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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우리들 삶을 기쁘게 하는 것, 슬프게 하는 것, 힘들게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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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461)

일상을 살면서 매일이 같고 따분하고 무료하다고 말한다. 시험에 합격하거나 진급을 하면 기뻐하지만, 그 또한 시간이 조금 지나면 곧 일상이 된다. 요즘 코로나19로 하루하루가 긴장인 상황이 되고 보니 그런 일상에서 누렸던 평범함이 얼마나 행복하였는가를 새삼 깨닫게 되었다. 별일 없는 무료한 하루가 진정으로 행복하고 기쁜 날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일상에서 기쁨이란 것은 맥주를 마실 때 첫 번째 한 모금 같은 짜릿함뿐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통상 기쁨은 익숙함으로 바뀌고 다시 일상이 되고 무료함으로 변한다.


지금 코로나19는 우리를 힘들게 한다. 사람이 있는 곳은 어디를 가도 조심하고 긴장을 늦추질 못한다. 자영업자들은 매출이 급감하고 고객들은 매우 예민해져 있다. 매스컴을 보면 볼수록 우울모드로 들어간다. 연관된 모든 것이 우리를 힘들게 한다.


반면 그 속에서 위험을 감수하고 고전분투하는 의료진들과 관계자들 모습은 삶을 기쁘게 만든다. 하지만 자신들 동선을 숨기며 타인에게 배려하진 않는 사람들 모습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이처럼 한 가지 사건에서 기쁨, 슬픔, 어려움을 모두 경험한다. 물론 경중이 있다. 경중 또한 자신 기준으로 생각하니 타인 입장에서 보면 또 다르다.


코로나19로 드러난 모 종교단체를 보면서 어떻게 그렇게까지 될 수 있을까 하고 의문을 갖는다. 최근 같은 질문을 받은 필자는 이렇게 답했다.

 

“우리가 그 단체만큼 누군가에게 관심을 주고 좋은 말만 해준 적이 있습니까? 상대를 위한다는 전제하에서 아프게 하거나 힘들게 하지는 않았습니까. 그들이 포교에 사용하는 ‘절대적 지지와 칭찬’ 방법으로 가족을 대한다면 부모가 종교에 지겠습니까? 가족이라는 이유로, 상대를 위한다는 이유로 칭찬보다는 충고를 더 많이 하지 않았습니까. 인간은 이성을 지닌 사람이기 전에 본능을 지닌 동물입니다. 동물은 본능적으로 칭찬하면 순해지고 비난하면 화를 냅니다. 모 종교단체는 그런 면에서 매우 탁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소한 그곳에서는 현실을 떠나서 행복을 느끼게 해주었을 것입니다. 어찌 충고와 잔소리가 가득한 집과 비교되겠습니까. 특히 요즘처럼 모두가 힘들어서 타인을 돌아보지 못하는 상황은 더욱 그렇습니다. 아마도 그들에게 배운 대로 타인에게 행하면 반드시 성공할 것입니다. 사회를 보는 눈을 사지선다형 옳은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다양성으로 이해를 하면 모든 것이 답이 됩니다. 우리는 늘 내일도 살아있다는 전제하에서 생각합니다. 물론 10년 뒤에도 살아있다는 전제하에서 옳고 그름을 정합니다. 그런데 어떤 영화에서처럼 내일 죽는다면, 오늘 우리가 행할 일과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도 달라질 것입니다. 시험을 잘 못 봐도 상관없고 돈이 없어도 상관없고 오늘 출근을 해야 할 이유도 없을 것입니다. 결국 옳다고 믿는 것들도 사실은 상대적인 것들입니다. 조금씩 놓고 살아도 되는 이유입니다. 그러면 그런 종교도 필요 없어집니다”라고.


시험에 합격하고, 좋아하는 사람과 결혼을 하고, 기다리던 집을 사고, 첫 아이를 갖는 등 살면서 기쁜 일도 많다. 또 그만큼 슬픈 일도 많다. 실망하고, 화나고, 배신당하는 등 수많은 슬픈 일들이 있다. 어떤 드라마든지 1시간을 보고 기쁜 일과 슬픈 일로 나눠보면 1:9 정도이다. 그러나 현실은 무미건조한 날들이 70% 정도가 된다. 힘들지 않고 무난한 무미건조한 날들이 사실은 행복한 날들인 것을 모르면 삶은 기쁜 일보다 슬픈 일이 더 많다. 하지만 70% 무료하고 평범한 날들이 행복한 날인 것을 안다면 슬픈 일이 그렇게 많은 것만은 아니다. 코로나19 시절을 만나서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한 나날들이었는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평범한 나날은 결코 무료하지도 무미건조하지도 않았고 단지 그 시간을 내가 잘 활용하지 못한 것뿐이었다. 지금 헬스장도 못가고 영화관도 못가고 해외여행도 못 가고 보니, 무엇이든 할 수 있던 시간들이 진정 소중한 기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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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년 첫눈과 송년단상(送年斷想)
올해도 이제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별문제가 없었는데도 사회적으로 혼란하다 보니 분위기에 휩쓸려 어떻게 한해가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나간 느낌이다. 우리 사회는 자다가 홍두깨라는 말처럼 느닷없었던 지난해 말 계엄으로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아마도 올해 10대 뉴스는 대통령선거 등 계엄으로 유발되어 벌어진 사건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금요일 첫눈이 내렸다. 수북하게 내려서 서설이었다. 많이 내린 눈으로 도로는 마비되었고 심지어 자동차를 버리고 가는 일까지 생겼다. 갑자기 내린 눈으로 인한 사고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지 뉴스 어디에도 ‘서설’이란 말을 하는 곳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낭만이 없어진 탓인지 아니면 MZ기자들이 서설이란 단어를 모를지도 모른다. 혹은 서설이란 단어가 시대에 뒤처진 용어 탓일 수도 있다. 첫눈 교통 대란으로 서설이란 단어는 듣지 못한 채 눈이 녹으며 관심도 녹았다. 서설(瑞雪)이란 상서롭고 길한 징조라는 뜻이다. 옛 농경 시대에 눈이 많이 오면 땅이 얼어붙는 것을 막아주고, 눈이 녹으면서 토양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여 이듬해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였다. 첫눈이 많이 내릴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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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금리 인하 사이클 후반부, 나스닥100 자산배분

2025년 11월 3일 고점 이후 약 보름간의 가파른 조정을 거친 나스닥100 지수는 12월 10일까지 약 2주간 반등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주 금요일부터 다시 조정이 시작됐고, 이번 주 내내 이어지고 있는 하락 흐름은 자산배분 투자자에게 중요한 판단 구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현 시점에서 나스닥100 지수의 위치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개별 종목이나 단기적인 수급보다도 연준의 금리 사이클과 그에 따른 시장 구조를 먼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자산배분 투자는 언제나 방향을 맞히는 수단이 아니라, 현재 시장이 사이클의 어느 지점에 위치해 있는지를 판단하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현재 자산 시장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틀 중 하나는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이다. 이 모형에서 금리 인하 사이클은 A, B, C, D 네 구간으로 나뉘며, 각 구간마다 자산별 유불리가 뚜렷하게 갈린다. 현 시점은 B에서 C로 넘어가는 과정의 최후반부에 해당한다. 아직 본격적인 위기 국면인 C에 진입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금리 인하가 누적되면서 시장 내부의 긴장도는 분명히 높아지고 있다. 이 구간의 특징은 위험자산이 마지막 상승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험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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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