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30 (수)

  • 맑음동두천 26.0℃
  • 구름많음강릉 28.0℃
  • 구름많음서울 24.5℃
  • 맑음대전 25.8℃
  • 맑음대구 26.1℃
  • 맑음울산 22.5℃
  • 맑음광주 25.0℃
  • 구름조금부산 21.0℃
  • 맑음고창 25.3℃
  • 구름조금제주 18.9℃
  • 구름조금강화 22.5℃
  • 맑음보은 25.4℃
  • 맑음금산 26.8℃
  • 맑음강진군 22.8℃
  • 맑음경주시 28.3℃
  • 맑음거제 21.0℃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신생아 두개골 골절 사건을 접하고

URL복사

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446)

최근 경악할 만한 사건이 두 건 발생했다. 보름 전 광주에서 정부 지원 산후도우미가 신생아를 마구 흔들고, 때리고, 던진 사건에 경악했는데, 불과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부산 신생아 두개골 골절 사건이 보도됐다. CCTV에서 간호사가 신생아를 침대에 던지기도 하고 한쪽 다리만 잡고 옮기는 모습을 보고는 분노를 넘어 뭐라 말할 수 없는 슬픔을 느꼈다. 어쩌다 우리 사회가 이렇게까지 되었을까 하는 안타까운 슬픔이다.

 

이제부터 신생아를 병원에 맡겨야 하고 도우미에게 의뢰해야 하는 엄마들이 어떻게 마음 놓고 맡길 수 있을까. 의심의 눈총을 받아야 하는 선량한 간호사나 도우미들은 얼마나 많은 어려움을 극복해야 할까. 맡겨야 하는 이들도, 맡아야 하는 이들도 모두 안타까운 상황이 되어버린 현실이 참으로 슬프다. 물론 그들이 일부라고 판단하지만 아무리 소수라 하더라도 반인륜적인 행동이 발생한 사건은 변명할 여지가 없다. 사건 빈도나 건수가 아니고 인성과 윤리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원인의 개인적 분노를 가장 약한 자를 대상으로 화풀이한 것이기 때문에 용서가 되지 않는다. 화난 이유는 다양할 것이다. 직업적 불만족이나 갓난아기가 성가시거나 혹은 분노조절장애였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분풀이 대상이 신생아라는 사실이 경악스러운 것이다.


유학에서 인성을 사단과 칠정으로 설명한다. 인간 본성에서 우러나오는 마음씨로 선천적인 도덕성이 사단(四端)이고, 사물을 접하면서 표출되는 자연적 감정이 칠정(七情)이다. 어린아이가 우물에 빠지려고 할 때 누구나 아무 조건 없이 그 아이를 구하려는 마음(측은지심, 惻隱之心)이 있다고 맹자는 성선설의 근거로 삼았다. 거기에 불의를 미워하는 마음(수오지심, 羞惡之心), 양보하는 마음(사양지심, 辭讓之心), 잘잘못을 분별하여 가리는 마음(시비지심, 是非之心)을 합해 사단이라 하였다. 칠정은 기쁨(喜)·노여움(怒)·슬픔(哀)·두려움(懼)·사랑(愛)·미움(惡)·욕망(欲)이다.

 

이번 신생아 학대 사건은 맹자 생각을 기본부터 흔들어 버렸다. 칠정인 분노와 미움이 득세를 하고 사단인 측은지심, 수오지심, 시비지심이 완전히 사라졌다. CCTV를 보면 간호사는 일말의 주저함도 없다. 인형에게 하듯 한 행동은 측은지심과는 거리가 멀었다. 심지어 수건으로 때리는 것은 자신의 화풀이거나 우는 아이의 성가심에 대한 보복이라 생각된다.


우리 사회에서 인성과 윤리가 정상을 벗어난 사건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게임에 열중인 젊은 부모 때문에 아이가 굶어 죽고, 의붓아버지 학대로 아이가 죽었다. 뉴스에서 친구 간에, 가족 간에 홧김에 흉기를 사용한 사건을 접하는 것이 흔한 현실이다. 우리 사회가 인성과 윤리를 오랫동안 방치한 결과이다.

