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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맨 정신으로 살기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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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96)

“원장님, 두 번째 체어에 앉아 있는 환자가 3년 전 장치비를 안 내고 갔던 환자입니다”라고 실장이 조용히 말한다. 3년 전, 환자가 교정장치를 제거하는 날은 유지장치 비용이 있음을 미리 설명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엄마가 오셔서 비용을 지불할 거라고 하여 장치를 제거했지만, 엄마는 오지 않았고 20대 후반인 본인은 카드도 없고 현금도 없다고 하였다. 그래서 실장이 직접 엄마와 통화하고 내일 와서 지불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집으로 돌아갔으나 그날 이후로 환자나 엄마가 전혀 전화를 받지 않아서 실장의 마음을 몹시 상하게 했던 기억이 있었다.

 

이런 사연을 알고 환자 곁에서 무슨 일로 내원 했는지를 묻자, 유지장치를 분실하여 새로 만들고자 한다고 했다. 이에 3년 전에 치료비가 지불되지 않았음을 주지시키고 유지장치를 찾으러 올 때는 반드시 비용을 지불하셔야 한다고 말하였다. 그런데 장치를 찾아가는 날에 데스크가 소란해 가보니 환자가 또 비용 준비를 안했다고 한다. 그리고는 또 엄마가 내일 와서 준다고 한다. 3년 전과 똑같은 말을 하는 것이다. 이에 필자가 엄마와의 통화를 원했고 환자가 전화를 걸어주었다. 3년 전 상황을 이야기하고 송금해줄 것을 요구하였더니 등산 중이어서 못한단다. 텔레뱅킹을 해달라고 했더니 해 본 적이 없다며 역시 내일 와서 지불하겠다고 했다. 환자의 말도 못 믿고 돈만 밝히는 수전노의 쪼잔한 원장이 되어가며 내일 오면 장착해주기로 하고 그냥 돌려보냈다.

 

참 뭔지 모르지만 씁쓸한 마음으로 왜 3년 전과 똑같은 상황이 연출되었나를 생각해보았다. 우선 딸과 엄마의 행동 패턴이 이런 방법으로 고정화 되었을 가능성이 제일 크다. 그리고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다 보니 본인들이 행한 행동을 잊어버린 것이다. 또 3년 전을 기억하는 직원이 병원에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더불어 엄마와 딸이 동시에 도덕적인 합리화로 무장했을 것이다. 다시 말하면 자신들의 행동에 합리성을 부여하여야 하니 아마도 치료비가 부당하게 많기 때문에 본인들은 정당하다는 식으로 합리화 했을 가능성이 크다. 마치 요즘 정치권의 진보계의 비례대표 당선자들이 보이는 보통사람들이 이해하기 힘든 행동들처럼 말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옳다는 철저한 신념이 있기에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이다. 어디 그들 뿐인가, 치과계도 그들 같은 사람들 때문에 지금 홍역을 앓고 있지 않은가.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은 패턴이 있다. 그래서 거짓말인지 아닌지를 구분하는 방법도 있다.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그 상황을 임시로 벗어나려고 하다 보니 임시방편으로 둘러댄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지나면 기억나지 않고, 사실이 아니다 보니 머릿속에서 과거의 비슷한 사건들의 기억 조각들이 엉키게 되어 똑같은 사실의 진술이 어려워진다. 그것이 검찰에서 반복해서 진술서를 작성하도록 시키는 이유이다. 또한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계속 거짓말을 하다 보면 진실과 거짓의 경계가 모호해진다. 즉, 거짓을 진실이라고 믿어버리는 현상이 초래되는 것이다. 마치 정신 분열환자들이 현실과 상상으로 만들어낸 망상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 거짓말이 돈이라든지 권력이라든지 어떤 이유로든 진실로 둔갑되는 현상이 나타났을 때에 이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이 마음에 상처를 받는다는 것이다. 우리는 역사적으로 얼마나 많이 보아 왔던가. 요즘 치과계에서도 공정위의 부당한 발표로 많은 치과의사들이 상처를 받고 1인시위에 동참하는 것을 보고 있지 않은가. 작게는 환자의 거짓말에서 크게는 조직과 국가의 거짓말까지, 알게 모르게 겪어야 하는 서민들의 삶이 애처롭다. 아니 우리네 삶이 애처롭다. 아니 이 땅의 삶이 애처롭다. 부처님 오신 날, 절에서 살풀이를 추었다. 누군가 물었다. 왜 춤을 추냐고, 딱히 할 말은 없었다. 다만 지금 생각해보면  맨 정신으로 살기엔 너무 모르고 싶은 것이 많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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