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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우리 스스로 ‘치과의사’라는 가치를 무너뜨리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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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충청북도치과의사회 이만규 회장

“이제 살날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땅에 묻힐 때만큼 내 입에 새 틀니 하나 끼고 가고 싶어요.” 노인환자들을 진료하다 보면, 이렇게 말씀하는 분들을 종종 만납니다. 항암치료를 받는 어느 환자분은 “이제 조금 좋아졌으니 임플란트를 하고, 가는 날까지라도 잘 씹다가 가고 싶은데…”라면서 “멋지게 잘 치료해 주세요”라고 부탁을 합니다.

 

이런 분들을 대할 때면 왠지 서글퍼지기도 하고, 부모님 생각에 울컥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럴 때면 비로소 ‘치과의사 되길 잘한 것 같다’라는 마음이 듭니다. 아마도 치과의사라면 이 같은 상황을 다들 접했을 것이고, 또한 같은 마음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노인환자, 내 몸이 너무 망가져서 치과를 찾지도 못했던 환자, 그래서 삶이 괴로운 이들이 잠시만이라도 씹는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 우리 치과의사를 찾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우리에게 “잘 부탁합니다”라고 말합니다. 

 

어쩌면 소소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런 환자들의 마음이 치과의사로서 보람을 느끼는 순간입니다. 그래서 치과의사라는 직업이 ‘나쁘지 않다’라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요즘 부쩍 ‘이런 보람과 사명을, 우리 직을 잘 유지해서 후배들에게 넘겨줄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듭니다. 아마도 대부분 “그게 무슨 문제가 되느냐”고 되물을 겁니다. 하지만 누군가의 삶을 개선해주고, 거기서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직업을 잘 유지해 이어가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오히려 매우 어려운 일이죠. 이런 직업이 유지되려면 가치와 생존이라는 개념이 공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 주변에는 보험 임플란트 가격에 비해서도 매우 낮은 가격으로 비보험 임플란트 치료를 하는 치과들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보험 임플란트 가격은 우리의 가치와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마지노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우리 일선 치과의사를 대신해 회무를 하는 많은 이들의 노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말도 안 되는 초저가를 내세운 광고가 판을 치며, 환자들을 현혹해 유인하고 있습니다.

 

비보험 진료비를 보험 임플란트 수가보다 훨씬 낮게 받는 치과의사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그렇게 치과를 운영하면, 환자도 만족하고 직원도 만족하고, 본인도 만족합니까? 우리 자녀들에게 치과의사라는 직업을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있나요? 타 치과와 비교해서, 가격이 얼마냐 하면서 흥정하는 자기 모습을 우리 자녀들에게 자랑스럽게 보여줄 수 있나요?

 

보험 임플란트 수가는 우리의 존재 가치와 생존을 어우르는 최소한의 마지노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치과의사’라는 우리의 가치를 유지해 후배들에게, 우리 자녀들이 자랑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최소한의 도리를 지킵시다. 보험수가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다시 고민합시다. 세상천지에 보험 임플란트 가격의 몇분의 일 가격으로 비급여 치료를 한다는 것이 정상일까요?

 

그리고 한마디 덧붙이자면, 최소한 상급의료기관이라면, 개원가보다 수가를 높게 책정하고, 그 수가를 통해 연구와 실험을 동반하는 성장적인 의료환경을 만들어야 하는데, 지금 우리 상급의료기관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마치 상급의료기관과 개원 치과들이 경쟁하는 것은 아닌지도 고민해주길 바랍니다. 

 

비급여 공개·보고 등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 치과의사들 스스로 문제점은 없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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