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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단]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걸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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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혁 논설위원

하루가 짧을 정도로 주위에는 흉악하고 엽기적인 살인 행위들이 점점 기승을 부리고 있다. 그래서 범죄의 잔인한 이면에 켜켜이 쌓인 삶의 분노들이 언제 우리 숨통을 끊어버릴지 짐작도 할 수 없는 시절이다. 영화 대본으로나 나옴직한 공포스러운 이야기들이 우리 주변에서 사건으로 비화되고, 전쟁 속의 집단 학살이 백주대낮에 일어나는 것으로 보아 생의 중심은 이미 괴사의 단계임이 분명하다.

 

대도시의 빼곡한 건축물들은 사람들의 정서마저 밀실에 가두어 버린 지 오래다. 그래서 이 한여름에도 더위를 추위처럼 부려대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종일 스치는 바람 외에는 단 한 줄기의 냉기마저 누리지 못하고 살아야하는 사회적 약자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굳이 기억하는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젊은 한 때 고뇌에 부쳤던 ‘소유와 존재’의 기억들은 흡사 존재하지도 않았던 귀찮은 우문으로 어디엔가 남아 있을 것이라고 짐작할 뿐이다.

 

사람들은 부자가 되기 위해 책까지 사가며 열독을 했지만 정작 부를 누리는 이들은 그 책을 써 부를 광고한 사람들이었고, 독서의 막연한 정책 역시 엔터테인먼트의 고상한 말장난에 편승한 또 다른 부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역설적으로 ‘가치’에 대한 의문을 던진 마이클 샌델의 저서에서처럼 이제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은 거의 없어져 버렸다. 설마 하던 이야기가 사실 이상의 기사가 되어 눈앞에 드러날 뿐 아니라 아예 정착의 길로 들어섰다. 누구를 위한 생산이 중요한 것도 아니고 팔 수 있느냐의 여부도 중요하지 않다. 유·무형을 불문하고 만들어 내기만 하면 무엇이든 화폐의 가치로 환산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 시대는 많이 만들지 않으면 안 되었고 그래서 지나치게 팔아댔던 것이고 사람들은 열광적으로 소비했다. 아직도 이 더러운 순환은 끝나지 않고 먹잇감들을 향해 나락으로 달려가는 중이다.

 

그래서 종말의 이야기들이 사람들의 기대를 더욱 자극하는지 모른다. 아마도 종말이란 인류에게 뚝 떨어지는 소행성 충돌 같은 미래가 아니라 인류의 집단적 의식과 행위의 귀납적 결론이 되어야 더 타당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만들어 온 현실은 스스로 자인하듯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종말의 날을 지향하고 있다. 이는 종교를 떠나서도 이미 왔어야 할 ‘둠스데이’에 많은 이들이 공감하는 이유기도 하다.

 

게다가 우리가 사는 나라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라는 오명과 더불어 최고의 자살률을 기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에는 국민총생산 1천 3백조가 무색할 만큼 조세피난 해외도피자금이 세계 3위, 888조에 이르는 대단한 국가라는 것이다. 경제의 어려움과 더불어 이 추악하고 거대한 정신적 압박이 이 땅에 사는 대다수를 초라하고 우울하게 만든다. 하루도 편할 날 없는 권력의 비리와 주변국의 압박 그리고 전쟁의 위협 뿐만 아니라 온갖 종교의 비리까지 지뢰처럼 안고 있는 이 용감무쌍한 한반도 사람들은 ‘아포칼립스’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자못 궁금해진다.

 

거리의 보도블록처럼 흔해진 전문직들 사이, 특히 건물마다 매달린 수 없이 많은 치과 간판들을 보면 때로는 먼지 같다는 생각이 앞선다. 우리는 앞으로 달려가야 할 기나긴 여정들과 지나온 시간들의 안도를 챙길 겨를도 없이 우리의 존재를 갉아먹는 무기력함과 싸워야 한다. 그리고 약삭빠른 내부의 적에게 얼마 되지 않는 밥그릇이라도 지켜내기 위해 피곤한 집중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들은 이제 치과진료의 활성화라는 그럴듯한 빌미로 치과 안으로 침투해 들어와 공들여 쌓아온 환자들의 정보마저 빼앗아 간다. 이들은 상업적 목적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서 환자들을 자기네 입맛대로 휘둘러댄다고 한다. 결국 환자도 망가뜨리고 의원도 부실화 시킬 뿐 아니라 치과계가 아닌 다른 곳으로 실익을 빼돌리게 되는 구조적 모순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 어려운 시대, 온갖 험한 경험을 하며 자부심을 잃은 우리 개원의들은 수많은 뇌관들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이 연쇄폭발의 불안함 속에서 생기를 잃어가고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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