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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어느 80대 노부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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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724)

즐겨 듣는 노래 중에 김광석의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가 있다. 김광석은 1995년에 이 노래를 발표했다. 사실 이 노래는 기타리스트 김목경이 1990년에 발표한 것을 자신의 색을 입혀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노래는 ‘서른 즈음에’나 ‘이등병의 편지’처럼 잔잔하게 심금을 울린다.

 

별 뜻은 없으나 최근 들어 제목을 들을 때마다 뭔가 조금 어색한 느낌이 든다. 60대와 노부부란 표현이 왠지 맞지 않는 느낌이다. 요즘 ‘노부부’라 표현하면 적어도 80대 부부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 요즘은 70대의 부부를 보더라도 몇몇은 노부부란 표현이 안 어울리는 분들도 있다. 노래 가사 내용은 ‘어느 80대 노부부 이야기’ 혹은 90대라 해야 좀 더 어울릴듯하다.

 

1990년 김목경이 노래 제목을 짓던 시절에는 결혼 혼령기가 대략 20대 중반이었다. 여자는 대학을 졸업하면, 남자는 군대를 다녀오고 직장만 있으면 결혼을 하던 시절이었다. 60세면 환갑잔치를 했다. 당시 한국인 평균연령이 남자는 약 69~70세, 여자 약 76~78세였다.

 

노래 가사는 신혼부부가 첫 출근을 하는 날에 젊은 새댁인 아내가 희고 고운 손으로 신랑의 넥타이를 메주는 기억으로 시작된다. 세월이 흘러 막내아들 대학 입학시험 전날엔 부부가 같이 잠을 설치던 기억을 떠올리고, 장면은 다시 세월을 건너 큰딸 결혼식에서 눈물 흘리던 아내 모습을 기억한다. 그리고 노래 마지막은 삶의 끝에서 흰머리를 하고 다시 돌아오지 않을 먼 길을 떠난 아내의 마지막 손을 잡고 잘 가시라고 인사를 건네며 끝난다. 이런 생애가 모두에게 해당되기에 잔잔한 여운과 심금을 울린다.

 

노래는 모두의 인생 스토리에 나이에 따른 생물학적 흐름은 흰 머리 하나로 끝냈다. 40대에 노안이 시작되고, 50대엔 오십견에 고생하고 고혈압이나 당뇨전단계인 당화 혈색소 수치가 오른다. 혈압도 오르고 근육량이 떨어지면서 고지혈증도 나타난다. 60세엔 허리디스크나 망막 분리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70세엔 백내장수술이 기본이다. 개인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비슷한 생체적 흐름을 따른다. 이 모든 것을 흰머리 하나로 표현한 김광석은 역시 천재다. 그래서인가 이 노래가 나이가 들수록 더 가슴에 와닿는다. 서른 살에 이 노래를 만든 감성이 놀랍다.

 

요즘은 수명이 연장되어 웬만하면 90세를 넘는다. 평균수명 10년 전이라면 80대니 노래 제목을 ‘어느 80대 노부부 이야기’로 바꾸면 정서적으로나 감정적으로 맞을 듯하다. 요즘 60대는 대부분 노래 가사와 같은 시절을 보냈지만, 머리 색은 흰색이 아니다. 남녀 모두 대부분 염색하기 때문이다. 거기에 여성들은 피부 관리나 주름 제거까지 시행을 하니 60대 여성에게 ‘노(老)’를 붙이는 것은 실례를 넘어 현실적으로도 맞지 않는다. 70대에게도 자기관리를 하시는 분에게 ‘노(老)’를 사용하는 것은 실례다.

 

그런 연유인지 요즘 의사나 치과의사들의 은퇴가 늦어지는 추세다. 의원을 운영하는 의사들은 통상 75~80세에 은퇴하고, 치과의사는 70~75세 사이에 많이들 은퇴하는 모양새다. 치과의사보다 의사가 5년은 더 늦는 것은 아마도 눈 의존도가 높은 치과의 특성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노래 가사에는 직업인으로서의 삶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 우리 치과의사들은 뒤돌아보면 직업인으로서 수많은 에피소드를 지니고 있다. 그런 하나하나의 에피소드들이 모여서 지나온 삶이 된다. 누구는 지역에서, 누구는 교단에서 매일 매일을 환자를 진료하며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 보통 치과의사들의 모습이다. 그리고 그렇게 살다가 직업인으로서 천직을 마무리할 것이다. 이제 60대나 70대의 강을 건너가고 계신 분들은 감회가 새로울 때다. 물론 40대를 지나는 선생님들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지만, 50대 강을 건너고 계신 선생님들은 남의 이야기로 들리지 않을 것이다.

 

서른한 살이란 너무 짧은 생을 살았던 가수지만 그는 80대에 어떤 멋진 노부부로 살아야 할지를 우리들에게 주었다. 80세가 아니어도 요즘은 시대의 흐름에 뒤처져도 ‘노(老)’가 붙는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부단한 노력이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어서 변함없는 김광석의 아날로그 감성이 더 그리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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