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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술 권하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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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94)

언제부터인가 정체성에 혼란이 오는 것 같다. 쉰하나의 나이에 정체성 혼란이 무슨 말인가 싶지만 내면의 생각을 짚어 볼수록 확신이 든다.

 

얼마 전 일이다. 치료를 받던 20대 중반 여성 환자로부터 치아가 이동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초진 모델을 보여 주고 켈리퍼스로 재서 발치와로 치아가 4㎜ 정도 이동된 것을 보여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못 믿겠다고 우기는 일이 있었다. 결국 마음이 급하다 보니 눈으로 본 것도 믿고 싶지 않아서 그렇게 느끼는 것이다.  필자가 “그럼 어떤 식으로 설명하여야 하느냐”고 묻자, 환자는 그제야 수긍을 하였다. 그리고는 이야기 끝에 “내가 내 돈 내고 치료받는 건데 좀 말이 안 되는 이야기를 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요?”라고 말했다. 결국 돈 받으려면 그 정도는 참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다. 그동안 당할 만큼 당해서 잘 견딘다고 생각 했었는데 순간적으로 숨이 탁 막히는 느낌을 받았다. 그 이후로 가슴 한 구석에 풀리지 않는 그 무엇이 있었다.

 

그러던 차에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치과의사들이 커다란 잘못이나 한 듯이 방송을 하고 난리가 아니다. 무슨 공공의 적이나 되는 듯, 무슨 큰 잘못이나 한 듯 그런 뉘앙스이다. 치과의사의 위치가 이 정도까지 온 것인가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그 동안 풀리지 않던 ‘그 무엇’이 이것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비로소 들었다. 비록 남이 알아주기를 바라고 살아온 것은 아니지만 내가 무엇을 위하여 그토록 열심히 노력하고 살아왔는가 하는 정체성의 혼란이 왔다.

 

사람은 자신이 하는 일에 자부심과 자긍심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것이 필자의 마음 안에서 무너지고 있다. 돈 몇 푼 벌겠다고 난리치는 치과의사들의 모습으로 비춰지는 것이 너무도 싫다. 물론 불법네트워크 치과와 같이 연을 맺었던 이들도 시간이 지나면 결국은 후회할 것이다. 이미 예견하고 이야기한 일들이지만 실제로 당하니 생각보다 더욱 아프다. 치과의사가 되겠다며 공부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자식들에게 무어라 말하여야 할지 답답하다. 다음 주에 모 여자대학에서 특강을 하여야 하는데 어떤 메시지를 던져야 할지 그 또한 답답하다.

 

현진건이 말하던 ‘술 권하는 사회’가 시대는 바뀌었지만 이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사회’란 단어를 몰라서, 술을 자꾸 권하여 남편을 취하게 만드는 ‘사회’를 술집 이름이나 기생 이름 쯤으로 생각하고 ‘나쁜 사회’라고 말하는 순박한 아내가 매스컴을 믿는 대중 같은 생각이 든다. 내려오기는 쉬우나 올라가기는 힘든 것이 세상이다.

 

예전부터 내려오는 말 중에 ‘갓 쓰고 시장에서 장사한다’는 말이 있다. 격이 있어야 하기에 갓을 썼지만 시장에서 장사하기에 어울리지 않고 남들도 인정하지 않기에 나온 말이다. 요즘은 치과의사가 갓을 쓴 장사꾼인지, 시장바닥의 노동자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정체성에 혼란이 온다. 그래도 전에는 최소한 갓이 어울리는 훈장은 되었다. 이제 갓을 쓰고 시장에서 장사하는 것까지는 용서가 되는데, 갓은 고사하고 스스로 야바위꾼으로 변한 이들, 그 옆에서 바람 잡는 이들이 자신들도 치과의사라고 하는 말만큼은 용서되지 않는다. 그들과 같은 대접을 받는 것 자체가 자존심이 상한다. 그들이 치과의사를 그저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여 선량한 대다수의 치과의사들도 모두 그렇게 같이 취급되어 가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 그냥 ‘사회’를 기생이나 술집이름으로 아는 ‘술 권하는 사회’의 아내 같은 사람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치과의사를 선택한 것을 후회하지는 않지만 앞으로 남은 인생을 여전히 치과의사로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생각이 많다. 이 ‘사회’가 갓을 쓰고 시장까지 가라는 것까지 참았는데, 이제 갓마저 벗으라 한다. 시장 야바위꾼으로 고기 먹고 사느니, 차라리 나물을 먹더라도 갓을 쓰고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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