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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칼럼

[치과신문 편집인 칼럼] 외국인 가사도우미 제도와 돌봄의 값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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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호 편집인

2024년 8월 도입된 외국인 가사도우미 제도는 시행 초기의 기대와 달리, 현재 사용자와 고용인 모두에게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이 제도는 저출산 해소와 해외 인력 수급의 대안으로 큰 주목을 받았지만, 정작 실효성에서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사용자들은 일반 가정에서 일할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구하기조차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으며, 도우미 역시 낮은 임금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제도 도입 당시 명분은 맞벌이 가정의 양육 부담을 덜어 저출산 문제를 완화하겠다는 것이었지만, 실질적인 기대는 인건비가 저렴한 외국인 노동력을 활용하겠다는 데 있었다. 그러나 제도가 안착하지 못하면서 진퇴양난(進退兩難)에 빠진 지금에야 외국인 가사도우미의 처우 개선과 다양한 지원책 마련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 사회는 전반적인 노동력 부족 문제에 대한 대응으로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저렴한 외국 인력을 선택했다. 농어업과 건설, 서비스 분야뿐 아니라 돌봄 영역까지 외국인 저임금 노동자에게 의존하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통계에 따르면, 2014년 22만명이던 가사·육아도우미 수는 2023년에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약 10만 명으로 감소했으며, 그중 95% 이상이 50대 이상이다. 반면 서울시 아이돌봄서비스는 평균 3개월 이상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서울시가 시행한 외국인 가사 육아인력 도입 시범사업은 도입 당시 최저임금 차등 적용 여부로 큰 관심을 끌었다. 중위소득 약 320만원 수준인 30대 중산층 가정을 기준으로, 가사도우미 월급이 약 100만원 수준이어야 저출산 대책으로 제도의 실효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보고도 있었다. 그러나 국제노동기구(ILO) 차별금지 협약을 비준한 우리나라는 외국인에게도 내국인과 동일한 임금을 보장해야 하므로, 필리핀 가사도우미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제외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시범사업은 12세 이하 자녀를 둔 가정에 월 100만원 수준의 비용으로 필리핀 출신 가사도우미를 활용할 수 있도록 기획됐지만, 기대와 달리 서울 외 지역으로 확대되지 못했다. 부산과 세종은 도입 인원을 20명 이하로 제한했고, 나머지 14개 시도는 고용노동부에 “필요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월 100만원’이라는 비용 자체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기 때문에 애초에 “예견된 실패”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홍콩에서는 월 77만원, 싱가포르에서는 월 40만~60만 원 수준에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고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ILO 협약과 한-EU 자유무역협정(FTA) 등의 국제적 기준을 따라야 하기 때문에 낮은 임금 책정이 어렵고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통상 문제가 불거질 우려도 있다. 한국은행 등 관계기관이 ‘프리랜서 계약을 맺으면 최저임금 적용 예외가 가능하다’는 유권 해석을 내리기도 했으나, 논란 끝에 무산됐다.

 

필리핀 도우미는 비전문 취업비자(E-9)를 통해 입국했는데, 이는 고용을 전제로 한 비자이므로 제도적 운용이 까다롭다. 더불어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관리하는 업체들 역시 수익이 거의 나지 않는 구조 속에서 운영되고 있고, 도우미들이 큰 돈을 벌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한국의 높은 물가와 생활비 부담에 더해 주 40시간 근무는커녕 하루 4시간만 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는 대부분의 서비스 신청이 아이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돌아오는 오후 시간대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결국, 돌봄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것만이 지속 가능한 해답이다. 노동력 감소에 직면한 우리 사회에서 외국인 인력의 유입은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내국인이든 외국인이든 ‘일하는 사람’이 제대로 대우받을 수 있는 구조가 마련돼야 그 일자리와 시스템이 유지될 수 있다. 돌봄이 필요한 인구는 계속 늘어날 것이고, 좋은 돌봄을 위해서는 돌봄노동이 좋은 일자리여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돌봄 급여의 일부를 보조하는 등 돌봄의 공공성을 책임지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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