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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칼럼

[치과신문 편집인 칼럼] 세종대왕의 며느리 잔혹사와 정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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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호 편집인

세종대왕은 조선 왕조 최고의 성군으로 꼽힌다. 하지만 세종 개인적으로는 며느리 복이 참 없는 편이었다. 며느리를 네 번이나 내쫓은 가족사는 불행의 연속이었다. 요즘 말로 ‘왕실 스캔들’은 당시에 신료뿐만 아니라 저잣거리 백성의 입방아에 오르내렸을지도 모른다.

 

1427년 세종 10년 4월 26일, 세종의 장남이자 훗날 조선의 5대 왕이 되는 세자 이향의 혼인식이 열렸다. 이날은 건국한 지 35년 된 조선 왕조와 세종에게 모두 큰 의미가 있는 것이었다. 당시 조선은 태조가 건국한 이래 정종, 태종, 세종을 거치면서 적장자에 의한 왕위 계승이 단 한 번도 이뤄지지 못했었다. 조선의 건국 이념이 유교 사상인 성리학이었기 때문에 진정한 적장자인 세자의 결혼은 전통성 있는 왕위 계승을 대내외적으로 알리는 상징적인 의미가 컸다.

 

‘문종실록’에 문종에 대한 평가는 “통달하지 못한 것이 없었다”라는 기록이 있을 만큼 요새 말로 공부에서 예체능까지 다방면에 뛰어난 ‘엄친아’였다. 세자 이향은 자질과 능력이 탁월했고, 태어나서부터 체계적이고 철저하게 세자 수업을 받은 준비된 왕의 재목이었다. 이런 세자에 대한 왕실의 기대는 남달랐다.

 

또한, 유교 국가인 조선은 혼인을 중시했다. ‘대학’의 8조목에 나오는 ‘수신제가 치국평천하’라는 글귀처럼 왕실의 혼인은 정통성을 확보하기 위한 상징이자 필수였다. 세종 역시 이를 위하여 며느릿감을 고르는데 무려 3년 동안 공을 들였다.

 

세종은 이렇게 공을 들여 뽑은 세자빈을 2명이나 폐출시켰다. 첫 번째 세자빈 폐출 사유는 투기와 음탕한 비술을 일삼았다는 것이다. 심혈을 더 기울여 간택한 두 번째 세자빈은 기행을 일삼았다. 하지만 세종은 이를 최대한 묵인하려고 했다. 세종실록에 “두 번이나 폐출을 행한다면 더욱 나라 사람을 놀라게 할 것이므로 나는 이를 염려한다”는 기록이 있다. 하지만 끝내 결정타가 된 것은 세자빈과 궁녀의 동성애 추문이었다. 혼인을 중시하는 조선 사회에서는 용납 불가능한 폐출 사유였다.

 

세 번째 세자빈으로 딸을 낳은 경험이 있는 소실 권 씨를 들였다. 세 번째 며느리는 흠이 없었으나, 세손을 낳은 다음 날 산후 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 세손이 바로 문종의 아들이자 훗날의 단종이다. 아내를 세 번이나 잃은 문종은 이후 건강 문제를 핑계 삼았고, 아버지 세종의 상이 겹치면서 정실부인을 들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문종은 즉위 동안 중전이 없던 유일한 조선 국왕으로 기록된다.

 

세종은 세자 시절 문종의 정실 2명 이외에 왕자들의 부인 중에도 직접 이혼시킨 며느리가 2명이나 더 있는데 이들은 몸이 병약해 쫓겨났다. 조선 사회에서 세자빈을 여러 차례 내쫓은 경우는 이후로도 전무하다.

 

유교 국가인 조선에서 자칫 질병으로 자손을 못 본다는 두려움은 애민군주 세종에게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을 것이다. 충신, 효자, 열녀의 이야기를 모은 ‘삼강행실도’를 편찬한 세종에게 왕실의 혼인은 며느리를 4번이나 내쫓으면서까지 건강한 후손을 낳아 정통성을 확보하기 위한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서울시치과의사회(이하 서울지부)는 다가오는 5월 30일부터 6월 1일까지 사흘간 코엑스 전역에서 창립 100주년 및 2025 SIDEX를 개최한다. 서울지부는 1925년 조선인 치과의사로만 구성된 한성치과의사회 창립부터 그 정통성을 계승하고 있다. 서울지부 100년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100주년 기념 영상과 히스토리 월 전시는 명실상부하게 그 정통성을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까지도 알릴 수 있는 상징적인 의미가 될 것이다.

 

서울지부 100년의 역사는 과거를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번 창립 100주년 행사가 서울지부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치과계 100년의 정통성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역사의 장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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