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신문_이가영 기자 young@sda.or.kr] 전 세계 치과계의 시선이 쾰른으로 향했다. 제41회 국제치과기자재전시회(이하 IDS 2025)가 지난 3월 25일부터 29일까지 5일간 독일 쾰른에서 개최됐다. 발전된 치과기술과 산업, 진료 패러다임의 전환 등을 총망라한 올해 행사는 미래형 치과산업의 흐름을 집약해 보여주는 축제의 장이 됐다.
세계가 주목한 ‘글로벌 덴탈 플랫폼’
IDS 2025는 61개국에서 2,010개 기업이 참가해 18만㎡에 달하는 전시장을 가득 채웠다. 참관객 수는 직전 행사 대비 15% 이상 증가한 13만5,000여명을 기록했으며, 이 중 55%는 해외 방문객이었다. 참가 기업의 77% 또한 해외 기업으로, 어느 해보다 강력한 글로벌 네트워크가 형성됐다.
행사는 개막 전날인 3월 24일, KolnSKY에서 열린 리셉션을 통해 그 서막을 열었다. 이날 주최기관인 GFDI(독일치과기자재산업진흥원)와 쾰른메쎄는 파트너십 연장 계약을 체결하고, “앞으로도 치과산업의 심장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이어갈 것”을 공식화했다.
디지털 치과의 현재와 미래 집중 조명
IDS 2025가 제시한 핵심 키워드는 단연 ‘디지털화’였다. AI 기반 영상진단 시스템, 형광 탐지 기능을 갖춘 구강스캐너, 백워드 플래닝을 지원하는 통합 워크플로우는 치과진료의 정확도와 예측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고 있음을 실감케 했다.
3D 프린팅을 통한 당일 보철물 제작, 센서리스 모터 기술, 클라우드 기반 기공 설계 공유 시스템 등은 디지털 기술이 진료실과 기공소의 경계를 허물고, 업무 효율을 극대화하는 도구로 정착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특히 AI 기술은 상당히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형태로 구현돼 눈길을 끌었다. 엑스레이 영상 분석을 통한 치주질환 탐지, 교정 진단을 위한 두부 방사선 자동 분석, 보철물 디자인을 자동 생성하는 CAD 보조 알고리즘 등은 임상가의 판단을 돕고 진단 효율을 높이는 보조 시스템으로 큰 관심을 받았다. 체어사이드 시스템은 호환성이 더욱 강화되면서 진료 당일 보철 장착이 가능한 워크플로우 구현에 한층 가까워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기술의 완성도와 안정성 측면에서는 대부분이 긍정적인 평가를 보냈으나 산업의 흐름을 크게 전환시킬 만한 ‘게임체인저’급 신기술이나 눈에 띄는 신제품 발표가 부족했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으로 지적됐다. 기존 기술의 고도화·실용화에는 성과가 있었지만, 여전히 혁신을 기대한 일부 참가자들에게는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는 평가다.
기술 못지않게 IDS가 집중한 또 하나의 축은 ‘지속가능성’이었다. 플라스틱 사용을 줄인 재료, 저전력 유니트체어와 에너지 절감형 흡입 시스템, AI 기반 재고 예측 시스템 등 다양한 솔루션이 전시장을 채웠다. 치과진료 전반을 환경친화적 방향으로 전환하기 위한 구체적인 해법들이 제시됐고, 글로벌 트렌드에 발맞춰 치과계에도 ‘책임 있는 진료환경’ 구축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K-Dental, 글로벌 무대서 존재감 드러내
IDS 2025에서는 한국 기업들의 활약도 뚜렷했다. 3D 프린터, 디지털 스캐너, 감염관리 장비, 임플란트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력과 실용성,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전 세계 바이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치과용 재료부터 고정밀 밀링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유럽 및 중동 바이어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고, 임플란트 기업들은 간소화된 수술 프로토콜과 디지털 수술 가이드 솔루션 등을 앞세워 글로벌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부스 운영은 물론 개별 미팅 등을 통해 단기 성과뿐 아니라 중장기 유통 네트워크 확보에도 전략적으로 접근하며 글로벌 진출의 저변을 넓혔다.
IDS 2025는 단순한 전시 행사를 넘어, 치과계가 기술·산업·임상·환경을 통합해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독일치과기자재산업협회(VDDI) Mark Stephen Pace 회장은 “IDS 2023의 주요 수치를 뛰어넘었을 뿐만 아니라, 품질, 도달 범위, 전문성 측면에서 국제적 위상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면서 “치열한 국제 경쟁 상황에서도 치과산업은 강력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으며, IDS는 그 중심에서 세계 치과계의 방향을 밝혀주는 등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치과의사협회(BZAK) Christoph Benz 회장은 “기술 발전과 디지털 솔루션이 빠르게 진보하는 시대일수록, 치과계가 공동체로서 협력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IDS는 모범 사례를 공유하고, 환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진료 환경을 만들어가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