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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칼럼

[치과신문 편집인 칼럼]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건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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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호 편집인

하마평(下馬評)은 주요 관직이나 선거에 출마할 만한 인물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시기에 항상 나오는 말이다. 보통 “하마평이 무성하다”라는 표현으로 인물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하마평은 정계의 개편이나 개각으로 누가 어느 자리에 임명될 것이라는 소문이나, 선거에서 누가 후보자로 나설 것이라는 등의 소문을 말한다.

 

하마평은 예전 군주시대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이 시대에 왕이란 어마어마한 힘을 가진 절대 권력이었다. 그래서 왕이 거주하고 있는 구중궁궐이나 궁궐 사당인 종묘 등을 지날 때 여러 규칙이 있었고, 그중 하나가 바로 말을 타고 지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러한 장소 등에는 모든 사람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말에서 내리도록 비석을 세워 경계를 두었는데 이를 하마비(下馬碑)라고 하였다. 하마비에서는 모두가 말에서 내려야 하므로 그 앞은 항상 많은 말과 하인들로 문전성시를 이뤘을 터다. 이들은 주인이 돌아올 때까지 다른 이와 잡담하거나 뒷담화하는 것으로 시간을 보냈는데, 이것이 하마비 앞에서 떠드는 말인 ‘하마평’이다.

 

이러한 하마평은 지금까지 이어져 관직의 이동이나 임명에 대한 소문을 의미하는 뜻으로 굳어졌다. ‘하마평이 무성하다’,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하마평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 등으로 쓰이고 있는데 결국 하마평의 중요한 속뜻은 그 사람에 대한 세상의 평가를 말한다.

 

“누가 어느 자리에 임명된다더라”, “이번 선거에 누가 출마한다더라” 항간에 떠도는 하마평이 세상의 이목을 끄는 건 인사 캐비넷을 열면 대개 하마평이 돌았던 인물 중에 낙점되는 사례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마평은 주로 인선이나 검증 과정에서 밖으로 새나가는 경우가 많다. 때론 인사권자가 세간의 평가를 보기 위해 슬쩍 흘리기도 하고, 직을 원하는 당사자가 자천으로 올리는 예도 없지 않다. 선거에 후보자로 나갈 생각이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런가 하면 ‘회자(膾炙)되다’라는 말도 소문과 관련해 자주 쓰이는 말이다. ‘회자되다’의 유래는 고대 중국에서 고기를 먹는 방법에 따라 명칭을 달리해서 날로 먹는 것은 ‘회(膾)’, 고기를 구워 먹는 것을 ‘자(炙)’라고 했다. 즉 회자(膾炙)는 고기 먹는 방법을 모두 의미하는 말이었다. 이 ‘회자’라는 말이 ‘칭찬을 받으며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려 세상에 널리 알려짐’이라는 의미로 쓰이게 된 데는 다음의 고사가 있다.

 

어버이에 대한 효심이 컸던 증자(曾子)는 대추를 좋아한 선친이 타계한 이후부터 대추를 먹지 않았다. 이 모습을 본 공손축이 맹자에게 “회자와 대추 중 어느 게 맛있을까요?”라고 물었고, 맹자는 “그것은 단연 회자다. 그러나 상중(喪中)의 증자가 맛있는 회자는 먹으면서도 대추를 먹지 않는 것은 사정이 다르다. 맛이 아니라 오로지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마음 때문에 대추를 먹지 않는 것이다”라고 했다고 한다. 이 고사를 출전으로 ‘회자’가 새롭게 쓰이기 시작했으며, 사람들 입에 회자하는 명언처럼 좋은 의미에서 널리 알려질 때 ‘회자된다’는 말이 쓰이고 있다.

 

조선시대나 지금이나 하마비와 하마평은 권력의 이면을 보여준다. 힘있는 자와 힘없는 자를 구분하고, 권력의 흐름을 엿볼 수 있는 일종의 세태 풍속도였다. 생각해 보면 권력의 흐름을 놓고 왈가왈부하는 모습은 시대를 막론하고 비슷하다. 조선시대 하인들이 주인의 승진과 좌천을 두고 수군거렸듯이 현대의 언론과 정치권도 차기 권력지형을 놓고 설왕설래한다.

 

지금 치과계도 하마평이 무성하다.

 

하마평에 오르든, 하마평에서 벗어나 있든 정작 중요한 것은 회원과 치과계를 위해 일할 생각이 있는지다. 문제는 현실에서 눈치 보지 않고 회원만을 위해 소신껏 일할 준비가 되어 있는 인물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하마비의 글귀처럼 겉으로는 겸양의 미덕을 강조하지만, 속으로는 권위를 내세우려는 행태는 오늘날 우리 사회에도 여전하다. 말에서 내리는 형식적인 예법보다 더 중요한 것은 회원과 치과계를 위해 어떻게 일할지 고민하고 준비하는 자세다. 뒷담화인 하마평을 넘어서 회원에게 ‘저 사람은 회원과 치과계를 위해 일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회자되는 인물이 치과계에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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