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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신문 논단] 강요받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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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덕 논설위원

지난 4일 보건복지부는 ‘비급여 진료비용 등의 보고 및 공개에 관한 기준’을 고시했다. 2020년 12월 의료법 개정을 통해 결정된 후 지난해 6월 30일 시행됐지만, 하위법령이 없어 이행되지 못하고 있던 상황에서 이번 고시를 통해 구체적 시행이 확정됐다.

 

이제 치과의원은 내년 3월 진료분부터, 치과병원은 올해 9월 진료분부터 비급여 관련 보고를 해야만 한다. 이미 개원가는 각종 의무교육과 쏟아지는 ‘서류 폭탄’에 몸살을 앓고 있다. 내년부터는 여기에 더해 환자 본인 확인 의무화로 인한 행정부담까지 예상되고 있어 인력난으로 허덕이는 개원가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비급여 보고에 따른 업무부담은 치과마다 다를 것이다. 단순히 생각하면 행정업무 전담 인력이 있는 대형치과보다는 필자의 치과처럼 환자 진료를 하면서 서류 작업까지 함께해야 하는 작은 치과가 부담이 훨씬 클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대형치과의 경우 보고 대상 자료의 양이 더욱 많고, 병원급은 일년에 두 번 보고해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규모가 크다고 해서 보고업무 부담이 적다고 할 수도 없다.

 

아마도 비급여 보고자료를 만드는 행정부담과 비용은 치과별 규모보다는 각 치과별 디지털 환경의 차이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예를 들어, 전산관리가 전혀 이뤄지고 있지 않아 보험청구조차 출력한 종이로 심평원에 방문 접수하는 치과의 경우 비급여 보고도 간이서식을 수기로 작성해 팩스로 제출해야만 할 것이다. 물론 이러한 치과는 극히 일부고, 현재 대부분의 치과는 전산으로 진료내역을 관리하고 있다. 특히 보험진료는 대부분의 치과가 청구프로그램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미 전산화된 데이터로 관리가 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번 보고 대상이 비급여 진료라는 것이다. 결국 전자차트의 사용 여부에 따라 비급여 보고자료를 만들기 위한 업무 강도가 달라질 것으로 생각된다.

 

종이차트를 사용하는 치과의 경우는 별도로 비급여 보고자료를 만들어야 한다. 반면 전자차트를 사용하는 치과의 경우는 비급여 진료 내용도 이미 전산화돼 있다. 따라서 전자차트 프로그램 자체에서 보고자료를 생성하거나, 건강보험공단에서 제공하는 자료추출프로그램을 실행시키는 것만으로 간단히 보고자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보고 대상에 해당하는 3월이 되기 전에 전자차트를 도입하거나, 종이차트를 쓰더라도 최소한 일일장부만이라도 엑셀로 작성한다면 비급여 보고자료를 만드는 수고를 많이 덜 수 있을 것이다.

 

필자의 경우 15년 넘게 종이차트를 사용했고, 현재 6년째 전자차트를 사용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종이차트 대비 전자차트의 여러 장점을 경험했고, 주변 지인들에게도 사용을 권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비급여 보고의 편의를 위해 사용을 권유하는 것은 정부의 행정 편의주의에 떠밀려 디지털을 선택하도록 강요하는 것 같아 왠지 마음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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