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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고전에서 길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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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 397

20년 만에 다시 읽은 러셀의 ‘행복의 정복’은 예전에 읽을 때와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다. 예전에 읽을 때는 그냥 지나쳤던 글귀가 이제 필자가 경험을 해보니 글자마다, 단어마다 주옥같이 가슴에 스며들었다. ‘한 쌍의 부부가 평균 두 명 이상의 자녀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들은 자녀를 낳고 싶다고 원할 만큼 충분히 삶을 즐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라는 구절을 읽으면서 매우 놀랐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고 있는 일을 이미 80년 전인 1940년에 기술한 것이 놀라웠고, 그 당시에 이미 선진국에서 그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던 사실에 두 번 놀랐다.

 

‘성공하기 위해서 다른 요소들을 모두 희생한다면, 그 성공은 너무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된다.’ 지금 우리나라 교육이 처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지적하고 있다.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하여 인성교육은 사라졌고, 오로지 점수를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점수에 매진한 결과가 현실에서 벌어지는 사건 사고의 근원적인 원인인 것을 지적하고 있다. PC방 살인사건, 부산 결별 여자친구 일가족 살인사건, 보험금 노린 부모 살인사건, 인천 초등학생 유괴 살인사건 등 지금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고 있는 초강력 범죄들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인성과 윤리와 연관된 사건들이 대부분이며 이것이 러셀이 예측한 ‘비싼 대가’이다. 개인과 가정뿐만 아니라 사회에도 해당되는 일이다. 먹튀 치과, 덤핑 치과, 초저수가 광고 등 지금 우리 치과계가 당면한 현실적인 문제도 역시 자신만의 성공을 위하며 모든 것을 희생시킨 이들에 의한 ‘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는 중이다.

 

‘행복엔 돈이 들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는 거짓 행복에 얼마나 많은 돈을 지불하고 있는가’ 경제적 여유가 행복의 최소한의 조건은 될 수 있지만 필요충분조건은 아님을 명확하게 직시했다. 돈을 벌기 위하여 모든 것을 다 걸면서 ‘생존을 위한 투쟁’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성공을 위한 투쟁’이라고 정정해주었다. ‘사람들이 생존을 위한 투쟁이라고 말하는 것은 실제로는 성공을 위한 투쟁이다. 투쟁을 벌이면서까지 두려워하는 것은 내일 아침을 먹지 못한다는 사실이 아니라, 이웃사람들보다 우월해지지 못한다는 사실인 것이다.’

 

절대적 불행이 아닌 상대적인 불행을 이야기한다. 내가 사는 집이 작아서 불행한 것이 아니고 친구가, 이웃이, 형제가 큰 집에 사는 것이 부럽고 질투나서 불행한 것이라고 정확하게 말하고 있다. 우리사회가 개발도상국 시절에 모두가 다 어렵게 살고 집집마다 자동차가 없던 때에는 지금처럼 자살하는 사람들이 없었다. 없으면 없는 대로 공부 못하면 못하는 대로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주어진 환경에서 자신의 삶에 충실하게 살았다.

 

그런데 지금 중소기업에서는 구인난에 시달리고 삼성 시험에는 10만명이 몰렸다. 1년에 1만3,000명 정도가 자살을 하고 자살 시도자는 그 5배이다. 그의 말처럼 끼니가 없어서 자살하지 않는 것만은 확실하다. 다양한 이유가 현대인들을 불행으로 몰고 있지만 그것은 우리들만의 문제가 아니고 이마 앞서간 사회들이 80여 년 전에 경험했던 것임을 고전을 통하여 알 수 있다. 더불어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의 해결점도 고전 속에서 찾을 수 있다.

 

책은 끝에서 행복을 위해서는 자신이 만든 감옥에서 벗어나기를 권하고 있다. 자신만의 생각에 갇혀 있고, 자신만의 행복을 원하고, 자신만 잘 살기 위해 돈을 모으는 모든 행위가 자신을 가두어 놓는 감옥이 되고, 감옥에서는 결코 행복할 수 없다고 말한다. 게다가 그것을 정열적으로 할수록 최악의 감옥이 된다고 했다. 행복한 사람은 사랑을 받는 사람이며, 사랑을 요구하는 사람이 사랑을 받는 사람은 아니라고 했다.

 

사랑을 주는 사람이 사랑을 받을 수 있고 그런 모든 행위들이 행복을 만들어준다고 했다. 천재지변이나 사고와 같은 불가항력적인 불행을 제외한 다른 불행은 자신의 욕심이 만들어낸 불행이며 이것은 얼마든지 행복으로 전환시킬 수 있음을 피력했다. 책을 읽은 내내 필자는 그의 필체, 문구, 단어, 지적인 통찰에 감탄하고 감동하며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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