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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엘리베이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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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404)

퇴근하고 아파트 입구 현관에서 비밀번호를 누르다가 멀리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기 시작하는 것을 보았다. 내부에 30대 중반의 남성으로 보이는 사람이 있었고 얼핏 눈이 마주쳤다. 그러나 문은 그대로 닫히고 엘리베이터는 올라가고 말았다. 잡아줄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였는데도 무심하게 그냥 올라갔다. 문 앞에서 다시 내려오기를 기다리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 이것은 문화일까? 개인 성향일까? 민족성일까? 아니면 현재 시대를 그대로 보여주는 생활상일까? 뭔지 모를 씁쓸한 마음이 여운으로 계속 남았다.

일본 유학시절에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다른 사람과 마주치면, 항상 상대가 올 때까지 기다리기 때문에 기다리는 시간을 줄여주려고 열심히 뛰던 것과는 너무 대조가 되었기 때문이다. 잠깐 기다려주는 배려를 하지 못하는 이유를 생각해보았다. 우선 여성이라면 모르는 남성과 단둘이 엘리베이터를 타는 것이 심리적으로 부담되어 그럴 수 있다고 생각된다. 그런데 30대 남성이었기 때문에 조금은 달랐을 것이다. 개인적 성향으로 배려하는 것이 귀찮고 혼자 타는 것이 편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물론 매우 급한 일이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그렇게 보이지는 않았다. 민족성이라고 말하기에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훨씬 많기 때문에 아니다.

결국 두 가지 원인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혼자 타는 것이 편한데 굳이 일부러 배려하며 같이 타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개인성향이다. 다음은 지금 우리사회에 팽배한 개인주의와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문화이다. 물론 그리되기까지는 많은 일이 있었다. 타인에게 베푼 배려에 대한 배신이 그리 만들었을 수도 있다. 과거에는 겨울이면 봉사단체에서 기부요청이 많이 들어왔었고 그때마다 성의 표시는 하였는데 요즘은 요청 자체가 거의 사라졌다. 이유는 기부금을 개인적으로 착복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 탄로나고 부터다. 그 방송을 보고 필자도 매월 정기적으로 안전하게 기부할 수 있는 곳을 찾아 지원하고 그 외에는 일체 기부활동을 중단했다. 선심을 이용한 자들이 결국 사회를 불균형적으로 만든 결과다.

매사에 확인하고 확실한 것이 아니면 집행하지 않는 사회로 변해가고 있다. 지금 우리사회가 확인하지 않고 무턱대고 믿을 수 있는 사회는 아니다. 결국 이런 것들이 모여서 같은 아파트에서 입주자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도 무시하고 먼저 가는 무심함으로 나타난 것이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씁쓸한 일이지만 한편으로 생각하면 이해가 되기도 한다. 지금 시대를 단편적으로 확실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요즘 라디오에서 “지하철에서 백팩을 매지 말아 주세요. 뒷사람을 위하여 문을 잡아주세요, 엘리베이터를 기다려주세요”라는 공익광고가 나오고 있다. 물론 일본에서도 마찬가지로 지하철에서 “휴대전화는 타인을 위하여 자제하여 주십시오”라는 멘트가 나온다. 하지만 일본 지하철에서는 통화하는 모습을 보는 경우가 거의 없다. 이미 그들에게는 생활화되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는 기부해달라는 단체가 오면 그 단체에 대한 의심을 먼저 해보아야 하는 것이 생활화되어가고 있다. 사회가 점점 안정화되고 조금씩이라도 믿을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그와 반대로 가는 모습이 보인다.

뉴스나 드라마를 볼 때마다 막장에 막장으로 치달아가는 모습을 보기가 어려워 TV를 끄기 시작한 지 10여년이 되었다. 이제는 무의적으로 그런 정서가 사회전반에 고착화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넘어가는 과정 속에서 겪고 극복해야 할 한 과정이다. 마음의 여유가 생활에 여유를 주기 때문이다. 선진국형은 안정된 생활이 마음에 여유를 주는 것이고, 비선진국형은 불안정한 생활이 마음의 여유를 박탈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사회의 모습은 모두가 불안정한 생활에서 여유를 잃은 상태다. 모든 세대가 그러하고 모든 집단이 그러하다. 때문에 개개인은 더욱 고립화되고 섬이 되어 마음의 여유를 더 잃어가고 있다. 마음의 여유를 만들기 위하여 생활의 안정이 필요한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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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년 첫눈과 송년단상(送年斷想)
올해도 이제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별문제가 없었는데도 사회적으로 혼란하다 보니 분위기에 휩쓸려 어떻게 한해가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나간 느낌이다. 우리 사회는 자다가 홍두깨라는 말처럼 느닷없었던 지난해 말 계엄으로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아마도 올해 10대 뉴스는 대통령선거 등 계엄으로 유발되어 벌어진 사건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금요일 첫눈이 내렸다. 수북하게 내려서 서설이었다. 많이 내린 눈으로 도로는 마비되었고 심지어 자동차를 버리고 가는 일까지 생겼다. 갑자기 내린 눈으로 인한 사고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지 뉴스 어디에도 ‘서설’이란 말을 하는 곳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낭만이 없어진 탓인지 아니면 MZ기자들이 서설이란 단어를 모를지도 모른다. 혹은 서설이란 단어가 시대에 뒤처진 용어 탓일 수도 있다. 첫눈 교통 대란으로 서설이란 단어는 듣지 못한 채 눈이 녹으며 관심도 녹았다. 서설(瑞雪)이란 상서롭고 길한 징조라는 뜻이다. 옛 농경 시대에 눈이 많이 오면 땅이 얼어붙는 것을 막아주고, 눈이 녹으면서 토양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여 이듬해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였다. 첫눈이 많이 내릴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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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국내증시 코스피 분석 | 금리사이클 후반부에서의 전략적 자산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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