 

인성은 교육을 통해 함양된다. 인성교육은 학교 교육과 밥상머리 교육이 있지만 이미 우리 사회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가족이 같이 식사를 하기도 어려우니 밥상머리 교육은 더더욱 어렵다. 성적 우선주의에 교사 권위가 무너진 지 오래된 학교에서 교육을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수십 년에 걸친 인성교육 부재가 지금 사회 곳곳에서 그 결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나쁜 일은 항상 가장 약한 자부터 시작된다. 그래서 신생아이다. 그 다음은 노인, 아동, 여성이다. 이제 노인학대, 아동학대, 여성대상 폭력이 점점 증가할 것이다. 성범죄 피해자가 아동과 노인이 많은 이유다. 필자가 글을 쓰면서도 참담한 마음이다. 이것은 호텔에서 물컵을 걸레로 닦는 직업의식 불량과는 차원이 다르다. 신생아 폭행은 사회가 유지되는 기본적인 윤리문제다. 우리가 모르는 지방 어디를 가서도 아무런 의심 없이 음식점에서 식사를 편하게 할 수 있는 것은 비록 값싼 재료를 사용할지언정 최소한 먹어서는 안 되는 재료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사회적 기본 윤리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그런 믿음이 깨지면 사회 전체가 불신으로 위험해진다.

 

인성과 윤리에 대한 사회시스템 붕괴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점점 더 심각한 후유증을 맞이할 것이기 때문에 이제라도 고치려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같은 시간에 다른 시대를 살고 있다
외국에서 근무하는 딸이 오랜만에 집에 와 모처럼 대화가 이어졌다. 딸과는 따로 지낸지 오래다 보니 늘 공통의 화제가 적었고 생각의 차이도 컸다. 모처럼 가족이 모두 모인 식탁에서 최근 유행한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좋은 대화 소재가 되었다. 드라마의 인상적인 장면이 가족 모두 달랐다. 덕분에 각자의 생각이 다름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딸은 서울서 상처받고 제주 집에 돌아온 금명을 가족이 돌봐주는 장면을 말하였고, 필자는 관식이가 병원에서 마취에서 깨어나며 자신이 돌을 쌓으러 가지 않았어야 한다고 혼잣말을 하는 장면이 가장 생각난다고 했다. 딸은 외국생활을 하다가 집에 돌아왔을 때 자신의 모습을 금명을 통해서 본 듯했다. 필자는 아버지 관식이의 삶에 대한 생각을 말했다. 관식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에 막내아들 동명을 잃는 최악의 불행을 맞았다. 게다가 자신이 바다에 돌을 쌓으러 나가지 않았으면 죽지 않을 수도 있었다. 가장 행복한 순간에 가족에게 가장 큰 불행을 경험하게 되면, 삶에서 행복지수가 올라가는 순간이 오면 불안지수도 같이 올라가게 된다. 행복할수록 더 불안해지는 아이러니한 마음상태가 된다. 관식이 마음의 반은 평생 자신의 잘못으로 막

재테크

더보기

트럼프 관세전쟁과 자산시장 전망 | 미국채 금리와 달러 인덱스 중심 분석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 선포는 글로벌 경제에 큰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약 100년 만에 이뤄진 대규모 관세 정책으로, 자산시장은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며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특히 미국 증시는 기록적인 변동 폭을 나타내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오늘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이 글로벌 자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미국채(TLT) 금리와 달러 인덱스(DXY)를 중심으로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주기적 자산 배분 전략의 관점에서 향후 대응 전략을 제시해보겠다. 트럼프 행정부는 취임 직후부터 무역 불균형 해소를 목적으로 중국을 포함한 주요 교역국을 대상으로 강력한 관세 부과 조치를 단행했다. 이번 관세 조치는 단순히 무역적자 해소를 넘어 미국과 중국 간 패권 경쟁의 일환으로 해석되고 있으며, 이는 관세전쟁의 장기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시장은 이러한 불확실성 증가를 반영해 4월 2일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고, 시장참여자들은 지금이 긴 하락장의 초입인지, 이벤트로 인한 단기적 주가 조정에 그치는지 알 수 없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채 금리의 급격한 변화와 달러 인덱스의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