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를 고민하고 있는 서울의 한 개원의는 은퇴 준비를 함께 해줄 후배 치과의사를 찾는다는 광고를 냈지만 지분참여 방식에 동조하는 치과의사를 찾을 수 없었다.
일본이나 미국 등에서 활성화돼 있는 은퇴프로그램처럼 은퇴를 계획하는 선배와 신규 치과의사가 일정부분의 지분을 나눠 갖는 식으로 함께 경영하고, 천천히 치과를 물려주는 형식을 도입하고 싶었지만 “그냥 월급쟁이 의사로 남고 싶다”는 의견만 전해 들어야 했다.
또 다른 노년의 치과의사는 “나는 안정적인 은퇴를 하고, 후배는 안정적인 개원을 시작할 수 있는 좋은 시스템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상을 전혀 그렇지 못했다”고 잘라 말했다. 어렵게 함께 일할 치과의사를 찾았지만, 노하우를 전수받은 후배는 10년을 기다려 치과를 물려받는 것보다는 그간 진료하며 쌓아온 환자들의 인맥을 바탕으로 인근에 따로 치과를 차리는 것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선후배가 함께 치과를 운영해 나가는 이러한 시스템은 치과가 포화상태가 되고 경영난이 가중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현명한 대안으로 꼽히지만 아직 정착되기는 이르다는 판단이 우세하다.
“치과계 내부에서 이 같은 문제를 공론화하고 다양한 방법 등을 공유해 문화를 형성해 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시스템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가치 평가기관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선배와 후배 치과의사가 모두 동의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치과의 가치평가가 이뤄져야 원활한 인수인계가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한편, “개원한 지 20년, 30년 된 선배들과 나의 수준을 동일선상에 놓고, 나는 왜 이렇게 경영이 안 될까를 고민하지 말라”는 선배 치과의사들의 얘기도 최근의 상황에서 귀 기울여 봄직한 부분이다.
서울의 한 개원의는 “안정적으로 보이는 선배들도 처음엔 유니트체어 1대로 시작하고, 폐업과 이전을 반복하기도 했다”면서 “지금 있는 환자에게 최선을 다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환자가 환자를 이어오며 자리를 잡게 된다. 선배들과의 규모경쟁은 무의미하다”며 천천히 앞으로 나아갈 것을 주문했다.
개원환경이 악화되고 경영난을 고심하는 치과의사도 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치과계에 체질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없는지, 성급히 생각해서 무리수를 두는 부분은 없는지 되돌아봐야 한다는 선배 치과의사들의 이야기가 새삼 관심을 모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