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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배려 없는 이기주의의 미래를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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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672)

퇴근한 초등학교 선생님에게 학부모가 전화를 걸어 아이가 교실에 휴대전화를 놓고 와서 울고 있으니 바로 학교로 가서 찾아주면 좋겠다고 했다. 선생님은 다음날 출근해서 찾아보겠다고 답변했지만 부모는 선생님이 불친절하다고 SNS에 사연을 올렸다. 이런 비상식적인 사연들이 인터넷에 차고도 넘치는 세상이 되었다.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를 구분하지 못한 탓이다.

 

자유주의를 기반으로 한 개인주의는 반드시 타인의 권익을 침해하지 않을 의무가 있다. 개인의 자유라는 명분으로 타인의 권익을 침해하면 자신만을 아는 이기주의가 된다. 칼 포머는 타인의 권리와 자유를 존중하는 자유로운 개인, 나와 다른 의견도 받아들이고 잘못된 점은 계속 고쳐나가는 자유사회, 다수의 행복을 위해서 소수가 희생되어서는 안 되는 최대 다수가 최소 고통을 받는 사회가 되어야 열린사회라 하였다. 개념 없는 개인주의를 가장한 이기주의는 작게는 타인의 권익을 침해하고 크게는 자유사회 질서를 흔들고 사회가 무너지는 계기가 된다. 요즘 우리나라가 선진국이라고들 말한다. 하지만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것뿐만 아니라 타인의 권익을 존중하는 개인주의를 기반으로 한 성숙한 자유주의가 필수 조건이다. 그래야만 사회가 유지되고 존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 길목에 들어서서 우리는 이기주의라는 해저드에 빠졌다. 우리나라가 급속히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유교를 기반으로 한 혈연과 지연의 전체주의적 성격이 강했기 때문이다. 집단과 전체를 위하여 개인적인 희생을 감내하는 풍토가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짧은 기간에 선진국 대열로 진입할 수 있게 만들었다. 눈부신 발전 뒤에는 가족을 위해 헌신한 부모들이 있었다. 자식을 대학에 보내기 위해 자신은 모든 것을 희생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땀과 눈물 그리고 어머니와 아버지의 인내가 녹아들어 만들어진 결과물이 지금의 풍요다. 하지만 요즘 젊은 세대가 미국식 개인주의를 가장한 자기중심적 사고의 이기주의로 변해가고 있다. 미국적 개인주의는 수평적 자유주의를 기반으로 철저하게 어려서부터 타인의 권익을 침해하지 않도록 교육된 산물이다.

 

앞서 언급한 학부모가 보인 타인에 대한 배려 없는 이기주의와는 전혀 다르다. 윤리교육으로 만들어진 미국식 개인주의는 국력이고 강한 국가를 만드는 기반이 되었다. 우리는 미국처럼 국익을 우선시하는 핵심 엘리트 세력이 없다. 위정자들은 무능하고 자신의 욕심이 국익에 우선하며 소신보다는 오로지 표를 위한 포퓰리즘만 추구한다. 우리나라는 시민국가적인 성향이 강해 전체가 소수 의견을 무시하고 유행에 잘 휩쓸리는 경향이 있다. 과거엔 그런 성향이 눈부신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기주의가 팽배하면서 가족을 위한 희생정신이 사라졌고 그런 원동력도 소멸된다.

 

의무를 기반으로 한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는 결과에서 큰 차이가 있다. 그리고 그 차이가 이미 보이기 시작했다. 아기를 낳지 않고, 나만 잘살겠다는 생각으로 무리하게 영끌 해서라도 투기를 한다. 오로지 심리적 광풍에 의해 부동산이 폭등했다. 이 또한 사회 붕괴의 조짐이다. 부모들의 인내와 희생이 이기주의로 대체되었다. 학부모는 선생님을 존경하지 않고, 할머니는 손주를 돌보지 않는다. 원동력이 사라졌으니 가까운 미래에 몰락할 것은 당연하다. 부모님들의 희생으로 만들어진 재화가 소멸되는 시간만이 남았을 뿐이다.

 

우리나라는 자원이 없다. 유일한 자원이 인적자원이었다. 정이 많고 타인을 위해 배려하고, 가족과 단체를 위해 희생하는 건강한 한국적 정서를 바탕으로 한 그런 인적자원이 국가의 원동력이었다. 그런데 저출산으로 인구가 줄고 젊은이들 사고는 철저한 이기주의로 변하면서 인적자원은 소멸되고 있다. 발전은 멈추고 후퇴되는 것은 당연하다. 언젠가 과거 조선이 경험한 처절한 실패를 다시 만나고, 깊은 반성과 각성이 있은 후에야 한국적 인간다움으로 바뀌고 다시 살아날 것이다. 구한말 선각자들의 아픔이 보인다.

 

뿌린 것보다 적게 거두는 것이 자연의 이치다. 배려 없는 이기주의의 미래를 생각하니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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