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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세대 차이인가? 시대 차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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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408)

한 대학에서 급한 일로 강의를 휴강했던 교수가 어떤 학생으로부터 메일을 받았다. 택시를 타고 어렵게 출강했는데도 불구하고 휴강하여 손해를 보았기 때문에 택시비를 요청한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교수는 학생에게 택시비를 보내주었던 일을 푸념처럼 올린 글이 인터넷에 보인다. 요즘 젊은 20~30대에서 일어나는 일과 사고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이 일이 당연하게 느끼거나 이해가 되면 요즘 젊은 사람이거나 시대를 따라가는 사람이다. 이해가 잘되지 않지만 이해해 보려고 노력하면 시대에 적응하려는 사람이다. 반면 비난하거나 분노가 올라오면 이미 낡은 구시대 사람이다. 

그동안 자신들이 경험하고 살아왔던 행동이나 생각을 모두 뒤집어버리는 상황을 접했을 때 쉽게 인정하고 마음속 깊이에서 동조하기는 그리 쉽지 않다. 필자의 심리적 사고가 완성되던 1970~80년 시기에 우리나라 국민소득은 1,000불이었으며 선생님은 학교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지녔다. 지난 세월 동안 선생님의 권위가 끊임없이 추락하였고 이제는 학생의 의식구조에서 그저 지식을 전달하는 하나의 도구로 인식되었기 때문에 위와 같은 거래가 가능하게 되었다. 필자의 세대는 비록 이렇게 선생님들에 대한 사고가 변화된 3만불 시대를 살고 있지만, 아직도 기본적인 심리구조 속에 선생님들에 대한 생각은 세월이 흘러도 재구성되지 않는다. 나이를 먹으면서 다양성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역량이 증가하는 것이지만, 바뀌지 않는 심리구조로 인하여 변화되는 현상들을 모두 납득하기는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택시비를 보상하라는 학생 행동을 옳고 그름으로 평가하기 이전에 머리로는 이해해 보려고 하지만 가슴에 와 닿지 않는다. 단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일이기 때문이다.

‘조현병’이란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정신병 혹은 정신분열증으로 알던 단어가 어느 날 갑자기 조현병으로 바뀌었을 때의 생소함에 적응되는 데 근 2~3년은 걸렸다. 이제야 단어가 가슴에 와 닿는다. 처음 조현병이란 단어를 접하고 열심히 조사할 때 타당성이 있는 내용이었지만 어느 날 갑자기 정신과학회에서 바꾸어버린 용어가 새롭게 가슴에 와 닿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와 유사한 것이 복지란 단어이다. 필자의 심리적 프레임은 1,000불 시대에 완성되어 필자의 심리구조 속에는 복지에 대한 개념이 부족하다. 필자는 복지에 대하여 교육을 받아보지 못했기 때문에 국가 정책에서 복지에 대한 개념이 새롭게 시작될 때마다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가슴이 받아들이는 데까지 시간이 걸린다. 70년대에는 일하지 않으면 굶는 시대였고 일하고도 월급이 밀리는 경우도 태반이었으니 일하지 않고 받는 복지적 개념을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외에 급격한 정책변화도 이해하고 수용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작년 12월 20일경, 보건소로부터 갑자기 공문이 왔다. 일주일 내로 아동학대에 대한 의료인이 행할 행동 강령에 대하여 비디오를 학습하고 그것을 보건소에 제출하라는 강요(?)를 받을 때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결국 시간이 부족하여 3월까지 연기되었지만 50여년을 전혀 모르고 있던 생소한 행위(용어)를 처음 들을 때 당황함과 가슴에 와 닿지 않는 것은 유사하다. 여러 해가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새로운 직원을 고용할 때마다 경찰서에서 발부받는 성추행경력증명서는 아직도 적응되지 않고 여전히 생소하다. 

사회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변화나 단어(용어) 혹은 새로운 개념 등을 기존 심리적 프레임으로 받아들이며 혼란을 겪으면 이미 그는 기성세대이다. 변화를 빨리 수용하고 포용하면 시대변화를 따라갈 수 있으며 세대 간 간격을 좁힐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의 생각을 고수하고 옳음을 주장하면 변화에 늦어지고 세대 간 간격은 더욱 벌어진다. 특히 그 후유증은 가정부터 시작하여 나타난다. 상황이 포용하기 힘들 정도로 너무나 빠르게 변한다면 심리학은 일단 다양성을 인정하고 나서 자신의 심리가 변화를 소화시킬 수 있을 때까지 충분히 기다릴 것을 충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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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년 첫눈과 송년단상(送年斷想)
올해도 이제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별문제가 없었는데도 사회적으로 혼란하다 보니 분위기에 휩쓸려 어떻게 한해가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나간 느낌이다. 우리 사회는 자다가 홍두깨라는 말처럼 느닷없었던 지난해 말 계엄으로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아마도 올해 10대 뉴스는 대통령선거 등 계엄으로 유발되어 벌어진 사건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금요일 첫눈이 내렸다. 수북하게 내려서 서설이었다. 많이 내린 눈으로 도로는 마비되었고 심지어 자동차를 버리고 가는 일까지 생겼다. 갑자기 내린 눈으로 인한 사고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지 뉴스 어디에도 ‘서설’이란 말을 하는 곳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낭만이 없어진 탓인지 아니면 MZ기자들이 서설이란 단어를 모를지도 모른다. 혹은 서설이란 단어가 시대에 뒤처진 용어 탓일 수도 있다. 첫눈 교통 대란으로 서설이란 단어는 듣지 못한 채 눈이 녹으며 관심도 녹았다. 서설(瑞雪)이란 상서롭고 길한 징조라는 뜻이다. 옛 농경 시대에 눈이 많이 오면 땅이 얼어붙는 것을 막아주고, 눈이 녹으면서 토양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여 이듬해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였다. 첫눈이 많이 내릴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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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국내증시 코스피 분석 | 금리사이클 후반부에서의 전략적 자산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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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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