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수)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흔들리는 세상 속에서 중심잡기

URL복사

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502)
최용현 대한심신치의학회 부회장

춤이나 운동이나 몸을 사용하는 것을 배울 때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이 중심 잡기이다. 모든 춤은 단전을 잡아당겨 힘을 모으며 시작된다. 단전이 춤의 코어가 되어 어떤 동작도 컨트롤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창이나 성악도 마찬가지다. 아이가 첫걸음을 걷기 위하여 수만 번 넘어지는 것도 중심잡기를 터득하기 위한 과정이다. 몸뿐만이 아니다. 사상, 철학, 마음, 생각, 인간관계와 같은 모든 것에서 중심을 잡는 것이 처음 시작이다. 하지만 오래 시간이 지나거나 초심을 잃거나 생각 없이 살다보면 중심을 잃고 대세에 휩싸이는 경우가 생긴다.


요즘 시대는 중심잡고 살기에 결코 쉽지 않은 환경이다. 매일 새로 발생한 코로나 감염자 수를 확인하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모든 건물의 출입구에서 체온측정을 해야 한다. 치과에서도 내원하는 모든 사람을 체온측정하고 시간을 기록해야 한다. 모두가 잠정적 보균자로 의심받는 상황이다. 뉴스는 갈수록 험악해지고, 드라마는 경쟁적으로 사악해졌다. 부동산과 주식은 광기로 끝이 없을 것처럼 오르고, 젊은 사람들이 너도나도 빚으로 뛰어들고 있다. 이런 시대 환경 속에서 스스로 중심을 잡고 사는 것이 쉽지 않다.

 

이럴 때 필자는 고등학교에서 배운 미분과 적분을 생각해본다. 시간을 미분하면 지금 이 순간이다. 이 순간에 벌어진 모든 것들이 미분 상황이다. 이 상황은 3가지로 나뉜다. 과거에 행한 일이 결과로 나타난 것, 이제 새로 시작하는 것, 과거에서 미래로 진행 중인 것이다. 이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는 데에 적분이 필요하다. 시간을 적분하면 과거를 지나온 행적이다. 하나의 사건을 평가하는데 미분과 적분으로 나누어 생각해보면 실체에 조금 더 근접할 수 있다. 세상 환경이란 춤꾼에게 무대와 같다. 어떤 무대가 되었든 단전에 중심 잡고 추는 것은 동일하다. 무대가 좁으면 좁은 대로 넓으면 넓은 대로 상황이 다를 뿐이다. 어떤 환자라도 신경 치료하는 방법은 같다. 다만 근관이 막혔으면 막힌 대로 최선을 다하든가 아니면 발치를 할지 판단하면 된다. 빠르게 변해가는 환경에서 우리 삶도 자신만의 중심이 필요하다.


며칠 전, 지인 자녀가 결혼을 하는데 요즘 오른 전세값으로 인해 월 90만원을 내는 월세 집을 구했다는 말을 들었다. 신혼 초에 월세를 90만원을 내야 하는 환경이 지금 결혼 적령기인 젊은 세대 앞에 놓인 현실이다. 이런 상황을 맞이한 젊은이들이 정상적으로 자기중심을 잡고 사는 것이 가능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가 한창 꿈을 펼쳐야 할 젊은 세대를 빚을 내어 집을 구하고 주식을 사게 만들고 있다. 부모 찬스가 없으면 결혼도 할 수 없는 사회가 되어버렸다.

 

초등학교에서 인간 생활의 기본요소를 의식주라 배웠건만 지금 우리 사회는 젊은 세대에게 주거할 권리를 박탈하고 있다. 부동산으로 돈을 벌겠다는 욕심들이 만들어낸 결과다. 탐욕은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 젊은 세대에게 거주할 곳을 박탈한 사회는 머지않은 훗날 반드시 그 대가를 혹독하게 치를 것이다. 주거 마련이 어려워 결혼을 포기하는 커플이 증가하고 결혼을 해도 교육이 어려워 아기 낳는 것을 포기하는 경우도 수용되고 있는 사회가 되었다. 과연 지금 우리 사회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궁금하다. 확실한 것은 지금 우리 사회는 분명 정상에서 많이 벗어나 있다는 사실이다.


