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21 (일)

  • 맑음동두천 -4.0℃
  • 맑음강릉 1.4℃
  • 맑음서울 -1.5℃
  • 맑음대전 -2.6℃
  • 맑음대구 0.9℃
  • 맑음울산 1.0℃
  • 맑음광주 0.1℃
  • 맑음부산 2.6℃
  • 맑음고창 -1.8℃
  • 맑음제주 5.0℃
  • 맑음강화 -2.7℃
  • 맑음보은 -3.9℃
  • 맑음금산 -3.7℃
  • 맑음강진군 0.6℃
  • 맑음경주시 1.1℃
  • 맑음거제 3.6℃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논 단] 치과계도 이제 ‘힐링’이 필요하지 아니한가?

URL복사

박준호 논설위원

살기가 점점 각박해지고, 서로 상처 입히는 일이 많아져서인지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느림과 쉼을, 그리고 치유를 갈망하고, 마음의 평안을 찾기 시작했다.

 

많이 보고 즐기는, 그야말로 관광스러운(?) 여행보다는 몸과 마음을 눕히기 위한 여행을, 북적이는 관광지보다는 사람이 잘 찾지 않는 고즈넉한 산사나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휴양림을 찾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템플스테이가 종교와 관계없이 현대인들로부터 많은 인기를 끌고, 캠핑문화가 각광받는 것도 그만큼 세상에 지친 사람들이 많아서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요즘 가장 많이 눈에 띄는 단어가 바로 ‘힐링(Healing)’이다. ‘힐링’을 내세운 TV프로그램(힐링캠프, 좋지 아니한가)이 있는가 하면, ‘힐링 뮤직’, ‘힐링 캠프’ 등이 주목을 받고 있다. ‘힐링’을 내세운 행사와 이벤트들도 붐을 이룬다.

 

주변의 눈치를 보며, 아등바등 경쟁을 하며 살다보니 나도 모르게 누군가에게 상처를 입히기도 하고, 누군가로부터 또는 스스로로부터 상처를 입기도 한다. 그렇게 너덜너덜해진 몸과 마음을 꿰매고 어루만져 치유하고 싶은 마음이 우리로 하여금 ‘힐링’을 갈구하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싶다. ‘힐링’이 필요한 사회 속에서 살고 있는 ‘힐링’이 필요한 사람들, 그것이 바로 우리들의 모습인 것이다.

 

그래, 정말로 힐링이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요즘 들어 비단 개인뿐 아니라 우리가 속한 사회도, 집단도 힐링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부쩍 든다.

 

치과계는 이미 지칠 대로 지쳐있다. 상처 입을 대로 상처입고 갈가리 찢겨 해질 대로 해진 상태다. 한참을 불건전한 치과 네트워크들과 싸우다보니 몸은 조각나버렸고, 불법 과대 홍보 마케팅에 맞서다보니 상처투성이가 돼버렸다. 한때는 친근한 선후배 동료였던 주변 치과들과 눈에 불을 켜고 경쟁을 하려니 핏발이 선 것은 물론이요, 저수가 치과에 골머리를 앓고, 상처를 콕콕 쑤셔대는 몇몇 밉살스러운 환자들을 마주하자니 벌어진 상처가 도통 아물지를 않는다.

 

사실 겉으로 드러난 상처보다는 안으로 곪아버린 상처들이 더 문제다. 내가 내 동료들을 믿지 못하고, 저수가 치과들 때문에 썩어버린 내 살들을 도려내겠다고 칼질을 하다보니 만신창이가 된지 오래다.
물론 아직도 잘라내고 끊어내야 할 병든 곳들, 병든 것들이 남아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러다가는 다시 일어설 기력마저 쇠하는 것은 아닐지 걱정스럽기만 하다. 게다가 정신적 스트레스도 상당하니, 쇄신의 의지마저 무뎌지고 약해질까 두렵다.

 

뿌리를 뽑는 것도 중요하고, 벌을 주고 처단하는 것도, 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도려낸 곳에 새살이 돋게 하고, 뿌리 뽑은 곳에 새 씨앗을 심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치과계도 이제 ‘힐링’이 필요한 때인 것이다. 뿔뿔이 흩어졌던 동료들을 하나로 어우러지게 하는 힐링, 내 치과만 생각하는 무한 이기주의로 상처주고 상처받은 치과들이 화합하고 서로를 어루만지게 하는 힐링, 선후배 동료들에 대한 불신으로 받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다시 서로를 신뢰하게 할 수 있게 하는 믿음의 힐링 말이다.

 

‘힐링’은 단순한 치유를 넘어 다시 일어서고 살아가기 위한 힘을 준다. 그래야만 진정한 ‘힐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하루 이틀 사이에 힐링이 되기란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바로 지금 이 순간 ‘힐링’을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근절하고 배척하고 항의하기 위한 논의도 필요하지만, 이제는 화합하고 감싸 안고 회유하고 치유하기 위한 다양한 토론과 논의, 회합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힐링’을 위한 첫 걸음일 것이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을사년 첫눈과 송년단상(送年斷想)
올해도 이제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별문제가 없었는데도 사회적으로 혼란하다 보니 분위기에 휩쓸려 어떻게 한해가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나간 느낌이다. 우리 사회는 자다가 홍두깨라는 말처럼 느닷없었던 지난해 말 계엄으로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아마도 올해 10대 뉴스는 대통령선거 등 계엄으로 유발되어 벌어진 사건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금요일 첫눈이 내렸다. 수북하게 내려서 서설이었다. 많이 내린 눈으로 도로는 마비되었고 심지어 자동차를 버리고 가는 일까지 생겼다. 갑자기 내린 눈으로 인한 사고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지 뉴스 어디에도 ‘서설’이란 말을 하는 곳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낭만이 없어진 탓인지 아니면 MZ기자들이 서설이란 단어를 모를지도 모른다. 혹은 서설이란 단어가 시대에 뒤처진 용어 탓일 수도 있다. 첫눈 교통 대란으로 서설이란 단어는 듣지 못한 채 눈이 녹으며 관심도 녹았다. 서설(瑞雪)이란 상서롭고 길한 징조라는 뜻이다. 옛 농경 시대에 눈이 많이 오면 땅이 얼어붙는 것을 막아주고, 눈이 녹으면서 토양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여 이듬해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였다. 첫눈이 많이 내릴수록

재테크

더보기

2025년 12월 금리 인하 사이클 후반부, 나스닥100 자산배분

2025년 11월 3일 고점 이후 약 보름간의 가파른 조정을 거친 나스닥100 지수는 12월 10일까지 약 2주간 반등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주 금요일부터 다시 조정이 시작됐고, 이번 주 내내 이어지고 있는 하락 흐름은 자산배분 투자자에게 중요한 판단 구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현 시점에서 나스닥100 지수의 위치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개별 종목이나 단기적인 수급보다도 연준의 금리 사이클과 그에 따른 시장 구조를 먼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자산배분 투자는 언제나 방향을 맞히는 수단이 아니라, 현재 시장이 사이클의 어느 지점에 위치해 있는지를 판단하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현재 자산 시장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틀 중 하나는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이다. 이 모형에서 금리 인하 사이클은 A, B, C, D 네 구간으로 나뉘며, 각 구간마다 자산별 유불리가 뚜렷하게 갈린다. 현 시점은 B에서 C로 넘어가는 과정의 최후반부에 해당한다. 아직 본격적인 위기 국면인 C에 진입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금리 인하가 누적되면서 시장 내부의 긴장도는 분명히 높아지고 있다. 이 구간의 특징은 위험자산이 마지막 상승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