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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금단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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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481)
최용현 대한심신치의학회 부회장

건강검진 결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좀 높아졌다. 먹는 것에 대한 검토를 하고 즐겨 마시던 믹스커피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식후에 한 잔, 그리고 일하는 도중에 힘들 때마다 쉬면서 한 잔씩 마시다 보니 적어도 하루에 5~6잔은 마신 듯하다. 별일 아니라 생각하고 중단했는데 식후에 늘 마시던 것을 끊으니 금단증상이 나타났다. 처음 나타난 증상은 불안증이다. 뭔지 모르지만 마무리되지 않은 듯한 느낌이 지속되었다. 아메리카노 혹은 향이 강한 차로 대치해 봤지만 믹스커피의 단맛은 흉내 낼 수 없었다. 단맛에 길들여진 혀끝은 끊임없이 뇌에 자극을 주어 단맛을 찾도록 유혹했다. 다음으로 짜증이 나타났다. 장난감을 사달라고 조르는 아이 같은 단순한 그런 짜증이었다. 다음으로 우울감이 왔다. 매사에 의욕이 사라지고 무력감이 나타났다.

 

결국 무작정 참는 것보다 변화를 주기로 생각을 바꾸었다. 혀와 뇌에 믹스커피와 유사한 조건을 만들어 주는 것을 찾았다. 믹스커피는 커피의 깔끔함과 단맛을 지니고 있다. 이와 유사하게 식후에 일단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단맛은 고구마로 대체했다. 아메리카노와 고구마라는 잘 어울리지 않을 듯한 조합이 효과를 나타냈다. 식후에 나타나던 믹스커피 생각이 줄어들었다. 일하는 도중에 생각나면 그때도 고구마와 우유를 먹었다. 일종에 고구마라테(?) 맛이다. 3주가 지나니 믹스커피에 대한 생각이 사라졌다. 고구마를 먹는 빈도도 줄어들었다. 이젠 아메리카노만 마시거나 혹은 우유에 커피를 타서 마시는 것으로 대체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이번 일로 습관의 무서움을 알았다. 길들여진 뇌의 요구는 지속적 욕구와 갈망으로 나타나며 단순히 참는 것으로 해결하기 어려웠다. 길들여진(중독된) 뇌가 지속적인 공급을 받기 위해 몸과 마음을 공격하는 것이 금단현상이다. 뇌의 집요한 구속에서 탈출해야 성공할 수 있다. 이와 유사한 것은 여러 가지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다이어트이다. 뇌는 늘 충분한 당분과 포만감을 요구한다. 익숙해진 요구량에 모자라면 뇌는 바로 마음을 공격을 한다. 불안, 짜증, 우울, 무력감을 유도한다. 뇌의 집요한 공격에서 이기는 것은 쉽지 않다. 결국 뇌를 자극하지 않는 그 무엇이 반드시 필요하다. 뇌와 싸워서 이기는 것은 성인이 아니고는 거의 불가능하다. 뇌가 바로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단순히 의지의 문제가 아니다. 뇌가 지닌 생존을 위한 방어기전이기 때문이다. 개인 의지로 수 억 년 동안 만들어진 뇌의 방어기전을 싸워서 이길 수는 없다. 따라서 뇌의 요구를 들어주면서 원하는 것을 해결해야 한다.

 

위의 포만감을 원하면 칼로리가 적은 것을 배불리 먹어줘야 한다. 단것을 원하면 저인슐린 식품으로 대체해야 한다. 단백질을 섭취하고 운동을 하여 근육을 키우고, 그 근육으로 칼로리를 태워 없애야 한다. 이것이 뇌가 허락하는 방법이다. 헬스 코칭도 뇌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면서 거슬리지 않는 방법이다. 식이조절 다이어트를 할 때 나타나는 불안, 짜증, 우울, 무기력 같은 심리적 변화와 싸워서 이기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이어트 효과를 유지하려면 뇌와 타협하거나 최소한 방어기전이 작동하지 않도록 속여야 한다. 의지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마약 중독자가 자신의 의지로 끊을 수 없듯이 다이어트도 마찬가지다. 뇌의 방어기전과 싸우면 지고 타협하면 성공하는 것뿐이다. 믹스커피를 끊으면서 나타난 금단현상으로 뇌의 자기방어기전을 체험했다. 의지 문제가 아님을 알게 되었다. 뇌 역시 다른 장기들과 마찬가지로 스스로 살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는 것뿐이다. 잉여 에너지를 지방으로 비축시켜서 비만으로 질환이 발생하지만 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장기가 마찬가지지만 뇌가 다른 것은 마음을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뇌의 방어기전과 싸워서 이길 수 있는 의지는 없다’ 이것을 아는 것이 습관 행동 변화의 시작이다. 다이어트의 시작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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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년 첫눈과 송년단상(送年斷想)
올해도 이제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별문제가 없었는데도 사회적으로 혼란하다 보니 분위기에 휩쓸려 어떻게 한해가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나간 느낌이다. 우리 사회는 자다가 홍두깨라는 말처럼 느닷없었던 지난해 말 계엄으로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아마도 올해 10대 뉴스는 대통령선거 등 계엄으로 유발되어 벌어진 사건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금요일 첫눈이 내렸다. 수북하게 내려서 서설이었다. 많이 내린 눈으로 도로는 마비되었고 심지어 자동차를 버리고 가는 일까지 생겼다. 갑자기 내린 눈으로 인한 사고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지 뉴스 어디에도 ‘서설’이란 말을 하는 곳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낭만이 없어진 탓인지 아니면 MZ기자들이 서설이란 단어를 모를지도 모른다. 혹은 서설이란 단어가 시대에 뒤처진 용어 탓일 수도 있다. 첫눈 교통 대란으로 서설이란 단어는 듣지 못한 채 눈이 녹으며 관심도 녹았다. 서설(瑞雪)이란 상서롭고 길한 징조라는 뜻이다. 옛 농경 시대에 눈이 많이 오면 땅이 얼어붙는 것을 막아주고, 눈이 녹으면서 토양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여 이듬해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였다. 첫눈이 많이 내릴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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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금리 인하 사이클 후반부, 나스닥100 자산배분

2025년 11월 3일 고점 이후 약 보름간의 가파른 조정을 거친 나스닥100 지수는 12월 10일까지 약 2주간 반등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주 금요일부터 다시 조정이 시작됐고, 이번 주 내내 이어지고 있는 하락 흐름은 자산배분 투자자에게 중요한 판단 구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현 시점에서 나스닥100 지수의 위치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개별 종목이나 단기적인 수급보다도 연준의 금리 사이클과 그에 따른 시장 구조를 먼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자산배분 투자는 언제나 방향을 맞히는 수단이 아니라, 현재 시장이 사이클의 어느 지점에 위치해 있는지를 판단하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현재 자산 시장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틀 중 하나는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이다. 이 모형에서 금리 인하 사이클은 A, B, C, D 네 구간으로 나뉘며, 각 구간마다 자산별 유불리가 뚜렷하게 갈린다. 현 시점은 B에서 C로 넘어가는 과정의 최후반부에 해당한다. 아직 본격적인 위기 국면인 C에 진입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금리 인하가 누적되면서 시장 내부의 긴장도는 분명히 높아지고 있다. 이 구간의 특징은 위험자산이 마지막 상승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험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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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