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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막말녀, 그리고 한약 한 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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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 (85)

오늘은 택시 막말녀가 인터넷 검색어 1위에 올랐다.

 

지하철 막말녀, 화장실 막말녀 등등 상상을 초월하는 일들이 벌어지건만 하도 흔하게 들려이젠 별로 놀랄 만한 일도 아니라 여겨진다. 대부분이 나이 많은 분들에게 버릇없이 마구 반말하고 욕을 하며 하대한 경우이다. 이는 그들의 마음 속에 연장자에 대한 공경심이 없기 때문이며, 이것은 그들의 삶과 연관된 어른들이 그런 존경 받을 모습을 보여 주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한번이라도 감동 어린 사랑을 접해본 사람이라면 그런 모습을 보이진 않았을 게다. 아니 어쩌면 어른들에 대한 분노를 지니고 있다가 만만한데서 터뜨렸을 가능성도 있다. 혹은 경제성을 가치 기준으로 삼고 상대적으로 빈곤층을 천시하는 그런 생각을 지녔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어떤 연유였든 간에 개인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린 시절 한약을 달여 주시던 어머니가 지금 아이들에겐 없다. 학원을 정해주고 시험 스케줄을 잡아주는 엄마는 있으나 정성껏 약을 달이던 어머니의 모습은 없다. 예전 어머니들은 한약을 한 재 지어오시면 약탕기에 약을 넣고 좋은 물을 구하기 위하여 일부러 우물에 가서 길어다가 넣고 창호지로 덮고는 김이 빠지지 않게 다시 밀가루 반죽으로 주위를 밀봉하고 약한 불에 약을 정성껏 달였다. 행여나 약이 탈까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노심초사하는 그런 어머니의 모습을 지금은 전혀 볼 수가 없다. 지금은 한약방에 전화를 하여 증상을 이야기하면 다 달여져서 팩 속에 든 한약이 택배로 온다. 팩 속에 든 한약을 먹으면서는 옛날 우리 어머니들이 만들어주신 그런 정성과 사랑을 느낄 수 없다.

 

이 시대에 한약이 없는 것이 아니라 정성이 없다. 그러기에 정서가 없는 것이다. 정서는 마음의 고향이다. 정서가 없다는 것은 돌아갈 고향이 없는 나그네와 같기 때문에 마음이 영원한 방랑 생활을 하게 되는 것이다. 마음의 방랑은 결국 외로움으로 돌아오고, 쉬지 못하고 안식을 얻기 어려워져서 결국 병이 생기게 된다. 그래서 어린 시절에 겪고 느껴야 할 정서가 매우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요즘 아이들은 그런 정서를 누릴 방법이 없다. 그나마 유일하게 느낄 수 있는 정서라고는 강아지 키우기, 관상어 기르기 정도일 것이지만, 그것으로는 어머니의 정성을 느낄 때의 가슴 뭉클함을 얻을 수 없다. 이런 가슴 뭉클함은 매우 중요하다.

 

사람이 살다보면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선다. 그리고 본인이 알면서도 유혹에 빠지는 일 또한 허다하다. 그럴 때 이런 어머니의 정성을 느껴본 사람이라면 유혹에 빠졌을 때에 흘리게 될 어머니의 눈물이 생각나서 결코 나쁜 길로 가기 어려운 것이다. 그러기에 좋은 어머니에게서 좋은 아이들이 성장하게 된다. 정서는 감성을 만들고 그런 감성의 깊이가 결국 모든 창작활동의 원천이 된다. 문학, 예술, 건축 등 모든 창작활동의 근본이 감성이다. 그런데 정서가 없어짐으로 인하여 감성을 발달시키지 못하게 되어 점점 창작분야의 퇴보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즉 음악, 미술 등의 예술분야에서 이중섭과 같은 대가가 나오기 어려운 구조로 가고 있다. 부모들이 아이들을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해 힘을 쓰는 것보다는 좋은 정서를 만들어 주는 것이 더욱 중요하건만 그러지 못하는 현실을 보니 참으로 안타깝다. 


서울에 있는 고등학교에서 한 반에서 4등 안에 들어야만 서울에 있는 대학을 간다는 말들이 있다. 이 말을 처음 듣는 순간 필자는 그 모든 아이들이 초등학교부터 고3 막바지까지 밤늦도록 학원에서 그토록 공부를 한 결과라기에는 뭔가 너무 초라하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어디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는 모르지만 확실한 것은 이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하지 못하다가 잘못된 일들이 치과계에도 얼마나 많았던가. 이젠 우리 사회도 침묵하는 다수보다 말하는 소수에 의해 움직이는 형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더 늦기 전에 아이들에게 정서를 느끼게 해 줄 그런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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