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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금리 인하 사이클 후반부, 나스닥100 자산배분

2025년 11월 3일 고점 이후 약 보름간의 가파른 조정을 거친 나스닥100 지수는 12월 10일까지 약 2주간 반등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주 금요일부터 다시 조정이 시작됐고, 이번 주 내내 이어지고 있는 하락 흐름은 자산배분 투자자에게 중요한 판단 구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현 시점에서 나스닥100 지수의 위치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개별 종목이나 단기적인 수급보다도 연준의 금리 사이클과 그에 따른 시장 구조를 먼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자산배분 투자는 언제나 방향을 맞히는 수단이 아니라, 현재 시장이 사이클의 어느 지점에 위치해 있는지를 판단하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현재 자산 시장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틀 중 하나는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이다. 이 모형에서 금리 인하 사이클은 A, B, C, D 네 구간으로 나뉘며, 각 구간마다 자산별 유불리가 뚜렷하게 갈린다. 현 시점은 B에서 C로 넘어가는 과정의 최후반부에 해당한다. 아직 본격적인 위기 국면인 C에 진입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금리 인하가 누적되면서 시장 내부의 긴장도는 분명히 높아지고 있다. 이 구간의 특징은 위험자산이 마지막 상승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험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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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