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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칼럼

[치과신문 편집인 칼럼] 마약, 더는 남의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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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호 편집인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든 두 사건이 있었다. 먼저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 학생에게 마약 성분이 포함된 음료를 나눠주고 마시게 한 사건은 학생과 학부모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가 발칵 뒤집혔다. 결국엔 협박으로 돈을 갈취하기 위한 범죄로 밝혀지고 있지만, 마약이 내 주변 일상으로 흔해지고, 파고들었다는 사실에 모든 사람이 놀랐다.

 

다른 사건은 서울 강남 주택가 한복판의 납치 살해 사건으로 아파트 단지 옆에서 저항하는 피해자를 강제로 차에 태워 납치하는 것을 본 목격자가 경찰에 바로 신고했지만, 피해자는 끝내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우리가 주목할 점은 납치 살인 사건 주범의 배우자가 근무하는 병의원에서 마취제 성분의 약물이 유출되었다는 의혹에 경찰이 압수수색을 했다는 점이다.

 

2023년 1월 19일 치과신문 기사에 의하면 의사가 의료용 마약류를 의사 본인에게 처방하는 이른바 ‘마약류 셀프처방’을 금지하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되었다. 개정안은 마약류취급의료업자가 자신이나 가족에게 마약 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 또는 제공할 수 없으며, 자신이나 가족에게는 마약 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기재한 처방전도 발급하지 못하게 되어 있다.

 

실제로 정부는 올해 의사와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실질적인 처방이 이뤄지는 곳에서의 관리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미다. 이와 같이 처방권을 제한하는 조치는 의료인이 마약류를 처방하고 투약했던 사례가 상당했다는 점이 시발점이 되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의하면 2018년 12월부터 2020년 3월까지 스스로 마약류 500정을 처방해 투약까지 한 의사가 있었고, 이처럼 셀프처방하는 의사들은 연간 7,000~8,000명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2021년에는 서울의 한 대학병원 간호사가 약 3달간 환자에게 처방된 마약성 진통제 페티딘을 정량보다 적게 투여하고, 나머지를 자신에게 투약한 혐의로 체포되기도 했다. 치과의사인 우리가 마약 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적게 처방한다고 과연 남의 일로만 치부할 수 있을까?

 

의료기관에 대한 불시 점검도 늘어날 전망이다. 5억5,000만개에 달하는 의료용 마약 처방 투약 빅데이터를 토대로 불법 또는 오남용 의심 사례가 포착되면 불시 점검하고, 위반 사항 적발 시 행정처분도 강화된다.

 

주지하고 있는 바와 같이 의료인은 마약류관리법상 마약류취급자로 분류되어 각종 관리보고 의무를 부담한다. 만약 마약류 진통제를 처방했다면 2년간 기록을 보존해야 한다. 마약류 저장장소는 일반인이 쉽게 알 수 없는 장소에 설치해야 하고, 직원들이 함부로 드나들 수 없도록 관리자를 지정해야 한다. 앞서 강남 납치 사건에서 나타난 것처럼 의료인이자 마약류취급자로서의 여러 의무 중에 가장 힘들고 까다로운 것이 직원 관리일 것이다. 마약류와 빈번하게 접하며 유혹을 느낄 수 있는 위치에 있기에 의료기관에서는 도난, 오남용 사례가 심심찮게 발생하곤 한다. 원장은 이런 사고가 발생했을 때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임을 다시 한번 명심해야 한다.

 

2023년 2월 제주도에서 있었던 난폭운전에 의한 사고 운전자는 마약류에 해당하는 식욕억제제를 장기간 복용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치과에서도 내원 환자를 진료할 때 마약류 의료쇼핑 방지 정보망을 이용해 환자의 최대 1년 동안의 의료용 마약 투약 이력을 확인할 수 있다.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에 ‘마약류란 마약 향정신성의약품 및 대마를 말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2022년 7월 22일 치과신문 ‘하태헌·이정은 변호사의 법률칼럼’에 따르면 정형외과 전문의인 의사가 처남이 잠을 잘 못 이룬다는 말을 듣고 본인이 처방받아 보관해오던 졸피뎀 7알을 주었다가 의사면허 자격정지 1개월 처분을 받았다는 사실관계 등의 내용이 있다. 칼럼에 의하면 별다른 경각심 없이 주변에서 흔히 일어날법한 사안이라고 할 수 있음에도 의사면허 자격정지라는 중한 처분이 내려진 것을 확인할 수 있고, 따라서 비록 호의로라도 가족이나 지인에게 적절한 진단과 처방이 없이 약을 건네는 일은 삼가해야 할 것이라고 하였다.

 

과연 치과의사인 우리도 의료인으로서 의무와 책임을 다하고 있는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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