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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마음을 불편하게 만드는 알고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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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495)
최용현 대한심신치의학회 부회장

한두 달 전쯤 MS사에서 원도우10 업데이트를 강행하고부터 컴퓨터를 켜면 어제 보았던 웹사이트가 저절로 켜진다. 그때마다 잠깐 놀란다. 필자 컴퓨터는 집이든 병원이든 모든 사람이 비밀번호를 공유하기 때문이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내가 보았던 사이트나 쇼핑 내력 혹은 게임 등을 다른 사람이 알게 되는 것이 그리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자주 이용하는 것을 기억했다가 빠르게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알고리즘 기법을 개인 컴퓨터까지 적용시킨 듯하다.

 

얼마 전 스마트폰 인터넷 뉴스 기사에 대해 지인과 대화를 할 때 일이다. 본인 스마트폰에서 구글 뉴스에 뜬 것이니 필자도 열어보면 볼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이에 필자는 스마트폰 구글 뉴스에 뜨는 기사는 사람마다 취향에 맞춰 나타나기 때문에 모두 다르다고 말해주었다. 개인이 검색한 기록과 열어본 기사를 기억해 알고리즘이 유사한 기사들을 검색, 우선순위로 배정해 보여주기 때문에 모든 사람의 스마트폰 뉴스 기사 배열이 다르며 검색해주는 것도 다르다. 디지털 뉴스가 종이 신문처럼 일률적이지 않은 지는 오래되었다. 상품 하나 검색해도 인터넷에 접속할 때마다 배너광고로 끊임없이 보여준다. 컴퓨터 게임을 하다가 중단하고 다시 시작할 때면 이전에 멈춘 곳부터 이어서 시작된다. 유튜브도 첫 화면을 보면 내가 자주 검색한 내용 위주로 편집돼 보여준다. 모두 알고리즘이 작동된 이유다.


알고리즘이 생활을 편하게 만들어 준 부분도 인정하지만, 원하지 않는 사생활 정보까지 침해하고 들어오는 것은 달갑지 않은 일이다. 또 개인이 다양한 정보에 노출돼야 생각의 폭을 확장하고 다양성을 인정하게 되는데 알고리즘은 개인 취향에 점점 더 몰입되게 해 사고를 편협하게 만들고 그것을 강화시킬 가능성을 높인다. 트럼프니즘이 만들어진 한 가지 이유라 생각한다. MS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애플을 구매하고 Unix책을 읽어보지만 이미 오랜 세월 동안 익숙해진 MS에서 탈피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닌 것을 확인한다. 시대 변화에 빨리 적응해야 하는 것은 맞는 말이지만, 강제로 강요당해 의지와 상관없이 바뀌는 것은 그때마다 불편하다. 윈도우7을 고수하다가 MS에서 지원을 중단하면서 어쩔 수 없이 기존 컴퓨터를 몇 대 바꿨다. 유일하게 병원 CT와 파노라마 장비는 아직도 윈도우XP를 사용하고 있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방사선 네트워크만 별도로 고립시켜 인터넷을 차단했기 때문에 자동 업그레이드가 되지 않아서 가능했다.

 

컴퓨터가 편리한 세상을 만든 것은 사실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시간 경과에 따라 잊혀지거나 퇴색되는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결코 달갑지 않다. 살다보면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은 일도 있지만 빨리 잊고 싶은 일들도 있다. 그런 일들이 아날로그 사회에서는 시간과 함께 사라져 갔지만, 디지털 사회에서는 생생하게 기록으로 남는다. 사라지는 것이 아니고 새로운 것에 의해 덮일 뿐이니 언제든 다시 호출될 수 있다. 페이스북이 스스로 3~5년 전 사진과 기록을 간간이 보여주는 것도 그리 달가운 일이 아니다.

 

디지털화가 점점 고도화될수록 아날로그 마음은 여러 가지로 불편해질 가능성이 높다. 우선 새로 배워야 할 것이 증가되고 습득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그동안 그냥 사는 데 전혀 문제없었던 사람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것을 강요당한다. 그중 가장 큰 변화가 은행이다. 폰뱅킹이 증가되면서 은행들은 오프라인 점포를 줄이게 되었고 은행 창구에만 익숙한 노인층들은 지점을 가기 위해 먼 거리를 이동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나이가 들수록 변화보다는 익숙한 생활을 해야 하건만, 디지털 사회는 아날로그 인간에게 획일적인 변화를 요구한다. 디지털 사회가 노인에 대한 배려가 필요한 이유이지만 현실적으로는 노인들이 배제되고 있다.

 

요즘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프로그램이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것도 많은 사람들이 디지털화된 도시 생활에 지친 탓이라 생각한다. 언젠가는 필자도 디지털 사회에서 벗어나 변화가 적은 아날로그 사회로 가는 것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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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년 첫눈과 송년단상(送年斷想)
올해도 이제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별문제가 없었는데도 사회적으로 혼란하다 보니 분위기에 휩쓸려 어떻게 한해가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나간 느낌이다. 우리 사회는 자다가 홍두깨라는 말처럼 느닷없었던 지난해 말 계엄으로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아마도 올해 10대 뉴스는 대통령선거 등 계엄으로 유발되어 벌어진 사건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금요일 첫눈이 내렸다. 수북하게 내려서 서설이었다. 많이 내린 눈으로 도로는 마비되었고 심지어 자동차를 버리고 가는 일까지 생겼다. 갑자기 내린 눈으로 인한 사고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지 뉴스 어디에도 ‘서설’이란 말을 하는 곳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낭만이 없어진 탓인지 아니면 MZ기자들이 서설이란 단어를 모를지도 모른다. 혹은 서설이란 단어가 시대에 뒤처진 용어 탓일 수도 있다. 첫눈 교통 대란으로 서설이란 단어는 듣지 못한 채 눈이 녹으며 관심도 녹았다. 서설(瑞雪)이란 상서롭고 길한 징조라는 뜻이다. 옛 농경 시대에 눈이 많이 오면 땅이 얼어붙는 것을 막아주고, 눈이 녹으면서 토양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여 이듬해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였다. 첫눈이 많이 내릴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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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금리 인하 사이클 후반부, 나스닥100 자산배분

2025년 11월 3일 고점 이후 약 보름간의 가파른 조정을 거친 나스닥100 지수는 12월 10일까지 약 2주간 반등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주 금요일부터 다시 조정이 시작됐고, 이번 주 내내 이어지고 있는 하락 흐름은 자산배분 투자자에게 중요한 판단 구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현 시점에서 나스닥100 지수의 위치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개별 종목이나 단기적인 수급보다도 연준의 금리 사이클과 그에 따른 시장 구조를 먼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자산배분 투자는 언제나 방향을 맞히는 수단이 아니라, 현재 시장이 사이클의 어느 지점에 위치해 있는지를 판단하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현재 자산 시장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틀 중 하나는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이다. 이 모형에서 금리 인하 사이클은 A, B, C, D 네 구간으로 나뉘며, 각 구간마다 자산별 유불리가 뚜렷하게 갈린다. 현 시점은 B에서 C로 넘어가는 과정의 최후반부에 해당한다. 아직 본격적인 위기 국면인 C에 진입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금리 인하가 누적되면서 시장 내부의 긴장도는 분명히 높아지고 있다. 이 구간의 특징은 위험자산이 마지막 상승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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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