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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칼럼

[치과신문 편집인 칼럼] 그러면 군대 병원은 누가 지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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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호 편집인

휴학한 의대생 중 남학생 상당수가 현역으로 입대를 신청했다. 의대 증원 사태로 촉발된 수업 거부와 휴학 사태가 장기화하자 남학생 상당수가 현역병으로 국방의 의무를 먼저 해결하기 위해 입대를 선택한 것이다. 올해 국감에 국방부와 병무청이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2024년 8월까지 현역병으로 입대한 의대생 수는 총 1,052명이라고 한다. 이는 2023년 한 해 267명이었던 것과 비교해도 급증한 수다.

 

치대생과 의대생들은 보통 치과대학과 의과대학 졸업 후 국가시험을 통과하여 치과의사와 의사 면허증을 취득할 때까지 병역이 유보되었다가, 전문의 수료 여부에 따라 군의관이나 공중보건의로 근무하여 군대 내 의료와 지역의료를 책임지는 임무를 수행한다. 군의관은 군대 내에서, 공중보건의는 지방 각지의 보건소나 보건지소, 보건의료원 등에서 근무하는데, 매년 3월 군의관과 공중보건의를 합쳐 1,100여 명이 전후방의 군부대와 도서·산간 지역에 배치된다.

 

그간 치·의대생 사이에선 군의관 복무 기간(39개월)이 현역병 근무 기간(18개월)보다 지나치게 길다는 인식 때문에 학부를 휴학하고 현역 입대를 선택하는 숫자가 매년 증가하는 추세였다. 본지에서 보도한 바 있듯이 군 복무 의무가 있는 예비 의료인인 학부생 중 73%는 군의관이나 공중보건의가 아닌 현역 복무를 선택해야겠다는 인식이 있었는데 이번 의대 증원 사태가 복무 기간을 포함한 열악한 처우 등 쌓였던 불만에 기름을 부었다.

 

본지는 의대 증원 사태 이전에도 공중보건의사로 갈 수 있는 수련 전 치과의사, 의사, 한의사 면허합격자가 수는 적게나마 증가하였어도, 2023년 전체 공중보건의(치·의·한)는 3,175명으로 10년 전인 2013년에 비해 701명이나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공보의 감소로 의료 취약지의 보건(지)소에 구멍이 뚫린지 오래고, 2023년 기준으로 공보의가 없는 지소는 344개소나 되고 이중 보건지소 19개소는 운영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의대 증원 사태로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전공의 수련을 포기하고 사직한 이들이 2025년 3월 입영 대상이기에 4,353명이라는 숫자가 군의관이 아닌 일반의여서 공중보건의사로 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주로 수련을 마친 전문의들이 군의관으로 우선 선발되었는데 이들은 수련을 마치지 못한 일반의이기에 예년보다 4배나 많은 숫자가 의료 취약지의 보건소와 보건지소에 배치될 것이다. 보건소와 보건지소마다 의과 공중보건의가 2~3명이 상주하게 될 터이니 열악한 숙소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숙원인 의료 취약지에 공중보건의 부족 문제는 3년은 해결되고도 넘칠 것이다. 단 3년뿐이다.

 

3년 동안 전문의가 주로 우선 선발되었던 군의관은 없거나, 수련을 중도 하차한 일반의일 터이니 군 병원 등과 군부대 의무실은 비상이 걸렸다. 2025년부터 군대에 간다면 복무 기간 중에는 절대 다치거나 아프지 말아야 한다. 현역 군인은 물론 그 가족도 크게 아프면 민간 병원을 가야 한다.

 

또 2024년 휴학한 학생들 역시 올해 2,800명 이상이 한꺼번에 현역병과 사회복무요원에 지원했다고 한다. 현역병 입대한다고 군 휴학 승인이 완료된 학생도 이미 1,059명에 이른다고 한다. 그렇다면 3년이 지나 넘치던 공중보건의사가 모두 마치게 되는 2028년 정도 되면 군의관도 없고, 공중보건의사도 없다. 만약 2025년에 지금 휴학생이 복학하지 않으면 2029년에도 군의관과 공보의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을 것이다.

 

상대적으로 긴 복무 기간과 열악한 처우 등으로 군의관이나 공보의 대신 현역병 입대를 선택하던 MZ세대 치·의대생이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정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입대를 선택했고, 이제 매년 1,000명가량 확보해 오던 군의관과 공보의 수급은 3년 동안만 반짝할 것이다. 넘치는 공중보건의사 수요를 감당 못 할 것이고, 2025년부터는 절대 군대 내에서는 아프지도, 크게 다치지도 말아야 할 것이다. 2028년 이후에는 의료 취약지에서 열악한 환경을 마다하지 않고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정을 나누면서 일반 진료를 책임졌고 그것을 평생에 남는 좋은 시간이었다고 가슴에 간직했던 공중보건의는 아예 자취를 감추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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