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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신문 논단] 불확실해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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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호 논설위원

진료를 하면서 답답하게 느꼈던 부분 중 하나는 환자의 치료결과를 ‘정확하게예상’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턱관절이 불편한 환자에게 주의사항을 설명하고 약을 처방하고 물리치료를 한다면 얼마만큼 치료해야 환자의 증상이 없어질지 미리 알 수 있을까? 입술돌출감이 있는 환자에서 제1소구치 발치를 하면 치료 후 입술이 3.5㎜ 들어갈지 4.0㎜ 들어갈지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이과생의 특성인지, 정확한 결과를 모르는 상태로 진료를 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마음이 불편했다.

 

그러던 어느 날, 캐드캠을 이용한 투명교정치료가 개발되고 점점 인기를 끌게 되었다. 환자의 치아들을 모니터로 살펴보면서, 0.1㎜ 단위로 치아를 정밀하게 순차적으로 이동시켜 좋은 교합을 만드는 모습은 무척 아름답게 보였고, 결과를 정밀하게 계획하여 치료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평소 아쉽게 느꼈던 예측의 어려움, 매번 환자의 상태를 살펴 철사를 조절해야하는 번거로움을 극복하고 처음부터 쭉 계획한대로 이루어지는 치료라니!

 

투명교정치료가 기업들에 의해 본격적으로 소개되고 사용된 지 20년이 넘어가면서 많은 환자들의 치료결과가 나왔고 많은 관련논문이 발표되었다. 수많은 투명교정장치 제품이 시판되고 있지만 압도적으로 많이 사용되고 연구도 가장 많이 된 것은 I사 제품이라고 할 수 있는데, 최근 이 장치의 치료효과에 대한 systematic review가 발표되었다(Korean J Orthod 2019;49:140-9).

 

이 문헌을 살펴보면 치아이동의 정밀도는 어떤 종류의 치아이동인지, 어떤 치아를 대상으로 살펴보았는지 등 실험설계에 따라 다양한 결과를 보여주었으며 예측대비 정밀도는 35.8~87.7%였다. 화면에서는 0.1㎜ 단위로 치아가 정확하게 움직여 완벽한 교합을 만드는 장면을 볼 수 있지만, 이런 치료계획이 실제 구강 내에서 제대로 발현되지는 못한다는 아쉬운 내용이었다. 유명한 저널에 실린 증례보고 중 투명교정장치를 사용해 치료한 증례가 거의 없다는 사실은 투명교정장치로 복잡한 치료를 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보여주는 또 다른 증거라고 하겠다.

 

다시 말해서, 아직도 교정과 의사들은 어떤 장치를 쓰든 환자가 매번 올 때마다 치아이동이 어떻게 되어가고 있나 관찰하고 매번 상황에 맞춰 대처해야 좋은 치료결과를 얻을 수 있지, 처음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계획을 세우면 계획한대로 치아가 움직여 예측대로 좋은 교합이 만들어지는 상황은 생기지 않는다. 치아와 구강조직의 형태적 다양성, 생역학적인 한계, play, 환자의 협조도 등 많은 요인들로 인해 비슷한 치료를 해도 상당히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이렇게 불확실하고 치료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은 우리에게 불행한 것일까?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모든 치료가 처음 예측한대로 진행될 수 있다면, 아마도 벌써 제품생산업체들은 AI를 앞세워 치과의사들을 빼놓고 바로 환자에게 장치를 제공하려 했을 것이고, 우리는 전문가로서 가지고 있던 권위와 강점을 거의 빼앗겼을지도 모른다. 다행히도 치료의 반응이 제각각 다르고 예상한대로 결과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우리의 전문지식과 경험이 아직까지 자본과 AI에 대체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역설적이지만 불확실하고 불편한 것이 오히려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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