자연법칙은 늘 다시 돌아오는 순환을 한다. 많이 벗어날수록 돌아오는 과정에 더 큰 고통이 따른다. 환경이 이렇다 보니 마음 또한 불안정한 것은 당연하다. 마음이 불안하니 예민해지고 분노하고 조절되기 쉽지 않다. 마음 중심을 잃어버린 탓이다. 옳고 그름이 흔들리고, 정상과 비정상이 흔들리고, ‘뉴노멀’과 ‘뉴어브노멀’이 ‘노멀’이라는 말장난으로 비정상이 정상을 왜곡하는 사회로 변해버렸다. 하지만, 이런 지금이 정신을 차리고 자신만의 중심을 잡아야 할 때이다. 비정상이 정상으로 순환하는 것이 자연법칙이기 때문이다. 산이 지나면 골이 나온다. 지구는 둥글기 때문이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맞는 말이라도 항상 옳은 것만은 아니다
살다보면 맞는 말인데 옳다고 하기에는 어려운 것들이 있다. ‘맞다·틀리다’는 참과 거짓을 나누는 명제로 객관적인 관점이고, ‘옳다·그르다’는 주관적 관점이기 때문이다. 객관적으로는 맞는 것이지만 주관적으로는 옳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는 것이다. 옳고 그름에 대한 인식은 선거에서 보였듯이 개인에 따라 차이가 크다. 반대로 옳다고 하는 말이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자신이 항상 옳다고 생각하는 시어머니 잔소리나 혹은 직장 상사나 선생님, 선배 혹은 부모가 될 수도 있다. 얼마 전 전공의대표가 대학 수련 병원 시스템을 이야기하면서 “의대 교수는 착취사슬 관리자, 병원은 문제 당사자”라고 표현하였다. 객관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대학병원 현 상태를 명쾌하게 한마디로 정의한 깔끔한 표현이었다. 다만 모두가 알고 있지만 차마 입 밖으로 낼 수 없었던 사실로 맞는 말이다. 그런데 그 표현을 보면서 뭔가 마음이 불편함을 느꼈다. 수련의가 지도교수들을 착취의 관리자라고 표현한 것을 보면서 내내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도제식 교육이 남아있는 몇 안 되는 직업 중 하나가 의료계인데 이런 도제식 교육적 개념을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기술자는 교과서에

재테크

더보기

원달러 환율과 인플레이션

연고점을 경신하는 달러원 환율 원달러 환율(달러원 환율 같은 뜻이다)이 연고점을 연이어 경신하고 있다. 4월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53.2원이었는데, 글을 쓰고 있는 4월 9일은 장중 1,355원까지 올랐다. 원달러 환율 상승이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천정이 뚫려있는 모양새다. 외환 당국이 방어를 하던 환율 박스권도 돌파된 상황이다. 환율이나 금리 같은 경제지표의 최신 가격을 단순히 지식으로 알고 있는 것과 환율 상승이나 금리 인하의 이유를 올바르게 해석하는 것과는 천지차이다. 그리고 올바른 해석을 바탕으로 실제 투자에 적용해 수익을 내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매크로 변화의 표면적인 이유를 겉핥기 하거나 뉴스에서 제공되는 뒷북 설명을 뒤따라가기도 바쁜 것이 현실이다. 필자는 2023년 초부터 일관되게 원달러 환율 강세를 대비한 달러화 자산의 중요성에 대해 본 칼럼과 유튜브를 통해 강조해왔다. 그리고 실제로 투자에 적용해 작년 초 미국주식, 미국채, 금, 비트코인 등 원화 약세를 헤징할 수 있는 달러화 표기 자산들을 전체 총자산의 80%까지 늘려 편입했으며, 원달러 환율 상승의 리스크 헤지는 물론 추가적인 수익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