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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신문 논단] 불편한 진실…은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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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호 논설위원

얼마 전 친하게 지내던 고등학교 친구를 만났다. 지방에서 대학을 나와 바로 굴지의 대기업 연구소에 입사하여 지금껏 대접받으며 다녔는데 귀농을 준비 중이라고 하였다. 퇴직까지 2년이 남긴했지만 그는 벌써 시골에 땅도 사고 집도 사두었다고 했다. 귀농 후 삶에 대한 기대에 들떠 있었고 너무나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농사계획까지 하고 있었다. 비슷하겠지만 필자 나이 54세니 퇴직한 친구가 많다.

 

퇴직…, 사실 우리 같은 자영업자에겐 실감나는 말은 아니다. 시쳇말로 손 안떨릴 때까지 일을 할 수 있으니 말이다. 한번은 집근처에 사는 후배 둘이 저녁을 사겠다고 해서 나갔다. 둘 다 쉰이 넘은 친구들이라 병원도 안정적으로 꾸려가는 지라 여유가 있다. 문득 퇴직에 대해, 퇴직 후의 삶에 대해 준비를 하고 있는지 물었다. 둘 다 아무런 준비를 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사실 주변에 퇴직을 미리 준비하는 동료를 거의 본적이 없는 것 같다. 화수분처럼 병원에 출근하면 돈은 늘 나오는 거 아닌가하는 생각을 필자 역시 하고 있다.

 

2020년 국민연금에서 발표한 은퇴 후 1인 한 달 적정 생활비는 154만원이다. 1인 기준으로 은퇴 후 30년을 산다면 5억5,400만원이 필요하다. 부부의 경우 11억800만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여기엔 의료비가 빠져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65세 이후 1인당 평균의료비는 8,100만원이다. 부부의료비는 평균 1억6,200만원이다. 다 더해보면 약 13억원이 나온다. 심각한 중병에 걸리지 않고도 65세 이상 부부에게 필요한 노후자금이 13억원이다. 그런데 만약 중병에 걸린다면 20억원이 필요할 수도 있다. 지금부터 기본 13억원은 모아야 노후를 무탈하게 보낼 수 있는 셈이다. 13억원은 있어야 그나마 남들에게 손벌리지 않고 비참하지도 않게 평균적인 수준으로 여생을 보낼 수 있다는 뜻이다.

 

필자도 노후에 이만큼의 돈이 드는 줄 상상도 못하였다. 하지만 이것은 국가가 우리에게 공식적으로 알려준 내용이다. 통상 현재의 생활을 퇴직 후에도 유지하려면 현수입의 70% 정도의 수입이 있어야 한다고 한다. 지금은 젊음을 밑천삼아 버틸 수 있지만 늙어서 쇠약해지면 돈이 있어야 생활이 가능하지 않을까. 노후의 돈은 가난하고 부유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일 수도 있다. 기회가 있어서 필자보다 열 살 이상 많은 선배님과 퇴직에 대한 얘기를 나눴는데, 40대에는 은퇴 후를 준비하는 게 좋다고 하셨다. 하지만 젊은 치과의사의 녹녹치 않은 현실에 대한 걱정도 덧붙이셨다. 하기는 은퇴 후 준비를 서두르라는 건 힘겹게 개원 생활을 해나가고 있을 치과의사들에게는 무슨 배부른 소리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지난 집행부에서 치과의사 연금보험에 대한 사업을 추진한 것으로 알고 있다. 무슨 이유에선가 중단되었는데 사업의 투명성에 대한 도덕적 부담감이 상당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현실적으로 치과의사 대상으로 사업비를 현저히 줄인 연금저축상품이 생긴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필자도 그때 가입할 의사가 충분히 있었지만 사업자체가 유야무야 되어버린 것이 아쉬웠다.

 

종신보험과 변액보험이 우리 주위를 광풍처럼 지나간 시기가 있었다. 그야말로 가입안하면 바보소리 듣던, 누구나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 보험상품이었다. 지금 보면 다들 ‘속았다’라는 걸 알겠지만 말이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로버트 머튼 교수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20년 뒤 더 많은 한국인들이 노후를 스스로 책임져야하는 각자도생의 길로 빠질 것이다”라고 했다고 한다. 각자도생. 이미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누구나 나이 들고 병들고 늙어간다. 이 불편한 진리를 잊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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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년 첫눈과 송년단상(送年斷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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