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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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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110)

요즘 대선 탓에 정치인들의 모습을 자주 TV에서 대한다. 정치인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거짓말’이다.

 

‘인간은 10분에 3번 거짓말을 한다’는 책도 있는 것을 보면 인간이 말을 하는 이상 뗄 수 없는 현상인가 보다. 여기에 또 ‘하얀 거짓말’이라는 선의의 거짓말까지 포함시키면 하루에 1~2번의 거짓말도 안하고 지나기 힘들 듯 싶다. 결국 사람과 사람이 끊임없이 만나는 사회 속에서 거짓말이라는 것은 너무도 흔한 일인 것이다. 그러나 의식적이고 의도적으로 남에게 못되게 하는 거짓말은 ‘사기’라는 범죄행위가 될 것이다. 아마도 치열한 무한경쟁 속에서 어쩔 수 없는 경쟁의 한 형태로 인류가 존재하는 동안은 존재할 것이다.

 

지난 일요일 모처럼 큰맘 먹고 등산복을 입고 삼각산을 찾았다. 운동이 절실히 필요한 것인 줄은 잘 알고 있지만 좀처럼 하기 싫은 것이, 아니 마음먹기가 어려운 것이 지속적인 운동이다. 하루도 빠짐없이 30년째 운동하시는 어머니께서도 정말하기 싫은 것 중 하나가 운동이라고 하시는 것을 보면, 피곤할 때 운동을 선택하기보다는 누워서 쉬면서 TV 보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사람의 마음인가 보다.

 

삼각산은 북한산의 또 다른 이름으로 서울의 북쪽에 위치하고 있다. 산에 오르면 산성이 있는 등 수 많은 역사의 흔적을 볼 수 있어서 좋다. 더불어 전통 사찰 또한 많이 있다. 그중 필자는 승가사를 자주 간다. 승가사에 오르면 서울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며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석불 앞에 앉아 있으면 바람 한줄기가 시원하다. 그래서 자주 가고자 하지만 게으른 탓에 자주 오르지 못한다. 차일피일 미루다 모처럼 가을 분위기에 등산을 하게 된 것이다. 대웅전에 삼배하고 산신각을 지나 약사전을 거쳐 108계단을 올라서 고려 석불에게까지 삼배하고 돌아서니 서울이 다 내려다보이며 왠지 잘했다는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하산 길에 조그만 개울가에서 우연히 천천히 움직이는 이름 모를 벌레 한 마리를 보았다. 그런데 얼핏 보면 작은 나무 막대기 조각과 똑같이 생겼고 움직임 또한 너무 느려서 벌레라고 인식하기가 어려웠다. 책이나 TV 다큐멘터리 방송에서 많이 봐 왔지만 벌레의 보호색을 실제로 눈으로 보니 신기하고 놀라웠다. 생명을 유지하고 보존하기 위한 생명력이 경이로웠다.

 

생명에 대한 자위적인 능력의 경이로움을 생각하며 위기에 처하였을 때 인간의 보호색은 무엇일까 생각해보았다. 아이들이 곤란에 처하면 무슨 행동을 하는가를 생각해 보니 첫째 행동이 ‘거짓말’이다. 인간은 곤란한 상황에서 카멜레온처럼 몸의 색깔을 바꾸지 못한다. 도마뱀처럼 꼬리를 자르고 도망치지도 못한다. 나무처럼 비슷하게 생기지도 않았다. 위기 상황에서 인간이 육체적으로 변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유일하게 생명체 중에서 지능과 지혜가 있어서 위기상황을 미리 대처하고 대비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는 유일한 방법이 ‘거짓말’이다. 이런 본능적인 거짓말이 과연 나쁜 것일까 하고 생각해 본다. 거짓말이 나쁜 것이라기보다는 살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아무런 짓도 하지 않고 물만 마셨는데 저절로 떨어진 교정 장치, 떨어뜨리지도 않았는데 부서진 틀니 등등을 보며 당황하고 분해했던 일들이 이해가 된다. 사회에 나와 만난 치사하고 비열하고 위선적이었던 사람들이 용서는 되지 않지만 이제 이해는 된다.

 

어려서 우리는 양치기소년에서 거짓말쟁이의 최후를 배웠고 선녀와 나무꾼에서 사냥꾼에게 쫓기던 사슴을 구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그 도움에 대한 선물로 선녀를 만나는 상반된 결과를 보았다. 그렇게 우리는 하얀 거짓말과 나쁜 거짓말을 동화책을 통해 학습하였다.

 

그런데 50여년을 살아보니 세상에서 어려운 일 중에 하나가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이고 그보다 더 어려운 일이 거짓말을 구분하는 일이다. 가급적 거짓말을 하지 않고 살려고 노력한다. 가끔은 거짓말을 하는 것보다는 진실을 말하지 않는 편이 좋을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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